'두 시즌 재활 이겨낸' 삼성생명 윤예빈 "기다려준 임근배 감독님께 보답" [★인터뷰]

용인=이원희 기자 / 입력 : 2020.02.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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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와 만난 윤예빈. /사진=이원희 기자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용인 삼성생명은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청주 KB스타즈에 우승을 내주기는 했지만 3시즌 만에 정상에 도전하는 등 의미 깊은 시즌을 보냈다. 삼성생명은 올 시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그 5위에 위치한 삼성생명(8승 13패)은 봄 농구 마지노선인 3위 인천 신한은행(9승 12패)을 한 경기 차로 쫓는 중이다.

삼성생명의 임근배(53) 감독은 후반기 키 플레이어로 팀 가드 윤예빈(23)과 이주연(22)을 꼽았다. 윤예빈의 경우 팀 에이스 박하나(30)가 장기부상 중이어서 어깨가 더욱 무겁다.


최근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윤예빈은 "사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 시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루고 싶고, 언젠가는 정상에도 서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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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빈. /사진=WKBL
◇ "플레이오프 진출, 간절하다"

윤예빈은 최근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은 보통 3~4주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부상을 당했던 것이 지난 달 28일이었으니 앞으로 1~2주 뒤에는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윤예빈은 "몸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2주 정도 쉬었다. 몸도 아프고 시간도 부족한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최대한 참고 이겨내려고 한다. 조금이라도 더 뛰면서 체력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부상 때문에 윤예빈은 생애 처음으로 여자농구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가 아쉽게 하차했다. 그는 "(대표팀 하차로) 아쉽기는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다고 생각한다.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대표팀에 함께 뽑혔던 팀 동료 배혜윤(31), 김한별(34)과 얘기를 나누며 위로를 얻기도 했다. 윤예빈은 "진천선수촌에 모였을 때 (김)한별, (배)혜윤 언니와 밤늦게까지 얘기를 나눴다. 오랜만에 플레이오프를 비롯해 농구 외적인 얘기도 많이 해 기분이 좋았다. 언니들이 좋은 말도 많이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현재 윤예빈의 관심사는 오직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뿐이다. 그는 "간절하다. 매 경기를 마치면 순위표를 본다. 다른 팀 경기도 꼬박꼬박 보고 있다. 다가오는 5라운드가 중요할 것 같다. 원정 경기도 많은데 잡아야 할 팀을 상대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간 언니들이 많이 다쳐 걱정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다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언니들이 안 다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니들 사이에서 윤예빈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라운드 5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11.4득점, 리바운드 5.0개 어시스트 1.8개를 기록하며 기량발전상(MIP)을 차지했다. 개인 두 번째 MIP 수상이었다. 윤예빈은 "팀이 7연패에 빠졌을 때는 계속 졌던 탓인지 쉬운 찬스도 놓칠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언니들이 잘하는 것을 시도하며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4라운드에서 언니들이 많이 도와줬는데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나도 팀 승리를 위해 집중했다"고 비결을 전했다.

특히 윤예빈은 올 시즌 평균 스틸 2.2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내가 잘 한 것보다 운이 좋았다"고 자신을 낮추면서도 "감독님께서 스틸 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나도 볼에 집중하다 보니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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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배 감독. /사진=WKBL
◇ "임근배 감독님, 이미선 코치님은요..."

여자프로농구에서 임근배 감독은 덕장으로 불린다. 선수들에게 따끔하게 혼을 내는 것보다 격려와 위로를 건넬 때가 많아 붙여진 별명이다. 때문인지 임 감독은 선수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윤예빈의 경우 임 감독의 존재는 더욱 특별하다. 지난 2016 신인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로 자신을 선발한 것도 임 감독이고, 무릎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프로 초기 두 시즌을 뛰지 못했을 때도, 임 감독은 윤예빈의 가능성을 믿고 끝까지 기다렸다.

윤예빈은 "부상이 심했을 때는 겁이 많았고 간절한 것이 없었다. 복귀를 하면서도 몸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감독님께서는 기회를 주셨다. 평소에도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해주시면서 자신감을 심어주신다. 오랫동안 기다리시며 기회를 주신 만큼 꼭 보답하고 싶다. 감독님 덕분에 바뀐 것이 많고, 감독님이 계셔서 좋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팀 레전드이자 코치 이미선(41)의 존재도 윤예빈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코치는 WKBL을 대표하는 정상급 가드였다. 윤예빈은 "이 코치님은 자상하시면서 간식도 많이 챙겨주신다"고 웃으면서 "훈련할 때는 내가 부족한 부분을 비롯해 순간적인 타이밍, 어시스트 등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 또 골밑에서 여유를 가지라며 심리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써주신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이 코치는 선수 시절 여러 차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이겨내고 코트로 복귀한 '오뚝이' 같은 선수였다. 비슷한 부상을 당했던 윤예빈에게는 보고 배울 점이 많다. 실제로 윤예빈은 "부상과 관련해 이 코치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고 전했다.

이미선 코치는 "(윤)예빈이가 부상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내 경험담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주는 편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도 건넨다. 부상 트라우마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야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본인도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올 시즌 출전을 통해 예빈이가 트라우마를 떨쳐낼 것이라고 본다. 다음 시즌에는 더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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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사진=WKBL
◇ "주연이는 어찌 그리 과감한지..."

윤예빈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처음 경험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윤예빈은 "플레이오프 때부터 경기력이 좋지 않아 계속 울었다. 그런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너무 긴장됐다. 부담스러운 마음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 때 윤예빈의 시선을 사로잡은 선수가 한 명 있었다. 팀 동료 이주연이었다. 윤예빈 보다 한 살 어린 이주연은 2017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앞으로 윤예빈과 함께 삼성생명을 이끌 유망주로 꼽힌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좋은 플레이를 앞세워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윤예빈은 "(이)주연이는 운동 능력을 타고난 것 같다. 순간 스피드, 슛이 좋다. 또 깜짝 놀랄 만한 패스 능력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과감하게 플레이한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때도 주연이가 잘 해 솔직히 부러웠다. 이제부터는 나도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윤예빈은 "언니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어린 선수들만의 고충을 주연이에게 얘기하고 의지하는 편이다. 또 훈련 때는 일대일 파트너로 붙기도 한다. 서로 장단점을 아니까 치열하다"고 호호 웃었다.

자신의 강점으로 '여유'를 꼽은 윤예빈은 "팀 전력상 중학교 때는 전패만 했고, 고등학교 때도 지는 일이 많았다. 프로에서는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 또 올 시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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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빈. /사진=용인 삼성생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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