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정든 KIA 떠난 홍세완 코치 "앙금은 없어요, 좋은 기회죠" [★인터뷰]

강화=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2.0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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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SK 퓨처스파크에서 만난 홍세완 코치./사진=심혜진 기자
정든 KIA 타이거즈를 떠나 SK 와이번스에서 새 출발하게 된 홍세완(42) 코치가 소감을 전했다.

SK는 지난 4일 2020시즌 1, 2군 코치진 개편을 발표했다. 여기에 홍세완 코치의 이름이 있었다. 지난 2000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에서 프로에 데뷔한 홍세완 코치는 지도자 생활도 KIA에서만 했다. 지난해까지 20년간 몸담았던 KIA를 떠나 올 시즌부터는 SK의 2군 수비코치를 맡는다. 그것도 그동안 해왔던 타격코치가 아닌 수비코치로 말이다.


홍세완 코치는 지난해 10월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하다 해고 통보를 받았다. 당일까지 아무 것도 모른 채 평상시처럼 훈련을 지도하던 중 갑작스럽게 재계약 불가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두문불출하던 홍 코치는 SK 2군 수비코치가 돼 다시 나타났다. 지난 6일 강화 SK 퓨처스파크에서 그를 만나 심경을 들었다.

홍 코치는 "팀 성적이 계속 좋지 않았기 때문에 언젠가 나갈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갈 줄을 몰랐다. 당황스러웠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보니 좋은 시간이 됐다. 그동안 내가 어떻게 해왔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에 대해 공부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나를 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년간 한 팀에만 몸담았던 홍세완 코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됐다. 홍 코치는 "SK 유니폼도 KIA 유니폼과 비슷하지 않나.(웃음) 다른 팀으로는 처음 나와봤다. 사실 다른 팀으로 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이렇게 딱 오게 됐다. 신기하더라.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기분 좋은 설렘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와이번스로 오게 된 것은 손차훈 SK 단장의 전화 때문이었다. 주변에서 많은 추천을 받은 손 단장은 바로 홍세완 코치에게 전화를 해 수비 코치를 제안했다고 한다. 홍 코치는 "SK와 연이 없었기에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수비 코치를 제안하시더라. 처음엔 의아해 했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바로 하겠다고 했다. 선수 시절 때는 당연히 타격과 수비를 모두 했다. (수비 했던) 경험을 선수들에게 이야기 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또 코치로서 여러 분야를 접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타격코치를 할 때도 수비의 중요성을 더 크게 생각했다. 타격은 타고난 것이 있어야 하지만 수비는 연습만 하면 실력이 늘 수 있다. 그래서 수비가 중요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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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KIA에서 타격 지도 중인 홍세완 코치(오른쪽).
퓨처스 코치를 맡게 된 만큼 선수들의 정신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다. 홍 코치는 "나도 어느덧 코치 10년차가 됐다. 선수는 상대편을 파악해야 한다면 코치는 선수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선수들의 말을 경청할 줄도 알아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나를 동네 형처럼 대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코치와 선수 간에 벽이 없어야 한다. 스스럼없이 다가와주면 좋겠다"고 따뜻한 당부를 전했다.

홍 코치는 오는 11일 2군과 함께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미국에 도착하면 1군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1군부터 루키팀까지 똑같이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1군에서 어떤 운영 시스템을 원하는지 파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같은 플로리다에는 친정팀 KIA가 스프링캠프를 꾸리고 있다. 홍 코치는 KIA와의 만남을 예고했다. 그는 "나를 걱정해주고 도와준 분들이 많다. 이제 앙금은 없다. 쉬는 날에 찾아가 볼 생각"이라고 웃음지었다.

홍 코치는 "타격코치만 하던 사람이 수비코치로 와 의아해 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타격과 수비를 다 배웠던 만큼 내가 배운 모든 것들을 선수들에게 돌려줄 것이다. 큰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된다. SK에 도움이 되는 코치가 되겠다. 지켜봐 주길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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