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성. /사진=남지성 인스타그램 |
남자 테니스 남지성(27·세종시청)이 굳은 각오를 전했다. 지난 달 남지성은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무대에 섰다.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 참가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았다. 특히 송민규(30·KDB산업은행)와 조를 이룬 남지성은 복식 1회전에서 레이튼 휴잇(39)-조던 톰프슨(26·이상 호주) 조를 2-0으로 제압해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현재 일본-미국을 오가며 훈련 중인 남지성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어릴 때부터 큰 무대에 서고 싶었고, 그랜드슬램은 누구나 꿈꾸는 무대이다. 1승이라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를 이루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고 상대 분석도 열심히 했다. 그 보상으로 승리와 자신감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 대회였다"고 떠올렸다.
그랜드슬램을 직접 경험한 것에 대해선 "대상, 규모, 선수들의 대우 등이 확실히 달랐다. 분위기부터 훨씬 치열하고 무거웠다. 다른 대회들보다 긴장을 많이 했다. 또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이 모여 있다 보니 배울 점이 많았다. 유명 선수들과 함께 있으면서 어떻게 훈련하고 몸을 풀고, 컨디션을 관리하는지 지켜봤다. 신기하면서도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남지성과 송민규는 지난 해 12월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호주오픈 아시아 퍼시픽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대회에서 우승해 호주오픈 출전 자격을 얻었다. 한국 선수끼리 조를 이뤄 메이저대회 복식 본선에 출전한 것은 최초였다. 한국 선수들이 한 조가 돼 메이저대회 복식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 복식 1회전 상대였던 베테랑 휴잇은 2001 US오픈, 2002년 윔블던 단식 우승을 차지했던 유명 선수이다. 2000년 US오픈 남자 복식 정상에도 올랐고, 2001~2003년 단식 세계 1위를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남지성과 송민규는 메인 코트 중 하나인 멜버른 아레나에서 호주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이겨내고 휴잇-톰프슨 조를 제압했다. 이들은 복식 2회전에서 패해 아쉽게 도전을 멈췄지만, 이미 박수를 받을 자격은 충분했다.
남지성. /사진=대한테니스협회 |
이어 남지성은 "호주오픈에서 뛰는 동안 행복한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어떻게든 더 노력해 또 와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만큼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남지성은 오는 5월이면 결혼을 한다. 예비신부는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 선수 출신이자 현재 팀 매니저로 활동 중인 정유림(26)이다. 남지성은 "내가 힘들었던 시절부터 예비 신부가 응원을 많이 해줘 큰 힘이 됐다. 덕분에 성격이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이번 호주오픈 때도 많은 응원을 해줬다.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고 하하 웃었다.
남지성.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