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스탠드업' 방송화면 캡처 |
'스탠드업'이 쿨하고 대담한 입담으로 국내 코미디쇼의 부활 가능성을 엿보였다.
지난 28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코미디 쇼 '스탠드업'에는 개그맨 케니, 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 배우 김응수, 개그맨 이용주, 개그우먼 김영희, 탈북 래퍼 장명진, 개그맨 강석일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서세원, 서정희의 딸로 잘 알려진 서정희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다는 그는 지난 2015년 이혼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날 서동주는 "이혼도 잘하는 엄친딸"이라는 소개에 "이혼은 잘 못했다. (위자료를) 많이 못 받았다"며 쿨한 면모를 보이며 무대에 올랐다.
서동주는 먼저 '스탠드업'에 출연하게 된 계기부터 털어놨다. 어느 날 미국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고 SNS에 '재밌다. 나중에 나도 배워보고싶다'라는 글을 올린 뒤 다음 날 기사가 잔뜩 나오게 됐다고. 이 때문에 수 많은 악플에 시달리다 '스탠드업' 제작진 측이 '그 꿈을 이뤄주겠다'고 연락을 취해서 무대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동주는 이혼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했다. 먼저 그는 "이혼 후 가장 어려운 게 뭔지 아냐"고 묻더니 "데이트를 갔을 때 언제 이혼 사실을 밝힐지 타이밍을 보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서동주는 "데이트가 항상 '미션 임파서블' 같다. 언제 (이혼을)말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혼에도 계급이 있다며 소개했다. 이등병은 이혼하고 결혼을 1년 안에 재혼한 사람들, 일병은 이혼 후 5년에서 10년, 상병은 10년 이상, 병장은 연차 상관없이 아이가 있으면 쳐준다는 것. 서동주는 "이혼 한 사람을 만나면 해병대처럼 동질감이 있어서 쉽게 친해진다"고 말했다.
이혼의 좋은 점도 밝혔다. 서동주는 "면접을 보러 갈 때 분위기가 좋아진다"며 "요즘은 인구 반이 이혼하는 시대라 이혼 이야기를 꺼내면 면접관도 이혼을 했거나 준비하는 분들"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아 너 이혼했어? 진짜 반갑다', '많이 힘들었겠다' 해주면서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개그맨 케니도 거침없는 말들로 웃음을 안겼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미국에서 온 문화"라며 반말로 말을 시작한 케니는 '90년대생이 온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올해 가장 기대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하트시그널3'라며 "'하트시그널' 시리즈로 연애를 배웠다"고 말했다.
케니는 "거기 나온 사람들은 스펙이 다 화려하다. 그런데 정작 내레이션은 '평범한 사랑이야기'라고 한다. 진짜 평범한 애들이 나가면 소개도 못한다"고 꼬집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케니는 "내용도 비현실적"이라며 "성인 남녀 8명이 그렇게 얌전히 놀리가 없다"며 술문화를 흉내냈다.
또 래퍼 스윙스에 대해 "권위에 대적하는 사람 같아서 멋지다"고 말하느 케니는 그가 좋아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케니는 과거 스윙스가 '한국 힙합 어워즈'에 노미네이트 되지 않았을 때 SNS 라이브를 통해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니들이 뭔데 나를 평가해"라며 화를 낸 모습이 멋있었다는 것.
이어 케니는 "나도 권위에 대적하는 사람이 되겠다"며 KBS 양승동 사장의 이름을 "형"이라는 호칭과 함께 패기넘치게 불렀다. 그러더니 "박나래는 클 만큼 컸다. 이제 나를 좀 키우라"고 말했다.
'스탠드업'은 첫방부터 분야막론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거침없는 입담들을 선보였다. 새로운 웃음을 안긴 '스탠드업'이 명맥이 끊긴 국내 스탠드업 코미디 부활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