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악역 또? 나만의 악역 욕망 있다" [★FULL인터뷰]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의 이재훈 역 이지훈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20.01.28 18:00 / 조회 : 2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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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훈/사진제공=지크리에이티브


배우 이지훈(31)이 '99억의 여자'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나도 이런 역할 할 수 있다!"고 외치는 듯,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나쁜 남자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지훈은 지난 23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 제작 빅토리콘텐츠)에서 운암재단 이사장 윤희주(오나라 분)의 남편 이재훈 역을 맡았다.

극중 이재훈은 아내 윤희주의 친구 정서연(조여정 분)과 내연 관계였다. 또 정서연이 99억을 손에 쥐자 이후 돈을 빼앗는 등 제 살 궁리만 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돈을 둘러싸고 몇 차례 위기를 넘기고 나서야 쇼윈도 부부였던 아내 윤희주에게 다시 돌아간 이재훈. 비록 죽음을 맞이하게 됐지만 개과천선하고, 윤희주를 향한 사랑을 확인시켜 줬다.

'99억의 여자'는 이지훈이 그간 쌓아온 이미지를 톡, 깨트린 작품이었다. 여러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반듯하고, 선한 캐릭터를 주로 해왔던 그가 시청자들로부터 "쓰레기"라는 평까지 받을 만큼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보여줬다. 실감 나는 연기로 또 한 번 도약한 이지훈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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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훈/사진제공=지크리에이티브


-'99억의 여자'에서 나쁜 남편, 나쁜 남자로 활약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이색적이었는데, 기억에 남는 시청자 댓글이 있는가.

▶ "쓰레기인데 섹시하다"고 한 게 있다. (조)여정 누나랑 호텔신이 방송에 나간 후 실시간 검색어를 저희 스태프가 봐주셨다. 방송 다음 날, 샵에서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쓰레기인데, 섹시한 쓰레기래'라고 얘기를 했다. 그 말이 좋았다. 제가 그 역할에 어느 정도 노력을 했다. 그런 말이 나오길 원하기도 했는데, 그런 말이 나오니 감사했다. 나쁘게 안 봐주시고 매력 있게 봐주셨던 거라 좋았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였는데, 어떤 부분에서 노력을 했는가.

▶ '어려 보이면 안 되고, 성숙해 보여야겠다'는 느낌을 보여드리려 했다. 성숙해 보이길 원했다. 가장 중요했던 거는 날 것대로 감정이 발생하면, 그것을 제어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오는 대로 뱉으려고 했다. 계산하고 연기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또 하나는 목소리다. 극의 분위기 때문에 목소리 톤이 높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목소리에서 나오는 분위기에도 신경을 썼다. 연기할 때는 나오는 감정대로 하되, 목소리 톤은 높지 않게 하려고 했다.

-14세 연상 오나라와 부부로 호흡하게 돼 화제가 됐었다. 연상 오나라와 부부 호흡은 어땠는가.

▶ 제가 연기를 하면서 "여보"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대본리딩을 하는 날 누나한테 "여보"라고 말하고, (부끄러워서) 소리를 질렀다. 나라 누나와 호흡은 굉장히 좋았다. 또 누나가 저를 귀엽게 봐주셨다. "여보, 여보"하려고 노력했다. 누나가 그게 귀여웠는지 아니면 좋게 봐주셨는지, 어느 날부터 현장에서 저한테 "여보"라고 반응 해주셨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누나들, 형들이 저를 안 받아주셨으면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다. 또 정웅인 형님은 자신의 인터뷰에서 저를 굉장히 칭찬해주셨다고 했다. 형님이 "내가 칭찬한 사람이 없었는데, 칭찬 많이 했어. 그러니까 잘 되어야 한다"고 얘기 해주셨다. 감사했다.

-'99억의 여자'에서 기억에 남는 신이 있는가.

▶ 차에서 재훈, 서연이 불륜을 저지르는 신이다. 키스신이 있었는데, 키스가 아니라 덮치는 신이었다. 서로 좋아해서 하는 게 아닌, (재훈이) 일방적으로 덮치는 거였다. 촬영 전에 입술이 바짝바짝 말랐다. 차 밖에서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감독님이 "제대로 해야 돼"라고 하셨다. 온 몸에 땀이 다 났다. 그리고 차에 타서 여정 누나한테 "열심히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고 하고서는 그 신을 찍었다. 진짜 떨렸다. 이게 제 첫 키스신이었다. 그리고 레온(임태경 분)의 정체를 알 때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 가족의 소중함, 아내의 소중함을 알게 된 후였다. 그런 상황에서 아내를 레온이 노리니까 화가 많이 났다. 레온 역의 임태경 형이 입고 있던 자켓이 찢어질 정도로 연기를 했다. 그만큼 감정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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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훈/사진제공=지크리에이티브


-이번 작품에서 한 연기에 대해 총평을 하자면, 몇 점인가.

▶ 제가 현장에서 모니터를 하지만 방송은 잘 못 본다. 아직 부끄럽다. 그래서 주변에서 이야기 해 주는 걸로 듣는다. 제가 한 노력에 대해서는 늘 칭찬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번에 선배님들하고 연기를 했는데, 끝까지 잘 버텼다. 주변에서 반응이 안 좋으면 다음에는 부족한 거를 채우고 가자고 생각한다.

-'99억의 여자'로 연기대상(KBS)에서 수상하지 못했는데, 아쉬움은 없는가.

▶ 솔직히 저는 신인상은 받고 싶었다. 근데 신인상은 데뷔하고 받는 것이었다. 신인상 받을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상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주연에 대한 욕심도 없는가.

▶ 그게 때가 되면 하지 않을까 싶다. 제가 '주인공 찾아 삼만리'는 아니다. 역할이 좋고, 제가 누구보다 잘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이다 싶으면 하겠지만, 꼭 주인공을 찾아 하려는 마음은 아니다.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무엇인가.

▶ 장르물을 하고 싶다. 의학 드라마나 누아르를 해보고 싶다. 또 제가 해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다. 저는 안 해 본 역할을 연구해서 재미있게 하는 것을 하고 싶다.

-앞서 정웅인이 인터뷰에서 '악역'으로 주목할 만한 배우라고 했다. 향후 악역을 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해보고 싶은가.

▶ 악역을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늘 한다. 잘 하는 거는 시청자들께서 평가를 해주시겠지만, 진짜 누군가 하지 않았던 악역을 하고 싶은 마음과 욕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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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훈/사진제공=지크리에이티브


-이번에 함께 한 정웅인 외에 몇몇 배우들은 '악역'으로 대표된다. 누군가를 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 그런 수식어가 붙는 게 대단하다. 저는 누구를 뛰어넘고, 닮고 싶은 거는 없다. 제가 상상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하고 싶다. 저도 이렇게 10년, 20년을 하다보면 뭔가 수식어 하나는 붙지 않을까 싶다.

-배우로서 가지고 싶은 수식어가 있는가.

▶ 예전에 유아인 선배가 한 말이 인상 깊다. 꼭 그렇게 되어야지 하는 것은 아니다.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면 유아인 선배가 이야기 한 '대체불가'를 얻고 싶다. 그 말을 들었을 대 되게 막연하게 멋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같이 연기를 하고, 꿈꾸는 사람으로 그 말을 들었을 때 '이 정도 배포는 있어야, 이 정도 느낌을 낼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는 거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이 되게 인상 깊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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