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외국人' 샘샘브로 "설날에 우리도 떡국 먹어요!"[한복인터뷰①]

MBN 예능프로그램 '친한예능' 샘 해밍턴-샘 오취리-브루노-로빈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0.01.25 08:00 / 조회 : 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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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데이아나(왼쪽부터), 샘 오취리, 샘 해밍턴, 브루노 /사진=이동훈 기자


한국도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 든지 오래다. 길을 거닐다 보면 푸른 눈, 금발 머리, 까만 피부 등을 가진 외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TV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TV에 출연한 외국인 연예인들이 한국문화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고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모습은 이제 제법 익숙한 광경이 됐다.

최근 스타뉴스가 만난 방송인 샘 해밍턴(43), 샘 오취리(29), 브루노(42), 로빈 데이아나(30)는 이러한 '친한(親韓) 외국인'의 대표주자들이다. 국적도 모국어도 생김새도 모두 다르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다.

한국 연예계에서 활동 중인 이들 네 사람은 지난 7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N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 '친한 예능'에서 한국인 팀(최수종, 김준호, 데프콘, 이용진)과 호흡을 맞추며 전국 각지의 음식과 명소를 알리고 있다. 각 이름의 앞글자를 따 '샘샘브로'라는 팀명도 지었다.

설 연휴를 맞아 한복을 입고 한 자리에 모인 '친한 외국인' 4인방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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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데이아나(왼쪽부터), 샘 오취리, 샘 해밍턴, 브루노 /사진=이동훈 기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구정 연휴에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샘 오취리)큰 계획은 없어요. 집에서 떡국을 끓여 먹으려고 해요. 알게 된 지 10년 넘은 친한 한국인 형이 있는데, 처음으로 떡국을 끓여준다고 했어요.

-'친한 예능'에서 보니까 요리도 좀 하시던데요. 떡국도 만들 줄 알아요?

▶(샘 오취리)떡국은 안 끓여봤어요. 친한 형이 감사하게도 끓여준다고 하니까 저는 먹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하하. 그리고 (해)밍턴이 형 집에서 초대해주면 거기 같이 가야죠.

▶(샘 해밍턴)올해는 (초대) 안 하기로 했어요.

▶(샘 오취리)뭐라고요? 저번에 한다고 했잖아요.

▶(샘 해밍턴)저는 처가 가서 와이프 친척들과 모여서 아침에 상 차려놓고 먹고 할 것 같아요. 그 외에 일도 좀 봐야하고요. 명절이지만 일은 쉬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죠.

-연휴에도 일이 있어요?

▶(샘 해밍턴)네. 외국에서 기자 몇 명이 오셔서 인터뷰가 하나 잡혔고요. tbs 교통방송에 연예인들이 나와서 교통정보를 하나씩 전하는 게 있는데, 그거 하나 하게 됐어요.

-가족들을 만나러 어딘가 멀리 이동하진 않나 봐요?

▶(샘 해밍턴)우리 집은 다 서울이라 멀리는 안 가요. 원래 와이프의 작은 아버지 집에서 설을 보내다가 이번에 막내 집에서 처음 설을 보내기로 했어요. 갈비찜, 떡국 등 간단하게 아침 차려 먹고 각 길로 가야죠.

▶(샘 오취리)갈비찜 저한테도 배달 안 되나요.

▶(브루노)저는 주말에 가족이 없는 외국인 친구들끼리 해방촌에서 만나서 같이 먹고 놀고 그러려고요. 작년에는 베를린에서 한국 친구들과 만두 만들면서 설을 보냈어요.

▶(샘 오취리)같이 해방촌에 사는 데 처음 듣는 얘기에요. 나도 초대 좀 해줘요. 형님.

▶(로빈)저는 이번에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만 있을 것 같아요.

▶(샘 해밍턴)브루노는 로빈도 안 불렀네.

▶(브루노)아직 초대 안 했어.

▶(로빈)저는 김포 쪽에 살아요. 그냥 운동도 하고, 해외에서 온 친구가 있는데 같이 서울 구경도 하려고요.

▶(샘 오취리)저는 쉬면서 '친한 예능' 재방송 열심히 보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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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데이아나(왼쪽부터), 샘 오취리, 샘 해밍턴, 브루노 /사진=이동훈 기자


-각자 한국에 온 지 몇 년이나 됐어요?

▶(샘 해밍턴)저는 2002년에 왔으니까 18년 됐네요.

▶(샘 오취리)저는 2009년도에 왔어요.

▶(로빈)주욱 살게 된 것은 2012년부터요.

▶(브루노)저는 다시 온 지 6개월밖에 안 됐지만 97년도에 왔어요.

▶(샘 해밍턴)미안하지만 그러면 작년부터 치겠어요.

-안 그래도 16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브루노 씨 때문에 '친한 예능' 멤버들 간의 서열 정리가 힘든 것 같던데요. 정리가 좀 됐나요?

▶(샘 해밍턴)첫 방송 때 정한 서열이 그대로 가는 거예요.

▶(브루노)무슨 소리야. 정리되지 않은 걸로...

▶(샘 해밍턴)정리 됐잖아. 브루노는 마음의 정리가 안 됐을 뿐이고, 한참 동안 (한국에) 없었기 때문에 이미 안 쳐주는 걸로 결정했어요.

-설 명절에 대한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나요?

▶(로빈)저는 처음으로 한국 가족이랑 같이 설을 보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나요. 제사도 지내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설을 제대로 보냈죠. 어쩌면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는데, 저를 직접 초대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좋은 시간 보냈어요.

▶(샘오취리)저는 한국에 지내면서 처음으로 외국인이 끓여주는 떡국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되게 맛없었어요. 누군지 밝힐 수는 없고…아는 외국인 친구가 설날이라고 떡국을 끓여줬는데 너무 싱거워서 놀랐어요. 제가 살면서 외국인 친구가 떡국을 끓여준다는 그림은 상상도 못 해봤는데, 그렇게 해주니까 너무 감사하면서도 신기했어요. 그만큼 그 친구도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고, 한국문화에 대해 잘 알고 친구예요. 소금만 넣었으면 좀 좋았을 텐데 말이죠.

▶(브루노)저는 송편 너무 좋아해서 엄청 계속 먹기만 했던 기억이 나요.

▶(샘 해밍턴)송편은 추석 때 먹는 거야. 설날 뭔지 알지?

▶(브루노)아~ 맞다.

▶(샘 해밍턴)저는 설날의 큰 추억이 없어요. 이때까지 좀 평범하게 보냈죠. 세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서 솔직히 올해는 좀 기대가 돼요. 아들 윌리엄에게 세배 한 번 시켜보려고요. 세뱃돈 처음으로 줘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와이프 할머니, 할아버지 계셨을 때도 세배해보지 못했어요. 그 문화 해보는 게 재밌을 것 같아요. 둘째 벤틀리도 이번에 처음으로 해보려고요. 형 하면 벤틀리도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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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데이아나(왼쪽부터), 샘 오취리, 샘 해밍턴, 브루노 /사진=이동훈 기자


-한복은 입어보니 좀 어때요?

▶(샘 오취리)많이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지퍼가 없어서 화장실 가면 불편했는데, 요즘 개량 한복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한복을 너무 좋아해서 최근에 가나에서 꽤 유명한 디자이너를 만나고 왔는데, 한복인데 가나 원단을 써서 만드는 걸 추천했어요. 디자이너 분도 되게 재밌을 것 같다고 만들어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제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줄 알았더니, 어떤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SAMINI라는 가나 가수가 가나 개량 한복을 입고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브루노)예전에는 한복에 여러 가지 색깔 있는 거 있지 않았어요?

▶(샘 해밍턴)그건 '옥동자'가 입고 나왔던 거.

▶(브루노)아~요즘 나오는 게 훨씬 편하고 예뻐요.

▶(샘 해밍턴)호주는 전통복이 없어요. 전통복 입고 어디 참석하라고 할 때 호주 사람들은 뭘 입어야 할지 굉장히 혼란스러워요. 전통복이 있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자주 입을 일이 없어서 그렇죠.

▶(샘 오취리)인터넷에 '모던 한복' 검색하면 굉장히 재밌는 아이디어 많이 나와요. 한국 사람들은 설날이나 돌잔치, 결혼식 할 때만 한복 입는 게 약간 아쉽더라고요. 이제 편하게 매일 매일 사람들이 많이 입었으면 좋겠어요.

▶(로빈)한복을 입으면 너무 편해요. 색깔도 너무 아름답고요. 이번에 한복 샾 갔을 때도 조카한테 한 벌 선물해주고 싶었어요. 엄마도 한복을 엄청 좋아해요. 색깔이 특별하니까요. 한국 사람은 좀 부러워요. 프랑스엔 이런 전통옷이 없거든요. 그래도 한국 사람들이 명절에 입어 보려고 노력하는 게 보기 좋아요. 한복을 살리려고 행사도 많이 하니까요.

▶(샘 해밍턴)좀 단점이 있다면 신발이 불편해요.

▶(샘 오취리)밍턴이 형이랑 얘기했는데 신발 브랜드에서 한복이랑 잘 어울리는 운동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마 그러면 훨씬 더 편하지 않을까 싶어요.

▶(브루노)ㅇㅇ키 한복 에디션?

▶(샘 오취리)오~ 그런 것도 좋죠.

-인터뷰②에 이어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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