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두고 온 다우디 "팀원들 템포 늦춘 것 같아 너무 미안했다" [★현장]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0.01.18 17:26 / 조회 :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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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용병 다우디./사진=KOVO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다우디가 큰 실수를 했지만 책임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다우디는 18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원정경기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사연이 있었다. 다우디가 원정 유니폼이 아닌 연습복을 갖고 왔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캐피탈의 원정 유니폼과 연습복은 큰 차이가 없어 헷갈리곤 한다. 유니폼이 다우니에게 도착하는 동안 코트에 나설 수 없었다. 천안에 있던 스태프가 연락을 받자마자 재빨리 유니폼을 전달하기 위해 뛰었다. 다행히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다우디는 1세트 14-14에서 문성민을 대신해 코트를 밟았다.

2세트 초반까지만 해도 미안함 때문인지 실수를 연발하곤 했지만 3세트부터 힘을 냈다. 이날 다우디는 30점을 폭발시켰고, 서브에이스와 블로킹도 2개씩 터트렸다. 공격성공률은 72.22%나 됐다.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2위 추격에 한 걸음 다가섰다.

경기 후 만난 다우디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진정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나도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 헷갈렸다. 두 유니폼이 엄청 비슷하다"면서 "첫 세트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서 다운이 됐다. 팀원들의 템포를 내가 늦춘 것 같아서 미안했다. 두 번째 세트부터는 진정하고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 페이스를 찾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다우디는 지난 15일 우리카드전을 마친 후 여자친구인 산드라 란지리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4년 전 우간다에서 배구 동호회를 할 때 상대편으로 만났고, 2017년 본격적으로 교제하기 시작했다. 란지리는 19일 우간다로 돌아갈 계획이다. 이날 출국 전 마지막으로 남자친구의 활약상을 눈에 담았다.

다우디는 "여자친구 앞에서 활약을 해 기분이 너무 좋았다. 프로 생활 5년 동안 가족뿐만 아니라 여자친구와도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함께 있어서 기뻤다. 팀원들도 가족같이 대해줬다"면서 고마워했다.

특히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게 해준 것에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여자친구가 아마추어 배구를 하는데, 프로들이 어떻게 배구를 하는지 보여주게 돼 좋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외조도 톡톡히 했다.

다우디는 오는 7월 18일 전통 혼례식와 8월 8일 결혼식을 통해 부부의 연을 맺을 계획이다. 그는 "동료들이 다들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온다고 하면 항공권은 내가 구해줄 것이다"고 통 큰 약속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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