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모 해킹 논란..범죄자가 의도한 분노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0.01.13 11:08 / 조회 :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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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모/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주진모 휴대전화 해킹 논란이 정초부터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7일 소속사 화이브라더스 코리아는 주진모의 휴대전화가 해킹됐다며 "연예인이란 이유로 사생활 침해 및 개인 재료를 언론사에게 공개하겠다는 악의적인 협박을 받고 있고, 이에 대한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우의 사생활 보호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취합한 자료를 바탕으로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며, 허위 내용을 근거로 하는 기사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기사, 정확한 사실이 아닌 사건에 대한 무분별한 내용을 배포 또는 보도할 시 부득이하게 배우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알렸다.

주진모 측의 선제적인 법적 대응 예고로 잠잠해질 듯했던 이 사건은 10일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주진모가 다른 연예인과 나눈 듯한 내용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메시지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뒤 삽시간에 SNS에 유포된 것이다.

해당 메시지에는 여성을 품평하는 등 부적절한 내용들이 담겨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너무나 한심하고 저열한 내용들이라 즉각적인 분노는 당연하다.

하지만 이 분노가 범죄자, 또는 범죄자의 공범이 유도한 분노라는 것 역시 매우 불쾌하다.

SNS에 퍼진 주진모의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가 사실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저 주진모가 휴대전화 해킹 피해를 당하고 사생활 유출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그 이후에 주진모의 것이라며 퍼졌으니 그의 것인양 추정될 뿐이다.

정준영 사건과는 다르다. 정준영 사건은 사건을 보도한 기자가 그의 휴대전화 원본을 확인했고, 신뢰할 만한 기관에 검증을 맡겼다. 그 분노는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

주진모 휴대전화 메시지인 듯한 내용들은,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커뮤니티에 올렸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는 범죄자거나 범죄자의 공범들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타임라인을 정리하면 그 추정이 더 선명해진다. 주진모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휴대전화 해킹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에 앞서 일부 매체들에게 주진모의 휴대전화 메시지인 듯한 내용이 담긴 메일이 전달됐다. 이 내용들은 기사화되지 않았다. 범죄자의 의도와 사실 확인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10일 SNS에 주진모의 휴대전화 해킹 내용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고 삽시간에 내용이 퍼졌다.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글은 SNS에 퍼진 뒤 곧 삭제됐다.

일부 매체에 보내진 메일 내용도 사실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을뿐더러 SNS에 나도는 내용들은 편집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매체들에 전달된 내용보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여러 사람들과 나눈 내용들 중 유독 한 명과 나눈 내용만 올라왔기에 편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할 뿐이다. 다만 SNS에 삽시간에 나돈 내용은 휴대전화를 해킹하고 협박을 한 범죄자가 올렸거나, 범죄자의 메일을 받은 누군가가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 어느 경우라도 불쾌하다. 그 내용으로 분노한 게 범죄자와 범죄자의 공범이 유도한 분노일 수 있다는 게 더욱 불쾌하다. 피해 여성들의 사진까지 같이 나돈다는 것 또한 매우 염려스럽다.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범죄자가 직접 메시지를 유포한 것이라면 그의 의도는 성공했다. 협박에 응하지 않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도 개망신을 당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뿐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휴대전화가 해킹돼 사생활 유출로 범죄자에게 협박을 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증명된 셈이다. 휴대전화를 해킹한 범죄자의 협박 성공률은 한층 높아진 셈이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주진모와 대화를 나눴다는 연예인의 실명까지 공개한 보도들은, 범죄자의 의도대로 행동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부 매체에 보내진 메일에서 해당 내용이 유출됐다면, 그것 또한 중대한 범죄다. 범죄자의 공범이나 다름없다. 언론의 정보보고가 '찌라시'로 퍼진 경우를 왕왕 목격했다. 출처가 언론 정보보고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있지만 안 알려진 경우도 많다. 직업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엄벌이 필요하다.

주진모의 휴대전화가 해킹된 건 범죄다. 그 내용이라며 유출시킨 것도 범죄다. 그 내용의 저열함에 분노하는 건 당연하다.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성범죄 가능성도 적잖다. 그 내용을 둘러싼 못난 남자들의 낮디낮은 성인지 감수성에 분노해야 하는 것도 마땅하다. 그와 별개로 범죄자에 대한 분노가 먼저여야 한다. 범죄자의 의도에 놀아나지 않아야 한다. 차갑게 분노해야 한다.

숨긴 것은 나타나고 비밀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비밀이 드러날 때까지 차가운 분노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범죄자는 곧 다음 타켓을 노릴 것이다. 지금은 차갑게 분노하며 기다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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