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기 플레이어 도전을!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20.01.06 07:00 / 조회 : 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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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활약 중인 신지애(32)는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고교 시절 국내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하고 프로에 데뷔한 2005년, KLPGA 신인상-상금왕-다승왕-대상(大賞)을 휩쓸었습니다. 신인이 대상 등 4관왕에 오른 건 전무후무할 대기록이죠.


신지애의 기록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2008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역대 최연소 우승, 2009년 LPGA 신인왕-상금왕에 이어 한국 선수로서는 최초의 세계 랭킹 1위 획득으로 전세계 골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2014년 JLPGA에 공식 데뷔한 신지애는 지난해까지 해마다 꾸준히 2~3승을 올렸으나 상금왕은 아깝게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상금왕에 가장 근접했으나 뜻밖의 부상으로 시즌 막판에 부진, 3위에 그쳤습니다. 만약 상금왕에 올랐다면 세계 최초의 한-미-일 상금왕으로 골프 역사상 금자탑을 세울 뻔했습니다.

 

156cm의 단신으로 ‘작은 거인’인 신지애는 멈추지 않는 신기록 제조기이므로, 올 시즌 3개국 상금왕을 달성하길 기대해 봅니다. 신지애는 지난해 상금 1위는 놓쳤으나 최고의 공로 선수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영예상은 2년 연속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신지애의 영예로운 수상은 JLPGA뿐 아니라 일본 프로골프 역사상 최초의 ‘한시즌 60대 타수(69.9399)’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시즌 60대 타수가 그렇게 어렵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이가 있겠죠? 일본은 섬나라여서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자주 오며, 거기에다 태풍도 여름, 가을에 수시로 닥치므로 이런 자연재해를 헤치고 좋은 스코어를 내기가 어렵답니다.

일본에 프로 골프가 도입된지 70년이 넘는데 ‘한국인 신지애’가 대기록을 세웠으니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신지애의 투혼을 배워 (개인) 신기록에 한 번 도전해 보시죠. 물론 주말 골퍼들은 프로와 달리 누적된 기록이 없으니 ‘한 라운드 18홀 기록’ 말고는 수립하기가 어렵지만, ‘시즌 평균 80대 타수’는 도전해볼 만합니다. “80대 타수는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들이 많겠죠. 하지만, 첫 홀과 18번 홀의 ‘4인 전원 올파’, 멀리건 사용, 트리플 보기 이상 기입하지 않기 등 규칙 위반을 저지르지 않고 엄정한 스코어 적기로 한 시즌 평균 80대 타수를 기록하기란 누구에게나 쉽지 않습니다.

 

물론 동반자들이 ‘첫 홀 올파’를 합의하고 친선 무드에 따라 멀리건을 한두 개씩 사용한다면 혼자서 “난 정확하게 적을 거야!”라고 고집하기 힘듭니다. 이럴 땐 골프장 카드에는 4~5타를 줄이는 느슨한 스코어를 기입하더라도 스스로의 제대로 된 기록은 기억해뒀다 컴퓨터에 저장해 두십시오. 이렇게 엄격히 관리한다면 연간 스코어를 평균 80대 타수로 유지하기란 매우 힘듭니다.

실제로 미국 아마추어 골퍼 중 진정한 보기 플레이어는 10%에 불과하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잘못 친 날도 정확히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면 못친 이유를 되새겨 기량이 향상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새해에는 ‘영리한 흰쥐’처럼 지혜로운 플레이에, 깨끗한 기록으로 더욱 즐거운 라운딩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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