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 감독 "나는 B급 레벨..정보 불균형 해소되길"(인터뷰③)[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72) 김현진 뮤직비디오 감독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0.01.01 10:30 / 조회 : 2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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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뮤직비디오 감독 /사진=강민석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서

-CF 감독으로서 느끼는 고충도 있을 것 같아요.

▶영상을 잘못 찍으면 다시 찍을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던 적이 있었어요. 광고를 찍을 감독을 선정하는 것은 광고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데 연예인이 (여러 인연으로) 지목하는 톱 레벨의 감독이 아닌 이상 감독의 역량이 (감독 선택에 있어서) 다가 아니기도 하거든요. 특히나 촬영에 있어서 편집, 음악, 미술 등 여러 요소도 영향을 주는데 영상 결과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지게 되니까요. 영상을 잘 찍으면 업계에 소문도 잘 나서 일이 많이 들어오다가도 "이 감독과 안 맞는다" 라는 이야기가 생기게 되면 이 감독과는 다시는 안 찍게 되는 경우도 생기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역 CF 감독이 50명~100명 정도 되는데요. 그중에서도 10여 명 정도가 전체 CF의 50%를 점유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죠. 그만큼 그 자리에 더해지는 책임감은 굉장히 무겁고요.

저 역시 "큰일났다"라고 생각했을 만큼 다소 아찔했던 경험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요. 모 아이돌 관련 CF를 촬영했는데 찍어야 할 분량은 많았는데 촬영 시간은 제한적이었고 광고주의 요구는 정말 많았던 상황이었어요. 그때 휴대전화로 촬영을 진행했는데 휴대전화에 에러까지 생겨서 촬영을 모두 마치고 큰일이 나겠다 싶었었어요. 정말 다행이었던 건 결과적으로 영상에 대한 반응이 좋았었는데요. 사실 그 일 이후 몇몇 회사 직원들이 스트레스 때문에 회사를 관두기도 했었어요.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제겐 충격이었어요.

-CF 감독의 처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잘 나가는 감독은 엄청 벌죠. 대체적으로 CF 1편 당 수익이 1000만 원~3000만 원 정도 되는데요. 여기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는 있고요. 감독 1명 입장에서 많이 찍으면 한 달에 5편 정도 찍기도 해요.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고 그 차이도 극심하기도 해요. 1년에 서너 편밖에 찍지 못하는 감독들도 있죠.

저는 업계에서는 톱 급은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B급 정도 그레이드라고 생각해요.

-연말 연초에도 바쁘신가요.

▶일단 (인터뷰 다음날) 방콕에 가서 해외 모델들과 함께 CF 촬영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고요. 내년은 올해보다 더 많이 바쁠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유니컴퍼니 라는 회사와 관련한 일 때문에 그럴 것 같아요. 이러한 제작 대행 관련 시스템에 대한 일의 확장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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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뮤직비디오 감독 /사진=강민석 기자


-내년 감독님의 뮤직비디오 촬영에 대한 기대를 할 수도 있을까요.

▶음. 누가 제게 촬영을 제의하면 하지 않을까요? 하하. 뮤직비디오는 찍고 싶긴 한데 만약 하게 되면 제가 하고 싶은 콘셉트의 작업을 저와 마음에 맞는 아티스트와 하고 싶어요.

-요즘은 '짤'이라는 게 대세가 됐는데 이에 대한 생각도 궁금해요.

▶저희 역시 영상 촬영을 하면서 유행을 반영하게 되는데요. '짤'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광고도 검색이 잘 돼야 한다는 부분에 많이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여기에 창작의 고통이라는 것도 고통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계속 새로운 걸 만들고 살게 되니 새로운 문화를 계속 접하게 되고, 더욱 젊은 것들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철도 늦게 드는 것 같고요. 하하. 그것이 제가 하는 이 일이 지겹지 않은 이유입니다.

-CF 감독으로서 갖고 있는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영상 제작 시장이 넓어지고 영상 촬영이라는 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이 됐는데요. 그럼에도 정보의 불균형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아직도 존재하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정보도 언제든 알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더 나아가) 이러한, 보이지 않는 불균형이 없어진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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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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