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이 빠진걸까, 매물 부족일까... FA '한파'의 원인은 [★이슈]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12.28 05:45 / 조회 : 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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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안치홍-김선빈-전준우(왼쪽부터). /사진=KIA,뉴스1



이번 FA 시장도 '한파'다. 이렇다 할 '대박'도 없고, 미계약자도 즐비하다. 거품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굵직한 매물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여러 이유가 복합된 모습이다.


이번 FA 시장은 지난 11월 4일 열렸다. 이후 12월 27일까지 54일 동안 6건의 계약이 나왔다(지난해 FA 노경은 제외).

우선 11월 이지영(키움 3년 18억원), 유한준(KT 2년 20억원), 정우람(한화 4년 39억원)이 계약했고, 12월 들어 송은범(2년 10억원), 오지환(4년 40억원), 진해수(2+1년 14억원, 이상 LG)가 도장을 찍었다.

미계약자가 13명이나 된다. 김선빈, 안치홍, 전준우, 오재원, 김태균, 손승락, 오주원, 김강민, 김태군, 박석민, 윤규진, 이성열, 고효준이다.

확실히 예전과 분위기가 다르다. 이전 FA 시장이었다면 일찍 계약했을 법한, 다른 팀이 탐을 낼만한 선수들이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못했다. 계약이야 속속 진행이 되겠지만, 시장은 차갑다.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FA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광풍'이 불었다. 2015년~2017년 3년 연속으로 700억원이 넘는 돈이 풀렸다. 2018년은 조금 줄었지만, 그래도 630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2019년 FA 계약 총액은 49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구단들이 '합리성'을 추구하며 계산기를 두들기기 시작한 것. 올해도 500억원을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아가 300억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A구단 단장은 "역대 FA를 보면,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은 것이 사실 아닌가. 구단들이 좀 더 냉정하게 보는 것 같다"고 짚었다. 과거 실적보다 미래 가치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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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1982년생이며, FA 재취득인 김태균-김강민-손승락(왼쪽부터) /사진=뉴스1



상대적으로 '거물'이 없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언제나 '최대어'는 대박을 쳤다. 지난해에도 한파라 했지만, 양의지는 NC와 4년 125억원에 계약했다. 이대호(4년 150억원)에 이은 역대 2위이며, 포수 최고액이었다. 최정이 6년 106억원, 이재원이 4년 69억원에 도장을 찍기도 했다.

올해는 이 정도 급의 선수가 없다는 평가. 즉, 매물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미다. 안치홍과 김선빈은 FA를 앞두고 성적이 떨어졌다. 2018년 시즌 후 FA가 됐다면 대박은 따놓은 당상이었겠지만, 상황이 변했다. 전준우는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성적을 낸 타자였지만, 1986년생으로 내년 한국나이 35세가 된다는 점이 걸린다.

여기에 오재원, 김강민, 박석민, 김태균, 이성열, 손승락까지 재자격 선수가 6명나 남았다. 한국나이로 계산하면, 이들의 2020년 평균 나이는 37.7세다. 거액 계약이 쉽지 않은 나이. 게다가 보상선수까지 걸린다.

B구단 단장은 "우리 팀에 있으면 좋겠다 싶은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보상선수까지 주면서 데려오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활활 타올랐던 지난 몇 년과 비교하면 확실히 거품은 빠지고 있다. '덮어놓고 지르는' 시기는 지났다. 육성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크다. 내년 이후 FA 시장도 비슷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올해는 이전과 비교해 '최대어'가 없다는 점이 겹쳤다. 여러모로 차가운 시장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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