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출발' 박정권 "여친 고민도 상담, 선수들 마음 어루만지겠다" [★인터뷰]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12.27 06:17 / 조회 :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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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인하대병원에서 만난 박정권 SK 퓨처스팀 타격 코치./사진=심혜진 기자
'원클럽 맨' SK 와이번스의 박정권(38)이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퓨처스(2군)팀 타격 코치로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코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정권 코치는 26일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진행된 구단의 행복드림 캠페인 행사에 나섰다.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우들을 위문한 뒤 팬 사인회도 열었다. 이 행사에 6년 연속 참여한 박정권 코치는 팬 사인회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친절하게 응대했다. 사인은 물론 사진 촬영까지 빠짐없이 응해줬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팬 사인회를 마치고 나서야 박 코치를 만날 수 있었다. 근황을 묻자 그는 "지난 11월 한 달간 강화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 다녀왔다. 그때부터 코치 생활을 시작한 것 같다. 코치들의 스케줄, 시스템을 배우는 중이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2004년 SK에 입단해 올해까지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SK 왕조 시절의 주축 타자였다. 통산 13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 178홈런, 679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가을야구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통산 포스트시즌 62경기에서 타율 0.296, 11홈런 40타점으로 활약, SK의 4차례 우승과 3번의 준우승에 기여하며 '가을 정권'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2010년 한국시리즈 MVP, 2011년 플레이오프 MVP 등을 수상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박정권 코치의 모습은 1군에서 자주 볼 수 없었다.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그만큼 그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올 시즌 18경기 타율 0.188, 1홈런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된 뒤 2경기를 소화했다. 그의 현역 생활은 여기까지였다. 포스트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했다.

박 코치는 "지난 시즌에는 그래도 2군에 있다가 가을야구와 우승을 경험해보지 않았나. 올해는 우승도 못 했기에 지난해보다 더 힘든 한 해였다"고 되돌아본 뒤 "올 시즌을 시작하는데, 내 의지대로 되지 않더라. 여름쯤 은퇴를 결심했던 것 같다. 내 탓으로 돌리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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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의 박정권 코치./사진=SK 와이번스
16년 간의 프로 생활을 돌아보면서 기억에 남는 경기로 두 개를 꼽았다. 시작과 마지막이었다. 2004년 4월 5일 LG와 홈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경기는 지난 10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다. 공교롭게도 시작과 끝 모두 삼진이었다. 데뷔전에서는 한 타석에 나와 삼진을 기록했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1-10으로 뒤진 9회초 대타로 출전해 윤영삼과 8구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정권 코치는 "나처럼 삼진으로 시작해서 삼진으로 끝낸 선수는 없을 것이다"고 껄껄 웃은 뒤 "특히 마지막 타석 같은 경우는 나만 (은퇴를) 알고 있는 타석이었지 않나. 힘이 많이 들어갔다. 뒤집기 힘든 상황에서 나에게 한 타석의 기회가 주어졌다. 어설프게 치지 말고 홈런 아니면 삼진이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속 시원히 돌리고 오자는 마음이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1월 짧은 코치 수습 기간을 보냈지만 자신감도 얻었다. 박 코치는 "강화에서 어린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지켜봤다. 내 역할은 그들의 역량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다. 공부하고 아무리 좋은 것을 가지고 있어봐야 선수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나는 지난 2년 동안 선수들과의 관계를 잘 맺어왔다고 자신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믿고 의지한다. 여자친구 문제까지도 고민 상담이 들어올 정도다.(웃음) 코치로서 기술적인 조언을 해줘야 하겠지만 나는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코치가 되려고 한다. 계속 대화하고 풀어주고, 응원해주려고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박 코치는 "많은 응원을 해주신 팬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 그리고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지만 지금까지 선수 박정권을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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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는 박정권 코치./사진=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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