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사랑의 불시착' 시청률 상승세로 잘 안착할 수 있을까?

/사진='사랑의 불시착' 포스터

극과 극의 조건을 가진 두 남녀의 만남, 주변에서 모두 반대하는 절절한 사랑, 이런 사랑은 현실에선 이루어지기 힘들지만, 드라마 속에선 모든 반대를 뚫고 나가 극적인 결실을 맺는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주인공 남녀가 잘 되기를 손꼽아 바라며 박수치고 응원한다. 그들을 방해하거나 갈라놓으려는 세력(?)이 나타나면 주인공의 심정으로 미워하기도 하면서. 그러다보니 드라마에선 쉽게 이루어지는 사랑은 밋밋하고 심심하다. 극적인 요소가 없어 재미가 없다. 이걸 뒤집어 해석하면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의 사랑은 일단 장애물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시작한 tvN의 ‘사랑의 불시착’ 역시 이런 구도를 가지고 있다. 현빈(리정혁 역), 손예진(윤세리 역) 주연의 이 드라마는 북한 장교와 우리나라 재벌 딸의 러브스토리다. 이는 그 동안 드라마 속 단골 소재였던 재벌과 평사원의 사랑이나 앙숙인 두 집안끼리의 사랑 정도의 스토리와 차원이 다르다. 거리상 가장 가깝지만, 세계 그 어떤 곳보다 먼 곳이 바로 북한 아닌가. 이건 뭐 이루어지려야 이루어질 수가 없는 상황이다. 집안이나 주변 사람 반대의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아니 여기까지 나아갈 필요도 없다. 아예 만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니까. 하지만 ‘사랑의 불시착’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손예진이 기상악화로 인해 북한에 추락하는 상황으로 시작된다. 과거 모 탤런트가 인천에서 보트를 탔다가 기상악화로 방향을 잃고 북한 경계선으로 갔었다는 실화가 모티브라고 하니, 그래 뭐 추락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하자. 자, 중요한 것은 그 다음부터이다.


현재 방송 된 1, 2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손예진이 탄 패러글라이딩이 북한땅에 떨어지고, 여기서 특급장교인 현빈을 만난다. 손예진이 놀라서 도망쳤지만 방향을 잃어 결국 평양으로 가게 되고, 이곳에서 현빈을 다시 만난다. 이것이 현실에서의 상황이라면 손예진은 현빈에게 잡히는 것이 당연하지만, 드라마 속 이야기는 정반대로 손예진을 위험한 상황에서 숨겨주게 된다. 어디 이뿐인가. 츤데레한 북한 장교는 그녀에게 옷이며 화장품도 사다 주고, 고기도 구워주며, 따뜻한 물에 샤워하도록 배려까지 해준다. 2회 마지막 에필로그에는 현빈과 손예진이 스위스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상황을 주며,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주면서 끝냈다. 그렇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앞으로 3회 째부터 펼쳐질 조짐이 보인다.

그런데 ‘사랑의 불시착’이 앞으로 넘어야 할 관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의 모습이다. 드라마에서 북한은 평화로운 마을로 나온다. 물론 전기도 수시로 나가서 발전기를 돌려야 TV를 볼 수 있고, 집의 여러 시설도 낙후되어 있지만, 아이들이 뛰어놀고 저녁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얘기하고, 고기도 구워 먹으며 평화롭게 묘사되어 있다. 물론 실생활을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여서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그동안 전해 듣던 이미지와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시청자에게 혼란스러움을 줄 수 있는 지점이다. 재벌이나 연예계처럼 실제 경험하지 않아도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이란 배경이 로맨스의 배경이 되는 데에 다소 이질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외계인이나 시공간을 초월하는 판타지는 오로지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스토리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함께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빠져들 수 있지만, 북한이란 배경은 실존하는 곳이기 때문에 저 상황이 맞나?, 아닌가? 하는 생각들로 감정이입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 일뿐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묘한 감정이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어 짚어보았다. 그렇다면 이 부분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3회를 보면 답이 나올까? 앞으로 이것이 ‘사랑의 불시착’이 지닌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사랑의 불시착’ 현빈, 손예진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만으로 드라마를 끌고 갈 수 있을까, 살짝 고민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3개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