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 그 이상' 한석규X최민식의 세종·장영실 '천문' 通할까 [종합]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12.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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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과 허진호 감독, 한석규가 '천문'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역사물은 만드는 사람들의 재해석이 의미이자 긴장감 주는 매력"

"기록은 진실은 아니다."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했다."

영화 '천문' 기자간담회에서 허진호 감독, 최민식과 한석규 세 주역이 쏟아낸 말들이다.

16일 오후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천문' 기자 시사회와 간담회가 열렸다. ‘천문’은 조선의 시간을 만들고 싶어했던 세종대왕과 그의 손이 됐던 장영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석규가 세종대왕을, 최민식이 장영실을 연기했다.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은 신분을 뛰어넘은 벗이자 같은 꿈을 꾸는 동지로, 브로맨스 그 이상으로 그려진다.


앞서 여름 개봉했던 세종대왕을 그린 또 다른 영화 '나랏말싸미'가 역사왜곡 논란을 겪었던 탓인지, 기자간담회 처음부터 역사적인 사실과 영화적인 상상력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허진호 감독은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인 상상력과의 조화를 어떻게 할까 고민 많았다"면서 "장영실이 만든 안여가 부서지고 장영실이 역사에서 사라진 게 큰 질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대왕은 인재를 버리지 않았다고 알려졌고, 장영실을 지근 거리에 뒀다는 기록이 있다. 한글 만큼이나 그 시대에 조선의 시간과 하늘을 열었다가 큰 일인데 왜 그렇게 장영실이 역사에서 사라졌을까, 그런 질문에서 시작해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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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과 한석규가 영화 '천문'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최민식은 좀 더 직접적으로 말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둘의 관계가 브로맨스 그 이상으로 절절하게 그려진 데 대해 "이 영화에 묘한 뉘앙스가 있다. 성적인 게 아니라 (장영실에게 세종대왕은)정말 흠모하는 사람이었다. 성심을 담아서 사랑할 수 있는 마음, 그게 최민식이란 배우가 장영실을 표현해야 될 주된 목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허진호 감독님에게 그런 의견을 많이 제시하고 토론했다. 이 결과에 만족하고 수용하지만 이렇게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었을까 아쉬움이 있다"며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건 영화고 만드는 사람의 재해석이다..추접스럽고 역사적 인물에 누가 되는 게 아니라면 장영실이라면 이럴 것이라는 최민식이란 배우의 재해석으로 표현되길 바랐다. 그게 역사물을 보는 재미고 긴장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남자나 여자나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고 행복이다. 내가 장영실이었다면, 천민을,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임금이 나를 알아준다면 세종을 위해서 죽으라면 죽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알아주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과 무한한 애정, 그게 세종을 바라보는 장영실의 눈빛에 담기길 바랐다. 무한한 애정"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장영실이 세종대왕에게 처음 불려서 설명하는 순간은 거의 황홀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정말 참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석규도 마찬가지였다. 드라마 '뿌리 같은 나무'에서 세종대왕을 연기했던 한석규는 "'뿌리 같은 나무'를 할 때는 장영실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그 작품을 하면서 그런 군주에게 친구가 있었다면 과연 누구였을까, 저 혼자 생각했던 게 장영실이었다. 그런 상상을 했는데 이번 '천문'에서 그걸 풀어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영화에 세종대왕이 장영실에게 '자네 같은 벗이 있지 않나'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벗, 그 친구라는 게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 같은 꿈을 꾸는 관계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록이 진실은 아니다. 배우라는 직업은 '왜'라는 질문과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영화 관계자들이 역사 왜곡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걱정도 한다. 하지만 기록은 진실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석규는 "역사라는 걸 생각해보면 글쎼요, 어떤 게 진실이고 어떤 게 사실일지, 각자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너무 달라진다"며 "우리 '천문'은 조심스럽게 실록에 기록된 사실을 갖고 이러한 일이 있지 않았을까란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관객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진호 감독과 한석규, 최민식이 빚어낸 상상력이 담긴 '천문'은 오는 26일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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