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진·김정민·김장훈→펭수"..'SBS스페셜' 악플러의 실태[★밤TV]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12.16 06:40 / 조회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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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SBS 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15일 오후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SBS 스페셜'에서는 '심야의 초대장-당신은 악플러입니까'란 주제로 악플의 실태와 악플러의 심리를 파헤쳤다.


가수 겸 배우 심은진은 데뷔 22년 차인만큼 오래 전부터 극심한 악플에 시달려왔다. 심은진은 베이비복스 시절부터 자신들이 '악플의 아이콘'이었다며 "악플 공격을 당하고 9시 뉴스에도 등장했다. 칼날, 죽은 쥐, 고양이도 받아봤다"고 밝혔다. 심은진은 한 명의 악플러에게 3년 동안 1000개의 성희롱성 악플을 받기도 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심은진은 악플러와 피해자 진술 때 처음 만났지만 자신을 향해 웃더니 "언니 안녕" "조심히 가세요"라며 평범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심지어 악플러는 경찰서 인증샷을 자신의 SNS에 올려 일련의 사건을 '놀이'로 즐겼다고. 심은진은 "이 분은 기간이 길었고 집요했고 심지어 고소를 당했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재미로 느낀다면 그 재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도 알려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악플러는 벌금형에 수감형도 받았지만 악플을 멈추지 않고 달았다. 악플러의 어머니는 "말렸는데 방법이 없었다. 딸이 강박증이 있었다"며 대신 사죄했다.

래퍼 슬리피는 과거 유튜브를 통해 재미로 '슬리피 디스 랩 대회'를 열었지만 막상 악플과 마주하곤 괴로움을 느꼈다. 그는 "(악플) 100개 쯤 봤을 때 토할 것 같았다. 그런데 본인 등판을 하면 욕이 사라진다. 거짓된 댓글들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 대댓글을 다니 효과가 있었다"며 "연예인이 댓글을 본다고 생각하고 쓰지 않는 것 같다. 네티즌들만 볼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래퍼 콕스빌리(전 활동명 제이켠)은 "예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적이 있었는데 악플러들이 '애미 X진 XX' 등이라고 글을 달더라"고 했다. 콕스빌리는 직접 악플러를 만났고, 악플러는 "내가 쓴 것도 악플이다. 잘못했다"며 "김장훈 형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콕스빌리는 "온라인 사회에서 욕을 하면 상대방은 '내가 이상한 건가'라며 웅덩이가 생기는 것이다"라며 "악플은 지나가다가 침을 뱉고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애써 상황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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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SBS 스페셜' 방송화면 캡처


최근 게릴라로 팬들과 함께 걷기를 하고 있던 배우 김정민은 '악플러의 밤'을 개최했다. 김정민은 "인터넷상으로만 소통하니 몸의 감각이 없어졌다. 한 사람을 잔인하게 목표로 해서 상처를 줄 가칙 있는지 생각해 본다면. 조금만 사랑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정민과 함께한 호스트는 김장훈이었다. 김장훈은 "댓글을 안 본 지 20년이 됐다. 댓글을 본다고 삶을 바꿀 수가 없더라"고 전했다.

'악플러의 밤' 자리에 참석한 첫 번째 악플러는 "내가 가식적인 사람을 싫어하는데 한 연예인을 보고 '섹시한 척 X지게 한다'고 생각했다. 악플로 신고를 받았다. 마침 무료했고 심심한데 세상이 너무 평화로워서 악플을 달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악플러는 "남들 댓글 단 걸 보고 나도 비슷하게 달면서 즈긴 적이 있다", 세 번째 악플러는 "'음식물 포지션 아니냐'고 단 적이 있다. 사람들이 추천을 누르는 것에 도취된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딱히 공격할 생각이 아닌 '그냥' 악플을 달았던 것으로 입을 모았다. 악플러들은 "연예인들에게 무플보다 악플이 낫지 않냐" "판을 깔아줬으니까 놀아준 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디지털 장의사는 악플러에게 악플 삭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악플러는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되는 거냐" "제가 죽을 줄 알고 그랬겠냐" "업부 중이라 바로 지우기 힘들다" 등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박종석 정신과 전문의는 "악플러들은 정신 병리를 앓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이 팬도, 안티도 아닌데 어떤 사람이 공격 받고 있는 곳에 가서 자신의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위험한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악플은 연예인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었다. 고등학생 이가온 양은 KBS 1TV '도전 골든벨'에서 1등 주인공이 되자 악플에 시달렸다. 가온 양은 "외모 평가부터 성희롱부터 내 사상까지 말하니 너무 억울했다. 그 중에 진실인 게 하나도 없었다"며 "고소를 진행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양도 너무 많고 그걸 읽는 자체로 스트레스였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다 생각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가온 양은 '골든벨' 출연 후 1년 동안 상처 받고 있었다.

'악플러의 밤'에서는 EBS 인기캐릭터 '펭수'를 향한 악플을 한 예로 들여다 봤다. 세 악플러들은 모두 "문제 될 게 없다"고 했지만 김정민은 "'또 언제 금방 꺼질지'라는 것도 악플인 것 같다"고 짚었다. 악플러들은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악플러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김태연 변호사는 "'XX' 욕설 같은 것도 처벌 대상이 된다. 해를 거듭할 수록 폭발적으로 욕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엔 개인의 고소 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악플의 현황을 설명했다. 박종석 정신과 전문의는 "공감 능력은 있지만 악플을 달 때는 그 능력이 정지돼서 악플을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정민을 향해 "예전부터 봤는데 어릴 때부터 너무 여리고 섬세한 것 같은데 오늘 만나고 한 번 더 느꼈다. 앞으로는 진짜 한 번도 상처 안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화해를 건넸다. 나머지 악플러도 결국 이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이들은 포옹과 함께 '악플러의 밤'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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