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입문 때의 열정, 초심으로 돌아가자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9.12.16 07:00 / 조회 : 2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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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12월부터 새해 1월 초까지는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완전한 방학기간입니다. 11월 말경 단체, 개인 납회로 시즌을 마감, 휴식을 갖기 때문입니다. 겨울 골프를 즐기는 마니아들도 있지만 연말연시 한 달 보름간은 많은 이들이 골프에 관한 모든 것을 잊고 흥겨운 송년 모임과 새해 업무 준비로 바쁜 탓에 골프의 기역자도 꺼내기 힘든 실정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26년 전 일이 생각나는군요. 1993년 12월 중순 어느 날, 고교 1년 선배가 제 친구 두 명과 함께 갑자기 저녁 식사 모임을 소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깜짝 이벤트’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선배가 하는 말이 “스포츠 기자가 골프에 입문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된다. 오늘 골프 장비 일체를 준비해왔으니 이걸 가지고 내일부터 당장 연습장 등록을 하라”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선배는 골프채 풀세트를 포함한 골프백, 친구 두 명은 보스턴백과 골프화를 각각 선물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성의가 너무나 괘씸해서(^^)’ 진짜로 다음 날 집 근처 연습장에 등록하고 전격적으로 골프 입문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저녁에는 회사 일도 있고, 모임이 많으니 연습이 힘들 것 같아 8시 출근에 맞춰 골프연습장 문을 여는 새벽 5시30분 첫 타임에 레슨 등록을 했죠. 새벽 5시 30분이라! 레슨 시간에 맞추려면 집 근처라 해도 4시 50분에는 일어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거기에다 1993년 12월엔 이상 한파(寒波)가 닥쳐 새벽의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바람까지 부니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였습니다. 해외 출장 때문에 한 달 정도만 레슨을 받았는데, 평소 같으면 잠에 골아떨어질 시간에 어떻게 하루도 빠짐없이 한 달간 열심히 연습장엘 갔는지 신기하기도 합니다.

 

사회 생활할 때 (직장이든 사업이든) 힘든 일에 부닥치면 사회에 첫 발을 디딜 때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라고 말들 하죠? 골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 입문한지 26년이 넘고 나이상으로 체력이나 몰입도가 떨어질 시기이니 골프의 매력을 잊기 쉽습니다.

이럴 땐 누구나 골프 입문 때의 열정을 돌이키면 다시 힘차게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벽에 이부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그 열성과 집념, 다시 한 번 일깨워들 보십시오. 새해가 밝으면 초보자의 자세로 돌아간다는 겸허한 마음을 가진다면 골프라는 녀석이 또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한국여자프로골프를 평정하고 2008년 LPGA에 뛰어들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 1위에 올랐던 신지애(31). 그는 7년 전 일본여자프로골프에 진출, 사상 최초의 한-미-일 상금왕에 도전했으나 올 시즌 막판 부상으로 아깝게 상금 랭킹 3위에 그쳤습니다.

신지애는 초심으로 돌아가 내년에 다시 한 번 ‘3개국 상금왕 획득’을 노린다고 하니 우리도 그의 놀라운 투지를 배워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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