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X김민수 '더블 올라프', 양준혁 자선야구 '하드캐리' [★현장]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12.15 16:52 / 조회 : 6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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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분장을 하고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한 김민수.

겨울왕국이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정확히 '올라프'가 그랬다. 유희관(33·두산)이 시작이었다면 끝은 김민수(28·삼성)였다. '엘사'로 분한 김용의(34·LG)와 길리슈트를 착용하고 게임 캐릭터로 변신한 원태인(19·삼성)도 있었지만, 올라프가 압도적이었다.

양준혁야구재단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열었다. 올해도 양신팀과 종범신팀으로 나뉘어 승부를 벌였고, 치열한 타격전 끝에 양신팀이 18-16으로 승리했다.

자선대회였기에 승패는 의미가 없었다. 투수가 타석에 서고, 야수가 투수로 나서며, 우타자가 왼쪽 타석에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박찬호(24·KIA)는 마운드에 올라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투구폼을 그대로 흉내 내며 환호를 자아냈고, 강백호(20·KT)는 이정후(21·키움)와 진지한 대결을 펼친 끝에 헛스윙 삼진을 일궈낸 후 포효했다.

이영하(22·두산)는 타석에서 큼지막한 홈런을 때린 후 호쾌한 '빠던(배트 플립)'을 선보였고, '야생마' 이상훈(48)은 양신팀 마무리로 등판해 '종범신' 이종범(49)과 맞대결을 펼쳤다.

선수들의 '코스프레'도 돋보였다. 유희관이 포문을 열었다. 첫 타석부터 자신의 별명이기도 한 '올라프' 분장을 하고 나왔다. 동료들이 스프레이로 눈을 만들어주는 연출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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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프 분장을 하고 등장한 유희관(가운데).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는 등 실력도 확실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장내 아나운서가 '유희관'이라고 호명하자 벤치에서 나오지 않았다. '올라프'라고 부르자 그때 타석에 등장.

또 다른 볼거리도 제공했다. 마운드에 김하성이 있었고, 카운트 0-1에서 2구째 바깥쪽 속구에 헛스윙을 했다. 강속구에 놀란 유희관은 김하성에게 배트를 던지며 화를 냈다. 김하성은 재빨리 배트를 주워 유희관에게 돌려줬고, 포수 이정후는 눈을 뿌려주며 유희관을 달랬다. 모두가 웃었다.

김하성의 다음 공은 슬로우 볼이었다. 홈플레이트에 미치지도 못하며 바운드 되는 공. 이 공을 유희관이 쳤고, 중전안타가 됐다. 화를 낸 효과가 나온 셈이다.

올라프는 유희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김민수도 있었다. 지난해 '가오나시' 분장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김민수는 이번에는 올라프로 변신했다. 유희관이 올라프 옷을 입고 나온 반면, 김민수는 아예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형을 덮어썼다. 풀세트 장착. 유희관도 "묻혔다. 돈을 더 써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을 정도다.

'김민수 올라프'의 활약은 눈부셨다.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고, 흥겹게 뛰어나가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수비도 봤다. 런다운 플레이를 완성하기도 했다.

공격 때는 안전 조끼를 입고 교통 정리 깃발을 들고 1루 베이스 코치 자리에 섰다. 이 깃발에는 '스리피트 라인을 지켜주세요'라고 쓰여있었다. 선수들이 출루하면 눈을 뿌려주는 퍼포먼스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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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슈트를 입고 경기에 나선 원태인.

경기 도중 방송인터뷰에 임한 김민수는 "너무 힘들다. 옷이 바람이 안 통한다"면서도 "그래도 팬들께서 즐거워 해주시니 잘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숨을 몰아쉬었다.

이어 "(유)희관이 형이랑 겹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에 희관이 형이 등장할 때 '아 졌다' 싶었다. 사실 '조커' 분장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하나도 없더라. 작년에 MVP를 받았는데, 솔직히 올해도 노리고 왔다"고 더했다.

사실 코스프레는 유희관, 김민수만 한 것이 아니다. 김용의는 '엘사'로 분했다. 하늘색 드레스에 금발 가발까지 썼다. 김용의가 타석에 설 때, 수비에 있던 유희관이 달려와 안기기도 했다.

원태인은 FPS 게임의 캐릭터가 됐다. 위장복인 길리 슈트를 입고 등장한 것. 하지만 너무 시야를 가렸고,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는데, 제대로 '구멍'이 되고 말았다. 원태인도 인터뷰에서 잇달아 "잔디에 누워있으려고 했는데, 유격수로 나가게 됐다. 실책이 많아 죄송하다"고 했을 정도.

김용의와 원태인도 볼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올라프가 너무 강했다. 두 명의 올라프가 대회를 '하드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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