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룡 PD "'쌉니다 천리마마트'로 행복 전하고 싶었다"[★FULL인터뷰]

tvN 불금시리즈 '쌉니다 천리마마트' 연출 백승룡 PD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9.12.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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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룡 PD/사진제공=tvN


지상파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과 경쟁에서도 올해 tvN 불금시리즈 중 시청자들의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 낸 '쌉니다 천리마마트'. 그 뒤에 연출을 맡은 백승룡(38) PD의 끝없는 고심과 열정이 담겨 가능했다.

'쌉니다 천리마마트'(극본 김솔지, 연출 백승룡. 12부작)는 DM그룹 공식 유배지, 저품격 천라마마트를 기사회생 시키려는 점장 문석구(이동휘 분), 마트를 말아먹으려는 사장 정복동(김병철 분)의 사생결단 코믹 뺨타지 드라마다.


이번 작품에서 매회 현실 공감 에피소드를 때로 유쾌하게, 감동을 담아 풀어낸 백승룡 PD. 그간 빛날 듯 빛나지 못했던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SNL코리아' 출신(시즌2~4, 시즌9)이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시즌5~7에 조연출도 맡았던 그는 '잉여공주'(2014)에 메인 PD로 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본격적으로 넓혔다. '잉여공주'가 큰 흥행을 거두지 못했지만, 5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쌉니다 천리마마트'로 자신의 역량을 입증했다.

지난 6일 종영한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종영 후 백승룡 PD는 그동안 잔뜩 쌓였던 긴장감을 겨우 털어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시청자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시청자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백승룡 PD다. 그는 스타뉴스를 통해 작품의 뒷이야기, 시청자들의 기대하는 시즌2에 대한 생각을 모두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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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룡 PD/사진제공=tvN



-시청자들의 호응 속에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마친 소감은 어떤가.

▶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정이 들었는데, 갑자기 헤어지는 느낌이다. 허한 느낌이 크다. 배우, 스태프들도 같은 얘기를 많이 했다. 만드는 사람들도 즐거워 했고, 다들 행복하다고 했다. 함께 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편집, 스토리 전개상 남는 아쉬움은 없었는가.

▶ 해보고 싶었던 것은 다 했는데, 딱 두 가지를 못했다. 하나는 좀비, 하나는 엔딩이다. 좀비는, 할로윈 때 빠야족이 좀비로 변신하는 것이었는데 하지 못했다. 엔딩은 커튼콜이 아닌 다른 것을 해보려고 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그간 보여준 활약을 하나씩 담아보려고 했다. 연출이 쉽지 않아서 커튼콜로 마무리 했다.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허구이긴 했지만, 시청자들이 매 에피소드마다 공감하고 호응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가장들의 이야기, 가족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극중 인물들을 보면 우리였다. 그런 부분을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 같다. 스토리 전개에서는 심각한데, 심각하지 않게 풀어낸 부분도 재미있게 시청해 준 게 아닐까 싶다. 또 시청자들이 사회 혹은 회사에서 쉽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대신해 주니까 공감해준 것 같다.

-웹툰 원작이 있어서 시청자들의 우려도 있었다. 우려를 씻으려 했던 백승룡 PD의 승부수는 무엇이었는가.

▶ 빠야족의 춤이었다. 이게 약간 병맛 느낌도 있었는데, 이게 첫 회에 통하지 않으면 이후 방송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빠야족이 사랑받지 못하면, 안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빠야족에게 힘을 많이 실었다. 다행히 시청자들이 빠야족 첫 등장, 그들의 모습을 좋아해주셨다. 연출로서는 다행이었다.

-원작이 네티즌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이를 실사화(드라마) 하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 웹툰을 봤을 때 '독특한데'라는 생각이었다. 드라마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녹여보려고 했다. 그리고 원작의 좋은 구성, 캐릭터 등을 풍부하게 살려내려고 노력했다. 또 원작을 바꾸려 하지 않았고, 다른 이야기로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다.

-원작과 다르게 한 부분이 있었는가.

▶ 석구 엄마 스토리는 원작과는 조금 달랐다. 그러나 이 부분을 뭔가 크게 살려보려는 욕심은 없었다. 극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이려 했을 뿐이다. 원작을 다루는 점에 있어서 스토리를 늘리려 하지 않았다. 제가 원작과 다르게 하려고 했다면 이 작품은 원작과 완전 다른 이야기가 됐을 것이다. 뭔가 계속 첨가한다면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가지고 있는 기존 색깔을 살릴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각색도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워낙 독특했으니까. 저는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보고 나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소소한 가족, 우리들의 이야기를 봤을 때 즐거운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에 중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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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병철(사진 왼쪽)과 백승룡 PD/사진제공=tvN


-김병철, 이동휘, 그리고 극중 빠야족 등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제 말할 수 있는 캐스팅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 다들 쉽지 않았다. 김병철 배우는 속을 알 수 없었다. 제가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저는 계속 하트를 날리는데, 튕겨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미팅을 하고, 설득을 하면서 캐스팅을 할 수 있었다. 이동휘 배우의 경우 특이하게 캐스팅을 했다. 동휘 씨 동네에 직접 가서 몇 번씩 만났다. 그의 살아온 환경,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과정에서 설득을 했고, 함께 하게 됐다. 두 배우 각자 맡은 캐릭터에 완벽했다. 캐스팅은 힘들었지만 만족한다.

그리고,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캐스팅은 빠야족장이다. 최광제 배우가 맡게 됐는데, 사실 오인배 역으로 오디션을 봤었다. 근데 빠야족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최광제 배우에게는 정말 고마운 마음이다. 정말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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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빠야족의 '~뚜'로 끝나는 말투. 유행어가 됐을 정도다. 예상은 했었는가.

▶ 예상까지는 아니다. 저희가 빠야족의 언어를 두고 정말 연구를 많이 했다. 온갖 단어를 다 붙여봤다. 잘 안 나와서 빠야족(빠야족 배우들)에게 부탁을 했는데, '뚜'를 붙여왔다. 맨 마지막 말에만 붙이려 했는데, 모든 단어에 붙이는 걸로 했다. 그게 잘 통했다. '사뚜'도 그렇게 탄생했다. '사랑'에 '뚜'를 붙여 사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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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룡 PD와 배우 이동휘(사진 오른쪽)/사진제공=tvN


-빠야족 뿐만 아니라 김병철, 이동휘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두 배우의 열정은 얼마나 컸는가.

▶ 김병철 배우는 만화 속 정복동 그 자체였다. 이동휘 역시 문석구였다. 김병철은 캐릭터 연구를 정말 많이 해왔다. 제가 다 살리지 못한 게 죄송할 따름이다. 온갖 분장도 흔쾌히 해주셨다. 이번에 함께 하면서 '이 사람 진짜 배우다'는 것을 느꼈다. 이동휘는 그의 동네에서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연구를 많이 한다. 어느 작품보다 성장을 많이 했다는 느낌이다. 또 엄마 에피소드에서 많이 울었는데, 저 역시 울었다. 감동을 준 배우였다. 김병철, 이동휘 배우 외에도 많은 배우들이 허투루 찍은 신이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줬다.

-문석구의 로맨스가 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 일부 시청자들이 아쉬워 하기도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로맨스는 자연스럽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공동체,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려고 했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시즌2. 제작 확정은 되었는가.

▶ 아직은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이 있어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저도 회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시즌2의 이야기가 나올만큼 시청자들에게 받은 사랑. 원작자의 반응도 궁금하다.

▶ 첫 방송 후 매주 작가님한테 문자를 받았다. 김규삼 작가님이 행복하다고 했다. 시청률이 더 오르면 좋겠다는 얘기도 해줬다. 극에 작가님도 세 번이나 출연할 정도였고, 자신의 작품에 나오니까 좋아했다. 또 본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단독신 촬영도 했었다.

-향후 작품 활동은 어떻게 되는가.

▶ 예능이든 드라마든 주어지는 기회에 감사하고, 열심히 하겠다.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 행복한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는데, 시청자들께서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따뜻한 느낌을 전하고, 저 또한 그 느낌을 받고 싶은 게 목표였다. 다행히 시청자들도 저도 한 뜻으로 본 것 같아 다행이다. 시청자, 배우, 제작진, 작가(원작가) 등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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