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의 힘"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글로벌 주류가 됐나

연세대=공미나 기자 / 입력 : 2019.12.11 17:52 / 조회 :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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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언론학회로


"방탄소년단 현상은 미디어 산업에서 스타 팬덤 가치를 증명한 사례입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 김주옥 교수가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비주류에서 주류가 될 수 있었던 과정을 분석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11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누리관 그랜드볼룸에서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 주최로 열린 특별 세미나 'BTS 너머의 케이팝 : 미디어 기술, 창의산업 그리고 팬덤문화'에서 '방탄소년단 현상: 글로벌 스타덤, 기술적 혁신, 문화 경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김 교수는 국내에서조차 주변부였던 방탄소년단이 한국을 넘어 팝의 본고장인 미국 메인스트림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과정을 짚어냈다.

먼저 김 교수는 "한국 정부는 1990년대 초반 이후 문화 콘텐츠를 주요 수출 상품으로 규정하고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이에 대중음악 산업은 메이저 기획사 위주로 커졌고, 주요 방송사와 기획사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음악 방송에 출연하며 전략적 협업 관계를 공고히 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방탄소년단이 주류 미디어에서 소외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상대적으로 중소 기획사 들은 미디어 노출 기회 잡는데 어려웠고, 방탄소년단이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국내 미디어 노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플랫폼에 기반한 자체 콘텐츠 제작하며 해외 팬들과 연결망을 구축, 이를 통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공고한 구조를 이겨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방탄소년단은 초창기 앨범에 이 이야기를 담아내며 이는 이들의 성장 서사 주요 골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담긴 메시지와 디지털플랫폼이 낸 시너지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전 지구적 영향력은 디지털플랫폼으로 이뤄졌다"며 "한국 아이돌 그룹 성장 서사가 마이너리티 디지털 감성 세대에게 보편적 메시지로 해석, 전파됐다"고 말했다.

이를 통한 팬클럽 아미(ARMY)의 영향력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팬덤 아미는 그들의 사회·경제적 영향력 과시하며, 방탄소년단을 미국 메인 스트림으로 불러들인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최근 그래미 어워즈 후보 불발 이슈를 언급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발표된 미국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지 못했는데, 이에 현지 매체들이 방탄소년단의 성과에 주목하며 그래미의 보수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제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방탄소년단의 파급력이 가진 양면성을 이야기하며 최근 개최된 음악 시상식 '2019 멜론 뮤직 어워드'를 언급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시상식에서 37분간 무대를 펼치며 주요 부문상 8개를 휩쓸었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K팝 시스템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해외 시장 성과 바탕으로 국내 시장 산업 주변에서 중심으로 진입한 빅히트는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른 중소 기획사에게 새로운 장벽이 됐음을 시사하며, 이 시상식 콘텐츠를 유튜브 트위터로 빠르게 유통한 아미는 그래미 상징 권력이 어떻게 도전받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21세기 비틀즈'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만들어낸 아이코닉한 문화 현상에 대해 다뤘다. 방탄소년단 등장 후 K팝 관련 논의가 어떻게 발전, 확장하고 있는지 학계의 다층적인 관점에서 토의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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