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99억의 여자' 조여정, '시청자를 사로잡을 여자'가 될 듯!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9.12.06 16:07 / 조회 : 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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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흔히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첫인상을 깨기 위해서 소요되는 노력이 첫인상보다 약200배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주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첫인상으로 호감, 비호감이 결정되면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첫인상도 마찬가지로 너무도 중요하다. 시작해서 10분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바로 다른 채널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새로 시작 된 KBS 2TV 수목 드라마 '99억의 여자'는 성공적이다. 검은 양복 차림의 남자들이 돈다발을 옮기는 장면이 펼쳐지는데, 바로 그 이후에 이어지는 장면은 조여정(정서연 역)과 정웅인(홍인표 역)의 식사 장면이다. 차분하지만 우울한 모습의 조여정, 반면 웃음기 띤 얼굴로 존대말을 하면서 아내인 조여정을 무시하는 정웅인의 모습이 보여진다. 극과 극인 첫 씬과 두 번째 씬 덕분에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사 도우미 일을 하러 간 조여정에게 그 집 할머니는 뭔가 다 알고 있다는 덧 '사고 칠 년'이라는 의미심장한 얘기를 건네고, 여기서 또 다시 이어지는 장면은 그녀가 친구인 오나라 남편과 불륜관계라는 사실이다. 더욱 흥미진진한 건 정웅인이 자기 아내와 불륜관계인 이지훈(이재훈 역)에게 굽실대며 전화하는 모습이다.

어떤가? 매 신이 톱니바퀴처럼 물리면서 긴장과 궁금증의 연속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특히 이 모든 것들이 10분에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이미 10분 안에 '99억의 여자'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했다. '재미있다', '궁금하다', '대체 어떻게 저 모든 관계들이 연결될까?'하고 말이다. 이를 증명하듯 방송하자마자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1회보다 2회 시청률이 조금 더 상승한 걸 보니, 시청자들은 분명 앞으로 수목 드라마로 '99억의 여자'를 픽(pick)한 게 아닐까, 싶다. 지금 이 분위기로는 바로 전작인 '동백꽃 필 무렵'의 기록을 이어갈까 하는 기대감마저 든다.

흥미진진하면서도 탄탄한 구성의 극본과 더불어 영화 같은 연출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도록 이끌어간 일등공신은 조여정이다. 그녀의 첫 등장이 너무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단지 식탁에서 아침 먹는 모습일 뿐인데, 그녀의 얼굴 표정에서 초연하고 우울하고 말 못할 비밀이 가득하면서도 삶에 대한 자포자기하는 마음까지 품은 듯한 속마음이 단번에 느껴지면서 '저 여자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조여정의 초점이 없는 눈빛 연기 하나에 시청자들은 어느 새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영화 ‘기생충’에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전혀 다른 인물로 변신하니 더욱 놀라울 뿐이다.

'역시 조여정이구나'싶다.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한 건 그저 운이 좋아서, 영화 한 편 잘 만나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구나, 새삼스레 느꼈다는 것이다. '99억의 여자'에서 그 동안 차곡차곡 쌓아올린 그녀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주인공이라고 하기에 너무도 평범한 인물이기 때문에 행동이나 성격이 튀지 않고 조용해서 모든 걸 세밀한 표정과 내면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 그렇기에 절대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역할이다. 단지 인기 있다고, 얼굴 예쁘다고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조여정은 오목조목하니 예쁜 얼굴의 귀여운 배우에서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히 굳히며 고급스러운 배우로 거듭나면서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그 덕분에 출연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볼만한 드라마겠다'라는 무한한 신뢰까지 주었다. 그러니 그녀가 '99억의 여자'의 인기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밖에.

▫ '99억의 여자', 조여정이 나오는 순간 시선을 뗄 수 없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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