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내를 죽였다' 남는 건 배우 이시언의 얼굴 뿐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12.08 10:00 / 조회 :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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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아내를 죽였다' 포스터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로 '얼장'(얼간이장)으로 각인된 이시언이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영화 '아내를 죽였다'(감독 김하라)를 통해 진지한 모습을 선보인다.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에 오른 그의 진지한 모습은 신선했지만 영화는 아쉬움을 자아낸다.

'아내를 죽였다'는 술을 마신 뒤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채종호(이시언 분)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채종호는 친한 친구인 박진수(이주진 분)와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 곯아떨어진다. 자신의 집 문을 두드리던 소리에 잠에서 깬다. 문을 열고 보니 경찰인 최대연 경위(안내상 분)가 찾아왔다. 최대연은 채종호에게 별거 중인 아내 정미영(왕지혜 분)의 살인 용의자로 지목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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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아내를 죽였다' 스틸컷


별거하는 중이지만 아내의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채종호는 일단 도망을 친다. 자신의 머릿속에는 듬성듬성한 기억만 있을 뿐이다. 채종호는 일명 블랙아웃 상태였다. 블랙아웃이란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겨 기억이 드문드문 끊기는 현상을 뜻한다.

이시언이 연기한 채종호는 여느 회사원과 다름이 없던 평범한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런데 술이 그의 가정을 송두리째 파탄 냈다. 채종호는 자신의 가정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모든 증거의 끝은 채종호에게 쏠려있다. 채종호의 친구 박진수의 증언은 '얘가 범인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그래서 범인은 누구야?'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추리를 하게 만든다. 그러나 추리의 끝은 허무하다.

이시언은 채종호라는 인물로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 첫 주연인만큼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 보였다. 인기 절정의 예능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 촬영도 잠시 중단한 채 '나를 죽였다'에 매달렸다. 그는 채종호라는 인물을 위해 덥수룩하게 수염도 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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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아내를 죽였다' 스틸컷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본업을 하는 이시언의 연기는 진지하다. '아내를 죽였다' 러닝타임 내내 '나 혼자 산다' 속 얼장 이시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이시언의 180도 변신은 괜찮지만 그걸로 끝이다. 이시언 외에 서지영의 연기가 눈에 띈다. 뮤지컬 배우로 내공을 다진 연기는 스크린에서도 차지다.

반면 왕지혜 캐릭터인 정미영의 쓰임새가 아쉽다. 별거 중이지만 술만 마시면 자신을 찾아오는 채종호를 생각한다. 현재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과 다소 뒤떨어진다. 노래방 도우미나 집단 성폭행, 미성년자의 음주 등의 장면은 불쾌감을 안긴다.

이야기의 만듦새 역시 엉성하고 허술하다. 또 연출 자체가 불친절하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김하라 감독의 말과는 달랐다. 일상적인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결국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다. 남는 것은 본업하는 이시언의 진지한 모습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뿐이다.

12월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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