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정해인의 걸어보고서'에 대한 첫 회 시청보고서!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9.11.29 17:27 / 조회 : 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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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하길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여행이 좋다’란 의미인데, 오래 전 철학자 얘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여행전문가 한비야는 '여행은 다른 문화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국은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라고 했으니까. 맞다, 여행 참 좋다. 열 번 가도 열 번 다 설레는 것이 여행 아닌가. 하지만 바쁘게 살다보면 여행 가는 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큰맘 먹고 가야 한다. 때문에 우린 누군가의 여행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심리를 꼭 집어 공략한 것이 바로 여행 프로그램이다.


대략 10여 년 전 만 해도 여행 프로그램, 하면 교양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출연자 없이 영상만으로 세계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그야말로 기행(紀行)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불과 몇 년 전부터 연예인들이 직접 여행을 떠나면서 여행 예능이 붐을 일으키며 각 방송사, 각 채널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여행 다큐멘터리를 위축되게(?) 만들기도 했지만, 예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의 '걸어서 세계속으로'다. PD의 시선으로 세계 곳곳을 영상으로 담아 시청자에게 소개하는 전통 여행 다큐멘터리로, 시청하다 보면 어느 새 시청자가 아니라 그 속에 들어가 PD와 함께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전하는 프로그램. 그런데 여기에 배우 정해인이 PD로 나섰다. 이름하야 KBS의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다.

'걸어보고서'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PD 역할을 배우 정해인이 하는 프로그램으로, 정PD가 택한 여행지는 뉴욕이다. 실제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제작했던 현역 PD에게 여행지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고 떠난 뉴욕. 그 첫 회가 이번에 소개 되었다. 뉴욕이란 도시는 가 본 사람이야 당연히 알고,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이론(?)적으로 다 알고 있는 곳, 그만큼 유명한 곳이다. 이런 여행지를 정PD는 어떤 시선으로 어떻게 소개할까?, 궁금함 반 기대감 반을 가지고 시청한 '걸어보고서'. 이에 대한 '시청보고서'는 다음과 같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가 오직 여행지만이 초점이었다면 '걸어보고서'는 정PD 반, 여행지 반이 적절히 섞여 있었다. 이로 인해 특히 좋았던 점은 정PD의 순수한 시각이다. 전문가의 시선이 아닌 그의 순수함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확실하게 이끌어 냈다. 각종 블로그에서 보던 맛집, 그곳은 시청자들이 궁금했던 것이고, 그에 대해 가감 없이 전달하는 솔직함이 와 닿았다. 특히 현란한 미사여구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신뢰할 수 있었고, 좋다, 나쁘다, 신기하다, 힘들다, 굉장하다, 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을 꼽으라면 정해인이 배우, 즉 연예인이지만 기존의 여행 예능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기존의 여행 예능은 이미도 제작진 혹은 현지 코디네이터가 사전 조사한 장소 위주로 연예인들이 가면서 겪는 상황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담았다면, '걸어보고서'는 그야말로 리얼 다큐멘터리 형식 그대로 정PD의 의도대로 움직이기에 억지웃음을 끌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예능 버전이지만 예능보다 다큐멘터리에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 그것이 오히려 여행지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게 만들며 동시에 시청자에게 진짜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며 힐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것도 정해인과 함께.


▫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정해인과 함께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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