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근우 와서 2루 끝났네?' LG 정주현의 상처 그리고 다짐

상계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11.29 05:09 / 조회 :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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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연탄 배달 봉사 활동을 마친 뒤 만난 LG 정주현.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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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주현. /사진=뉴시스
LG의 주전 2루수는 겸손했다. 자신이 존경하던 우상과 이제 경쟁을 하게 됐지만, 정주현(29·LG)은 '베테랑' 정근우(37·LG)에게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LG 트윈스 선수단은 지난 28일 서울 노원구 상계 3, 4동에서 사랑의 연탄 배달 봉사 활동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주현도 참여해 팬들과 함께 굵은 땀을 흘리며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LG는 지난 20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정근우를 지명해 전력을 보강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2루수로 활약했던 정근우는 LG의 내야진에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류중일(56) LG 감독도 정근우에게 "세컨드(2루수) 되제?"라며 기용 의사를 밝혔다.

최근 2년 동안 LG의 붙박이 주전 2루수는 정주현이었다. 선발 2루수로 2018년 95경기, 2019년 124경기에 각각 출장했다. 무엇보다 정주현의 가장 큰 강점은 안정적인 수비다. 2018년에는 총 115경기서 15실책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129경기서 13개만 범했다.

반면 정근우는 아무래도 나이에 따른 체력 문제 및 순발력 등에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정근우가 마지막으로 2루수를 본 건 2018년 5월 31일 대전 NC전으로 내년 시즌이면 거의 2년이 다 된다. 정근우 역시 "순발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도 정주현이 주로 선발로 나서면서 정근우가 뒤를 받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정근우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 정주현은 최근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일부 팬들이 정주현을 향해 '정근우 와서 2루 인생은 끝났다'는 이야기를 한 것. 그리고 그런 댓글을 본 지인들이 정주현에게 내용을 전해줬고, 그 말들은 고스란히 아픔으로 다가왔다. 정주현은 "아직 시작한 것도 아닌데…"라면서 아픈 표정과 함께 더욱 의지를 가다듬었다.

정주현은 "내가 주전이고 아니고를 떠나, (정)근우 형은 내 우상이었다. 정말 존경하는 선배와 경쟁할 수 있어 영광이다. 내가 고3 때 2008 베이징 올림픽을 했다. 2009년 LG에서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할 때 '정근우 같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게 동경했던 선배와 경쟁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영광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경쟁'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정주현은 "경쟁도 경쟁이지만, 내가 (정)근우 형한테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 나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경쟁은 매년 해 왔고 당연한 것이다. 그 속에서, (정)근우 형이라는 존재는 나의 별이다. 근우 형의 장점을 내 것으로 꼭 만들고 싶다"며 재차 겸손한 배움의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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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주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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