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병역특례? 실질적 혜택은 면제 아닌 완화[★FOCUS]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9.11.21 14:32 / 조회 : 5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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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BBMAs(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과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무대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


톱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의 병역 특례가 다시금 화두로 떠올랐다. 이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혜택은 무엇일까.

국방부와 병무청 등 관계부처들로 구성된 병역특례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병역이행의 공정성·공익성 강화를 위한 대체복무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특히 이 개선안 중에서 예술 및 체육분야 대체 복무 제도 개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크게 2가지가 대중이 궁금해하는 핵심이었다. 바로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로 인해 촉발됐던,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 특례를 향한 비판적인 시선과 'BTS 병역특례'로 일컬어지는, K팝 가수들의 국위선양으로 인한 병역 혜택과 관련한 이슈였다.

일단 스포츠의 경우 대회 성적에 따른 누적 점수제도 등을 도입, 국위선양을 하는 선수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안을 잡은 것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듯 보인다. 문제는 예술 분야였다. 병역 특례를 순수예술이 아닌, 대중 예술까지 확대해야 하느냐에 대한 문제였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음악 매체 빌보드가 선정하는 음악 차트인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200 차트에서 3차례 1위에 등극하고 이후에도 오랜 기간 차트인에 머무르면서 방탄소년단을 향한 전 세계의 관심이 쏟아진 것은 물론 K팝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지는 데 있어서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점이 'BTS 병역특례'에 대한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분명히 논쟁의 여지도 있다. 쉽게 말해서 음원 또는 앨범의 판매량이나 라디오 등 방송 횟수 등이 순위 집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빌보드 차트 1위가 피아니스트 등 순수예술 연주가의 음악적 역량으로 대결을 펼쳐서 평가를 받는 해외 콩쿠르 대회 입상과 같은 맥락으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물론 판매량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그 아티스트의 영향력이 국위선양에 지대한 도움을 줬다면 이 역시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역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단 국방부는 "전반적인 대체복무 감축 기조,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 및 형평성을 제고 하려는 정부 기본 입장과 맞지 않아 (대중예술요원의 병역특례는) 검토에서 제외했다"라고 밝히며 "아시안게임 같은 경우는 형평성 논란이 발생했으나,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 우수 성적을 낼 경우 국민 사기 진작에 미치는 효과가 크고, 비인기 종목의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편입인정대회로 유지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행법상 만 25세~만 27세 병역 미필자는 1회에 6개월 이내, 총 2년 내 외국 여행을 할 수 있으며 최대 허가 횟수는 5회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방탄소년단에 적용하게 된다면 (생일 기준) 1992년생으로 올해 만 26세인 맏형 진과 1993년생 만 25세 슈가(올해 3월 생일이 지나 만 26세가 됐다)가 해당하고, 그리고 1994년생이자 올해 생일이 지난 RM과 제이홉도 만 25세에 진입했다.

만약 진과 슈가를 필두로 이들이 병역 문제로 인해 방탄소년단 해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스케줄이 훨씬 많아진 방탄소년단에게 완전체로 팀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건 팬들의 아쉬움은 물론이고 방탄소년단의 아티스트로서 팀 케미스트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상 병역특례와 관련한 실질적인 혜택이 무엇인지 바로 여기서 알 수 있다. 공정성과 형평성을 지키면서 국위선양에 큰 도움을 준 아티스트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외 활동을 위한 제약을 풀어주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손흥민 등 세계적으로 뛰어난 활약을 한 스포츠 선수들의 경우 해외 리그 경기 소화 및 커리어 유지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병역 문제로 인한 장기간 해외 체류의 제한이다. 특히 축구, 야구 등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국내 인기 스포츠 종목 선수들이 2년간의 병역 문제 때문에 매번 해외 진출 시점을 두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해외 프로 클럽들도 한국 선수를 영입하고 싶어도 병역 문제 때문에 계약 체결을 하는 데 주저를 하기도 한다. 손흥민 선수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때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토트넘 핫스퍼는 물론 영국 현지 언론들도 토트넘에서의 입지가 대단했던 손흥민과의 재계약 체결 시점에서 손흥민의 병역 문제가 걸린 대한민국의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 획득 여부에 적지 않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손흥민이 금메달을 획득해서 병역 특례를 받은 것의 핵심은 '대한민국에서 2년 동안 현역 군 생활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닌, '해외에서의 활동에 대한 제약에서 벗어났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러한 '제약 완화'라는 혜택을 방탄소년단에게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분명, 만약 대중예술 요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논의해볼 만한 실질적인 병역 혜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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