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 7개-블록 14개, 화끈하게 돌아온 '레이커스 쇼타임' [댄 김의 NBA 산책]

댄 김 재미저널리스트 / 입력 : 2019.11.19 14:14 / 조회 : 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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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데이비스가 18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에서 덩크슛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한동안 집 나갔던 ‘레이커스 쇼타임’이 돌아왔다. 이번엔 화끈한 ‘블록(샷) 파티’와 ‘덩크쇼 타임’으로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의 슈퍼스타 원투펀치로 중무장한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가 오랜만에 신나는 ‘쇼타임 농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펼쳐진 애틀랜타 호크스와 홈경기에서 레이커스는 첫 9분 동안 상대를 34-9로 압도하는 맹렬한 스타트를 앞세워 122-101로 낙승을 거두고 시즌 11승(2패)째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NBA 최고의 성적이자 레이커스가 마지막으로 NBA 챔피언에 올랐던 지난 2009~2010시즌(11승2패) 이후 10년 만의 최고의 스타트다.

지난 6년간 한 번도 승률 5할을 넘지 못하며 플레이오프 가뭄을 이어왔던 레이커스이기에 이런 핫한 스타트에 팬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 엄청난 프런트코트 라인업을 앞세워 상대의 기를 꺾는 엄청난 블록샷과 덩크슛을 펑펑 터뜨리고 있어 더욱 팬들을 들끓게 하고 있다.

신장 208cm인 데이비스와 드와이트 하워드, 그리고 213cm인 자베일 맥기의 빅맨 트리오가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는 데다 206cm의 키로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해내는 제임스까지 가세한 레이커스 라인업은 높이와 고공 파괴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코트사이드에서 관전한 18일 애틀랜타전에서 레이커스는 데이비스가 5개, 하워드가 3개 등 총 14개의 블록샷과 7개의 덩크슛을 터뜨리며 상대의 사기를 완전히 꺾어 놨다. 데이비스는 현재 총 38개의 블록샷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하워드도 21개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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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와이트 하워드(오른쪽)가 18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에서 블록샷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실 이번 시즌 레이커스는 압도적인 골밑 플레이에 비해 중장거리 플레이에서는 아직 상당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첫 13경기에서 레이커스의 중거리(midrange) 공격 효율성은 리그 30개 팀 가운데 27위, 3점슛 성공률은 21위로 모두 하위권이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이런 외곽에서의 약점을 가공할 파괴력의 골밑 플레이로 완벽하게 상쇄시키고 있다. 배스킷볼-레퍼런스에 따르면 레이커스는 배스킷 4피트 내에서 슈팅 시도 비율이 40.1%로 리그 3위, 성공률은 69.2%로 2위에 올라 있다. 압도적인 골밑 플레이로 외곽에서의 약점을 만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화끈한 블록샷과 덩크슛은 종종 팬들의 열기를 끌어올려 선수들의 사기와 경기의 흐름까지도 바꿔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적인 공격 효율성에서 리그 7위에 그칠 만큼 아직도 전체적인 공격의 흐름이 매끄럽게 돌아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압도적인 프런트코트 플레이가 레이커스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이들이 오펜스뿐 아니라 디펜스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면서 레이커스는 배스킷볼-레퍼런스의 디펜시브 레이팅 순위에서 1위(맥기), 4위(데이비스), 5위(하워드), 12위(제임스), 14위(알렉스 카루소), 18위(대니 그린)까지 무려 6명이 리그 톱20에 올라 있고 이것이 최고의 성적으로 직결되고 있다.

특히 레이커스는 시즌 첫 13경기에서 매 경기에 최소 1개 이상의 엄청난 알리웁(alley-oop) 덩크슛을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궈 가고 있다. 배스킷볼-레퍼런스의 시즌 덩크슛 순위를 보면 레이커스는 3명의 선수가 톱20에 올라 있다. 데이비스가 12경기에서 무려 38개의 덩크슛(알리웁 덩크 14개)을 꽂아 넣어 야니스 안테토쿤보(밀워키·40개)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 있고 30개의 맥기가 6위, 19개의 하워드가 공동 19위에 올라 있다. 톱20에 2명 이상을 올린 팀은 레이커스 외엔 애틀랜타와 브룩클린 네츠(이상 2명씩)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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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에서 패스를 하는 르브론 제임스(오른쪽). /AFPBBNews=뉴스1
이처럼 레이커스의 덩크슛이 펑펑 터지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도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는 제임스의 영향이 크다. 제임스가 천부적인 신체조건과 능력, 그리고 뛰어난 농구 두뇌와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자신 쪽으로 끌어들인 뒤 그림 같은 패스로 팀의 트리플 타워들에게 손쉬운 덩크 기회를 계속 만들어주고 있다. 현재 제임스는 림 근처 어시스트와 전체 어시스트에서 모두 압도적인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레이커스의 프랭크 보겔 감독은 애틀랜타를 상대로 7개의 덩크슛을 추가한 뒤 “우리는 대단한 로브 위협을 갖고 있다”면서 “데이비스와 제임스는 언제라도 원하기만 하면 덩크를 꽂을 수 있는 선수들이고 여기에 우리는 끊임없는 볼 이동을 통해 배스킷에서 좋은 덩크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보겔 감독의 말처럼 덩크샷이 원한다고 매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레이커스는 기회만 온다면 누구라도 점프샷보다는 덩크샷을 꽂으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블록샷으로 만들어낸 패스트 브레이크 기회에서는 거의 어김없이 덩크슛 기회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그리고 레이커스의 이런 ‘덩크슛 파티’는 ‘빅맨’들만의 독점물도 아니다. 이날 애틀랜타전에서 2쿼터 레이커스의 마지막 공격 플레이 때 가드 대니 그린(198cm)은 제임스의 3점슛이 림에 맞고 튀어 오르자 림 훨씬 위쪽까지 비호처럼 날아올라 볼을 낚아챈 뒤 엄청난 원 핸드 파워 덩크를 꽂아 넣어 경기장은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골밑 바로 밑에서 그린의 덩크를 지켜본 하워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잡고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고 경기장은 완전히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카일 쿠즈마는 “대니가? 난 정말로 그가 덩크할 수 있다는 걸 몰랐다”고 농담을 던졌고 그린은 “제길, 나도 몰랐어”라고 답해 주변의 폭소를 자아냈다.

지금 레이커스는 계속되는 블록샷과 덩크슛 퍼레이드 속에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제대로 흥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우승을 하기 전까지는 100% 컴백이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레이커스의 쇼타임이 기대보다 더 빠르게 돌아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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