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강하늘의 인생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9.11.15 16:32 / 조회 :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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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학교 다닐 때 이런 친구 꼭 있다. 매번 전교2등 하는 아이들 말이다. 이 친구들의 경우 정말 똑똑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만 늘 한 끗 차이로 2등을 한다. 물론 2등도 당연히 훌륭한 등수지만 그래도 간발의 차이로 1등을 못한 아쉬움은 살짝 남게 마련이다. 학교 등수 비유가 꼭 맞는 건 아니지만 배우 강하늘의 드라마 필모그래피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상황이 떠올랐다. 강하늘, 분명 너무나 연기 잘 하고, 매력적인 배우인데, 그가 출연한 드라마들을 살펴보면 주연은 주연인데 메인이 아닌 서브 주인공 역을 많이 맡았기 때문이다. tvN 드라마 '몬스타'에선 용준형 다음의 서브 주인공으로, SBS '상속자들'에선 이민호, 김우빈이 주인공이었으며, tvN '미생'에서는 임시완이 주인공이었고,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에서도 역시 이준기가 주연이고 강하늘은 서브 주인공이었다는 것이다.


이랬던 그, 요즘 어떤가? 절찬리에 방영 중인 KBS 최고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선 당당하게 남자 주인공의 자리를 꿰차지 않았는가. 그 동안 서브 주인공이었던 그가 이번엔 주인공이 된 것을 보면서 전교 1, 2등의 상황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특히 '동백꽃 필 무렵'에서의 강하늘은 그 어떤 드라마 주인공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어 전교2등이 1등을 역전하는 순간 마냥 짜릿하기까지 하다.

요즘 '동백꽃 필 무렵' 때문에 수요일과 목요일 밤이 즐겁다. 얼핏 보면 촌티 팍팍 나는 드라마,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너무도 따뜻하고 사랑스런 드라마, 그래서 한 번도 안 볼 순 있어도 한 번 보면 끝까지 보게 되는 드라마가 바로 ‘동백꽃 필 무렵’이다.

드라마 제목이자 여주인공인 동백이, 공효진에게 아낌 없이 사랑을 주고, 보호하는 남자 주인공 황용식, 강하늘이다. 공효진은 어릴 때 엄마에게 버려져 고아원을 전전하다가 사랑하는 남자한테 배신당해, 결국 미혼모가 되어 술집을 운영하다보니 동네 사람들 구설수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존재가 되어 자의 반, 타의 반 늘 위축되어 사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에게 강하늘이 첫눈에 반했다. 그가 맡은 용식이란 캐릭터가 어떤가 하면,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지지 못해서 크건 작건 나쁜 짓하는 녀석들이 눈에 띄는 순간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들어 다 때려잡는 인물이다. 단순, 순박, 솔직, 우직, 용맹, 충직한 그는 자기 몸 사리는 얍삽한 녀석들과는 결이 다른 우직하고 순수한 총각이란 얘기다.

그런 성정은 사랑하는 데에도 그대로 드러나 공효진을 향한 순정도 앞뒤 가리지 않고 그대로 직진이다. 그에게 밀당은 없다. 이리 저리 재는 것도 체질적으로 안 맞는다. 무조건 고(go)라는 것이다. 그런데 희한한 건 세련되고 매너 넘치는 남자 주인공과 정 반대의 인물, 투박하고 촌스러운데도 츤데레하고 섹시한 매력이 넘친다는 것이다. '그런 거유, 그랬시유'하며 코맹맹이 충청도 사투리를 팍팍 쓸 때, 기차 화통 서 너 개는 삶아 먹었을 것처럼 큰 소리 칠 때는 웬만한 개그맨보다 웃기다. 이렇게 코믹함을 기저에 깔고 단순, 우직, 순정의 옷을 덧입히니 츤데레한 매력이 더욱 넘친다. 황용식이란 캐릭터는 분명 작가가 만든 인물이지만 강하늘이 코믹한 순정남으로 재해석하며 그 매력이 더욱 배가 되었다.


그 덕분에 강하늘은 다시 보게 되었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용식이를 통해 강하늘이 '천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걸 보면 '동백꽃 필 무렵'이 핫한 요인 중에 분명 용식이 강하늘의 지분이 상당하리라 싶다. 강하늘이 '동백꽃 필 무렵'에서 당당히 메인 주인공이 되고, 여러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으니 그의 인생 드라마라고 할 수밖에.

▫ '동백꽃 필 무렵' 용식이가 오늘은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기대하게 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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