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참사' 애써 감춰왔던 한국 야구의 민낯이 드러났다 [★현장]

도쿄(일본)=박수진 기자 / 입력 : 2019.11.13 05:03 / 조회 : 1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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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만전 참패 이후 한국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여실히 드러난 한국 야구의 민낯이었다. 그동안 한 수 아래로 평가하던 대만에 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여러모로 '참사'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김경문(6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2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과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서 0-7로 참패했다. 이 패배로 한국은 슈퍼라운드 전적 2승 1패를 기록, 2020 도쿄 올림픽 직행 티켓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단순히 1패를 넘어 완전한 졸전이었다. 한국 타자들은 일본프로야구(NPB) 프로 1년차인 선발 투수 장이(25·오릭스)를 상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장이는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112구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가 나왔다.

투수 구력이 짧은 선수이기에 더욱 충격적인 결과다. 2017년 오릭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장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5.39의 기록을 남겼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이런 투수를 아예 공략도 하지 못했다.

투수들의 기량 저하도 도드라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 한국은 양현종(31·KIA)과 김광현(31·SK)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 카드가 부족하다. 양·김에 대한 의존이 너무 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4일 휴식 후 등판한 김광현이 3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하자 대회 기간 단단했던 마운드마저 한순간에 무너졌다. 올 시즌 31세이브로 리그 구원 3위인 원종현(32·NC)이 3점 홈런을 얻어맞았고 KIA 마무리 문경찬(27)도 1실점하며 9회를 깔끔하게 막아내지 못했다.

최근 KBOI리그는 이정후(21·키움)와 강백호(20·KT) 정도를 제외하면 스타급 선수가 배출되지 않을 뿐 아니라 야구장을 찾는 관중까지 줄어들어 큰 위기에 처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 최고 선수들을 추려 나선 국제대회에서 '복병' 정도로 여겨졌던 대만에 참담한 패배를 당하며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았다.

대회가 끝난 뒤라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서로 머리를 맞대 한국 야구 뿌리를 튼튼히 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국가대표 일당 인상과 FA 등록일수 보상과 같은 임시방편으로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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