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 두산을 제칠 팀은 당분간 없나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19.11.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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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들이 우승 뒤 김태형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1-9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4연승으로 통합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2016년 통합 우승 이후 3년 만의 패권 탈환이며, 한국시리즈 우승은 전신 OB 포함 1982, 1995, 2001, 2015, 2016년에 이어 6번째입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015년 부임 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차례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두산은 선수단 전체가 잘 했지만 특히 오재원(34)과 오재일(33)의 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오재원은 올 정규시즌 타율 0.164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점 차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이끌어냈습니다. 4회 1점을 추격한 두산은 5회 대거 5점을 뽑아내며 대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오재원은 5회 2사 만루 7-8, 1점 차에서 상대 투수 안우진의 초구를 노려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연결,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연장 10회초에도 선두타자로 2루타를 때리고 정진호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한 다음 2사 후 오재일의 2루타에 홈을 밟으며 결승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2차전에선 대수비로 투입된 오재원은 2점 차로 끌려가던 9회말 타석에서 결정적인 2루타를 쳐내면서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 활약에 힘입어 오재원은 3차전 선발로 나서 1안타를 추가했고, 4차전에서 3안타 3타점을 쓸어 담으며 대역전승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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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왼쪽)-오재일. /사진=OSEN
오재일은 1차전과 4차전 결승타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습니다. 오재일은 이번 시리즈에서 홈런 1개, 6타점, 타율 3할3푼3리로 활약했습니다. 기자단 투표 결과 오재일은 총 69표 가운데 36표를 얻어 26표의 박세혁을 따돌리고 MVP를 품에 안았습니다.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떠나간 후 주전포수가 된 박세혁(29)은 3차전에서 9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2볼넷을 기록했습니다. 3회초 무사 1루에서 3루타를 폭발하며 팀에 선제점을 안겼고 4-0으로 앞선 8회초 2사 3루에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1타점 중전안타를 날렸습니다. 박세혁은 3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됐습니다.

박건우(29)는 한국시리즈에서 첫 대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3차전 1-0으로 앞선 3회 초 무사 3루에서 상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초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까지 통산 한국시리즈 성적이 타율 0.176(74타수 13안타) 6타점에 그쳤고, 특히 작년에는 24타수 1안타(타율 0.042)로 극도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2차전 끝내기 적시타를 터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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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사진=OSEN
두산의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34)가 우승 후 기자들에게 “미러클 두산”이라고 말한 것처럼 두산은 그야말로 정규시즌부터 한국시리즈까지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냈습니다. 무서운 뒷심으로 9경기 차까지 벌어졌던 SK 와이번스와 간격을 좁히고 상대전적에서 앞서 정규시즌 우승을 따내고, 돌풍의 키움과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를 역전승하며 우승을 따냈습니다.

김재호에게도 올해 우승은 특별합니다. 그는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 실책을 저질러 팬들의 비난을 샀고 2018년 한국시리즈에선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1차전 4회 적시타를 쳤으며 총 11타수 4안타(0.364) 3볼넷 3타점으로 활약했습니다.

김재호는 “정규시즌 막바지에 팀이 하나가 되는 모습이 나왔다. 후배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상승세를 타는 모습을 보니 후배들에게 실망했던 게 미안해졌다.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하고 반성하게 되더라”며 “이번 한국시리즈는 이 미안한 마음을 후배들에게 갚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시리즈 내내 극적인 역전 승부를 연출한 ‘미러클 두산’을 제칠 팀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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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평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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