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충격 받은' SON 위로한 에버튼 선수들의 '품격' [★이슈]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11.04 06:11 / 조회 : 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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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고 있는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는 에버튼 선수들. /AFPBBNews=뉴스1
자신의 태클 이후 큰 부상을 입은 안드레 고메스(26)를 보며 손흥민(27·토트넘)은 누구보다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런 가운데, 오히려 에버튼 선수들은 자책하는 손흥민을 다독이며 안아주는 품격을 보여줬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튼과 2019~2020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비긴 토트넘은 3승4무4패를 마크하며 승점 13점을 기록, 리그 중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에버튼은 3승2무6패(승점 11점)로 승점 1점을 챙겼다.

이날 토트넘은 후반 18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알리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토트넘의 첫 유효 슈팅이 골로 연결된 순간이었다.

그런데 토트넘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3분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손흥민이 상대 역습을 저지하려 뒤쪽에서 안드레 고메스에게 깊숙한 태클을 시도했다. 쓰러진 고메스는 오리에와 연달아 충돌하면서 발목이 꺾이는 큰 부상을 입었다.

손흥민이 쓰러진 고메스에게 다가간 순간. 고메스가 큰 부상을 입은 걸 본 손흥민은 다소 정신이 나간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일부 에버튼 동료들은 고메스의 입에 손가락을 넣으며 기도를 확보했다. 뒤쪽에 있는 관중과 볼 보이까지 의료진을 애타게 찾았다. 손흥민도 힘겹게 의료진을 불렀다.


이후 손흥민은 머리에 계속 두 손을 갖다 댄 채 근처를 맴돌며 자책했다. 얼굴을 감싸 쥔 채 허리를 굽혔고, 그런 손흥민을 향해 센크 토순(28·터키)과 에버튼 골키퍼 조던 픽포드(25·잉글랜드)가 달려와 다독이며 위로했다.

앞서 고메스의 팔꿈치에 맞아 쓰러졌던 손흥민이었다. 비록 자신의 동료를 향해 보복성으로도 볼 수 있는 거친 태클을 범했지만, 그 누구도 손흥민을 향해 뭐라 하는 에버튼 선수는 없었다. 오히려 손흥민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을 생각해 다가가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계속해서 손흥민은 큰 충격을 받은 듯 어쩔 줄 몰라 했고, 결국 퇴장 판정을 받은 뒤 머리를 계속 감싸 쥔 채로 피치를 빠져나갔다.

이후 경기가 재개됐다. 에버튼 선수들은 토트넘 선수들을 향해 특별히 보복성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후반 추가시간 8분 앞서 손흥민을 가장 많이 다독였던 토순이 헤더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동점골 이후에도 토트넘을 향해 어떤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에버튼 선수들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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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머리를 감싸쥐며 고메스의 부상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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