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고척 참사 야구대표팀, 첫 경기 호주전 이겨야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19.11.02 08:00 / 조회 : 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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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의 김경문(오른쪽)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 /사진=OSEN
야구 대표팀이 2년만에 국제대회를 갖습니다. 그것도 올림픽 예선입니다. 한국은 야구가 올림픽에서 치러진 11년 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우승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2020년 도쿄 올림픽은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10월 대학선수 위주로 제2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3·4위전에서 중국에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 세계예선 자력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한국은 예선 중국전에서 연장 승부치기로 패한 데 이어 슈퍼라운드에서 대만, 일본에 차례로 져 결승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달 20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3·4위전에서도 중국에 6-8로 역전패를 당하며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대만과 중국은 세계예선 참가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오는 6일 시작하는 프리미어12 예선 C조 경기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립니다. 이번 대표팀은 11년 전 올림픽에서 우승한 김경문 감독의 지휘 아래 프로야구 정예 선수들을 선정해 지난 달 11일부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은 8일까지 사흘 동안 호주, 캐나다, 쿠바와 차례대로 대결합니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일본 지바에서 치르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합니다.

 

한국 야구는 2017년 3월 고척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에서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과 한 조에 묶였고 1승2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당시 사령탑은 김인식 감독이었습니다.

첫 경기 이스라엘에 연장 10회 끝에 1-2로 패하고,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네덜란드에는 0-5로 완패했습니다. 이미 예선 탈락이 확정된 후에야 대만을 상대로 연장 끝에 11-8, 대회 1승을 올렸습니다.

 

당시 대표팀 주전 포수는 양의지였습니다. 그는 "첫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 2017 WBC에서도 이스라엘에 패하면서 모든 게 어긋났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첫 경기(호주전)에 대비해 많은 걸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현재는 고척돔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에야 전원이 모인 것입니다. 프리미어 12까지 8일 동안 전원 훈련을 하는 셈입니다. 한국시리즈를 마친 두산 베어스 7명, 키움 히어로즈 5명이 가세한 대표팀은 그동안 인원이 부족해 정상적인 공·수 훈련 등에 제약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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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푸에르토리코와 1차 평가전에서 5회 김재환의 홈런이 터지자 대표팀 동료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OSEN
한편 '복병'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이스라엘은 10월 22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유럽-아프리카 대륙 예선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11-1로 꺾었습니다.

네덜란드, 체코, 스페인, 이탈리아, 남아공까지 총 6개국이 다툰 유럽-아프리카 대륙 예선에서 최종 4승1패로 1위를 기록한 이스라엘은 개최국 일본 외에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국가입니다. 체코에 일격을 당해 1경기를 내줬지만, 나머지 팀들을 상대로는 수월하게 승리했습니다. 유럽 최강팀으로 불리는 네덜란드까지 격파했습니다.

 

지난해까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었던 메이저리거 출신의 대니 발렌시아(35)가 이번 이스라엘 대표팀의 일원으로 맹활약했습니다. 미국 국적인 발렌시아는 유대계 혈통이라 이스라엘 대표팀으로 뛸 수 있었습니다. 발렌시아를 비롯해 블레이크 게일런(34·전 LA 다저스) 등 전직 메이저리거와 마이너리거들이 여럿 포함됐습니다.

이스라엘 대표팀은 대다수가 미국에서 태어나 야구를 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부모, 조부모가 유대계 혈통이면 이스라엘 대표팀으로 뛸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는 슬로모 리페츠(30)입니다. 2017년 고척돔에서 열린 WBC에도 참가했던 투수 리페츠는 당시 이스라엘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본토에서 나고 자란 선수입니다.

 

이번 예선에서 이스라엘의 '에이스'로 활약한 투수 조이 와그먼(28)은 현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고 있고, 발렌시아와 게일런 등은 전직 빅리거들입니다. 발렌시아는 남아공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현재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거포입니다. 일본도 이스라엘을 주시하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은 총 6개국이 본선에 참가합니다. 개최국 일본, 그리고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에서 아메리카와 아시아·오세아니아에 각각 2라운드 진출 팀 중 순위가 가장 높은 팀에 1장씩의 출전권이 주어집니다. 유럽·아프리카 예선에서는 이스라엘이 확보했고. 나머지 2장은 아메리카예선 1장, 그리고 패자부활전 성격을 담은 세계예선 1장입니다.

 

한국이 프리미어12에서 올림픽 티켓 획득에 실패하고 대만이 확보할 경우, 세계예선이 올림픽 출전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고척돔 예선 첫 경기에서 반드시 호주를 꺾어야 합니다. 그리고 만만치 않은 캐나다, 쿠바와도 상대해야 합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베어스의 우승에 힘을 보탠 우완 투수 이영하(올 정규시즌 29경기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가 시속 150㎞의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구사하는데 양현종(KIA), 김광현(SK) 등 선발진보다는 뒤를 받치는 불펜의 첫 번째 선수로 투입할 예정입니다.

 

김 감독은 "2일 푸에르토리코와 2차 평가전에선 박종훈(SK)이 3이닝 이내로 선발로 나서고 불펜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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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평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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