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놀라운 토요일', 주말 버라이어티의 tvN적 해석!

/사진=tvN

특정한 행동 양식이나 사상 따위가 일시적으로 많은 사람의 추종을 받아서 널리 퍼지는 것, 또는 어떠한 것에 대한 사회적 동조 현상이나 경향을 일컬어 유행이라고 한다. 어떤 분야든 유행이 한 번 시작되면 그것이 곧 대세가 되고, 그것에 따르지 않으면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 마냥 느껴질 정도로 사회 전체를 휩쓸고 지나간다.


이러한 유행은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어느 때는 모든 방송사마다 토크쇼가 붐을 일으키다가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슈가 되고, 그러다가 육아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그 다음엔 관찰 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매번 바뀐다. 최근 tvN의 '놀라운 토요일'(이하 '놀토')’을 보면서 방송 프로그램의 '유행'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놀토'와 '유행'이 대체 무슨 연관이 있길래?, 궁금하시리라. 왜 그런지 차근차근 설명하면 '놀토'의 장르부터 살펴봐야 한다. 이 프로그램은 주말 버라이어티에 속한다.

주말 버라이어티라는 200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시청률은 물론 당시 가장 핫하다는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하다보니 방송 프로그램 편성에서 주로 황금 시간대인 주말 저녁에 방영되어 오락성 짙은 내용으로 제작되었다. MBC '동거동락', '천생연분'이나 SBS '기쁜 우리 토요일', 'X-맨', KBS '슈퍼선데이' 등을 떠올리면 주말 버라이어티라는 장르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의 유행이 변하듯 방송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어느 순간부터 주말 버라이어티 장르는 점점 사장되기 시작했다. 주말 버라이어티가 기억 속에서 잊혀진 지 근 10년, 그러다 다시 탄생한 '놀토'는 반가운 한편 신기하기까지 했다. 어찌 보면 뜬금없다, 싶을 정도로 유행하는 방송 프로그램과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유행을 선두하는 것도 어렵지만, 유행을 거스르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관찰예능'이나 '여행', '먹방' 프로그램이 요즘인 시점에 갑자기 주말 버라이어티를 시작했다는 건 모 아니면 도일 수 있다. 나팔바지가 유행할 때 스키니 바지를 입으면 아무리 예뻐도 어색할 때가 있지 않은가. 방송 역시 그렇다는 얘기다. '놀토' 역시 대세의 흐름과 달라서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에 어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놀토'는 과거의 주말 버라이어티 분위기를 벗어난 tvN 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돋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주말 버라이어티는 주로 게임 위주의 내용이었다. 게임이라는 큰 형식을 놓고 그 안에서 연예인들의 춤, 노래 등의 장기대결이 펼쳐지는 것은 필수로 들어가는 내용이었다. 이랬던 주말 버라이어티에 익숙해진 세대들에게 '놀토'는 처음엔 다소 어색했다. 중앙 무대를 두고 벌어졌던 춤, 노래 등의 장기도 없고, '당연하지' 식의 게임도 없고, 게다가 연예인 출연자들끼리의 남녀 러브라인도 없어서 좀 밋밋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놀토'만의 매력이 드러난다. 최근의 트렌드인 먹방과 1인 크리에이티브를 결합시켜 먹방 유투버 햇님이와 연예인들이 음식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대결 종목(?) 역시 과거와 차별화를 시켰다. 과거 운동회 형식의 게임들을 단계별로 다양하게 펼쳤다면 '놀토'는 노래 가사 받아쓰기라는 간단한 게임으로 말이다. 이러한 심플함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마치 반복되는 곡조로 중독시키는 후크송처럼. 연예인들의 개인기에 기대지 않고 오직 게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출연자들도, 매회 바뀌는 게스트들도, 여기에 시청자들까지 하나가 되어 '받쓰'에 몰입하는 효과를 낳았다. tvN이라는 젊은 채널 이미지답게 주말 버라이어티 역시 젊게 해석한 듯하다. 잊혀졌던 장르를 오랜만에 재기해서 놀라웠던 토요일은 여러모로 놀래키고 있다.

'놀라운 토요일' 단순한 게임에 덩달아 중독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