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야 하나" 정지석이 밝힌 2연패의 '충격' [★현장]

장충=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11.01 05:45 / 조회 :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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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지석./사진=KOVO
"'군대를 가야 하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팀의 연패 탈출에 앞장선 대한항공 정지석(24)이 오랜만에 환하게 웃었다. 안도의 한숨도 내쉬었다.

대한항공은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우리카드와의 경기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8, 26-24)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2연패 탈출과 함께 삼성화재를 제치고 단독 3위로 점프했다.

이날 정지석의 노력은 수치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8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블로킹과 서브로도 각각 2점씩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66.67%를 기록했다.

승리가 확정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2연패 기간 동안 마음고생했던 부분도 털어놓았다. 정지석은 "팀 분위기가 박살이 날 정도로 안 좋았다"고 솔직하게 밝힌 뒤 "어제(30일) (곽)승석이 형과 '공 하나하나 아껴서 정성스럽게 배구를 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긴장감은 마치 챔피언결정전보다 더 심했다. 그는 "오랜만에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테크니컬 타임에 물을 마시면서는 손이 떨리더라.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 같아서 '괜찮아 괜찮아' 서로 격려를 하면서 했는데 과정을 떠나 시원하게 이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이날 정지석은 이를 악물었다. 팀이 2연패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개막 2연승의 기쁨은 온데 간데 사라졌다. 다른 팀은 의아해 할 수 있으나 우승후보 대한항공에게는 2연패가 큰 충격이었다. 주축 선수인 정지석의 고민은 클 수 밖에 없었다.

정지석은 "경기에 패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처음으로 '이번 시즌을 마치면 군대에 가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걱정이 많았다"면서 "모든 것이 하기 싫었다. 하기 싫은데 내가 해야 되는 일이니 비디오도 많이 보고 운동량도 늘렸다. 안되니깐 뭐라도 해야겠다 싶더라. 조금이라도 더 해야 얻는 게 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박기원 감독의 무한한 신뢰도 정지석이 활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정지석은 "경기 전 (박기원) 감독님께서 너무 움츠러들어있다. 리액션을 더 과하게 하라고 하셨다. 또 '범실 허가해 줄게, 마음 놓고 때려 봐라'고 하셨다. 감독님께서 무한신뢰를 주시면 선수로서도 그만큼 편할 수가 없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셔서 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박상현 감독도 제자들의 활약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잘 추스려서 준비를 잘했다. 오늘 선수들한테 뭐라고 이야기할 부분은 없는 것 같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가는 경기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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