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가' 임수향 "어렵게 시작해 시청률 10%..성취감 커"[★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11.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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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배우 임수향(29)이 필모그래피에 방점을 찍었다. 임수향은 MBN 수목드라마 '우아한 가(家)'에서 전형성을 탈피한 재벌가 후계자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고, 종편이 나오기 힘든 최고시청률 8.5%(MBN·드라맥스 도합 10.1%,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로 우아하게 막을 내렸다. 그가 맡은 MC 그룹 외동딸 모석희는 불의에 먼저 나서서 소리치고 응징하는 '걸크러시' 캐릭터였다. 살인, 비리, 음모 등이 포착되면 자신의 일가 사람이라도 거침없이 처단했다. 이 현실의 체증을 뚫은 매력적인 히로인은 악의 중심인 MC 그룹 오너리스크 헤드 한제국와 최후 대립했다.

'우아한 가'는 재벌가의 숨은 비밀과 이를 둘러싼 오너리스크(사주 일가의 일탈이 일으키는 손해) 팀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임수향은 극중 MC 그룹 외동딸 모석희 역을 맡아 연기했다. 모석희는 15년 전 살인사건으로 엄마를 잃은 후 변호사 허윤도(이장우 분)와 만나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갔다. 이 과정에서 모석희는 MC가의 추악한 모습을 자체 폭로했고, 모석희의 엄마를 죽인 건 그가 믿었던 MC그룹 장남 모완수(이규한 분)였음이 밝혀졌다.


이에 허윤도 친모 임순(조경숙 분)의 살해 누명은 벗겨졌고, 악의 중심인 오너리스크 헤드 한제국(배종옥 분)은 징역 4년형으로 처벌됐다. 모왕표 회장(전국환 분)의 손녀가 아닌 딸임이 밝혀지면서 모석희는 허윤도와 핑크빛 미래를 설계하는 엔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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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우아한 가'가 휘몰아치는 전개와 마지막 대반전으로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종영했다.


▶드라마를 너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생각지도 못한 큰 사랑을 받아서 감개무량하다. 석희란 캐릭터도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마지막회 시청률이 MBN과 드라맥스 도합 10%를 넘겼다. 희망하던 시청률에 도달했는데.

▶처음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땐 3% 시청률만 나와도 대박일 거라 생각했는데, 마지막회에서 10%가 넘었으면 좋겠단 얘기가 나왔다. 실제로도 그렇게 됐는데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굉장히 행운이었던 것 같다. '우아한 가'가 나에겐 당첨된 느낌으로, 행운으로 다가왔다. 작품이 잘 되려면 연출, 극본, 배우들의 연기 3박자가 잘 맞아야 하는데 이 작품이 그랬던 것 같다. 수목 밤 11시대에 방송을 해서 어려움도 있었는데 어렵게 시작해서 성취감이 컸다. 배우들도 나중엔 신나서 촬영을 했다.

-마지막회에선 한제국이 징역 4년만 선고받았고, 모석희와 허윤도가 커플로 성사되며 이야기가 마무리 됐다.

▶나는 더 통쾌한 권선징악을 바랐지만 결말이 현실적으로 그려진 것 같다. 현실적으로 한제국과 같은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4년 형밖에 안 받는다고 하더라. 우리 드라마가 막장이지만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셨던 건,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반영돼서인 것 같다. 마지막에 석희가 변호사 시험을 쳤는데 못 붙었다고 하는 점도 현실적이어서 좋았다. 윤도에게 먼저 프러포즈 하는 모습도 그렇고 키스신 때도 석희가 더 리드를 했다. 이번 드라마는 '걸크러시'적인 면이 있어서 시청자들이 석희를 좋아해주신 것 같다.

-'우아한 가'가 방영 초반엔 시청자들에게 주목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어떤 점에서 작품에 매료됐나?

▶캐릭터와 대본이 좋았다. 나는 작품을 선택할 때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 안에서 가장 재미있고 좋은 캐릭터를 보려 한다. 고민이 되기도 했는데 요즘 시청자들은 재미가 있으면 어떻게든 찾아서 본다고 하더라. 우리가 잘 만들면 찾아봐 주시겠다고 생각했다.

-'우아한 가'에선 재벌가의 막장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우아한 가'는 막장이지만 잘 보면 현실과 굉장히 잘 맞닿아 있다. 현실적인 걸 잘 풍자했고 전개도 빨랐다. 요즘 시청자들은 전개가 빠른 걸 좋아하는데, 현실도 답답한데 드라마도 답답하면 싫지 않을까. 거기에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면도 좋아해주신 것 같다. 캐릭터들이 모두 세지만 살아있었는데, 선배님들과 배우들이 다 잘 표현해주셔서 입체감있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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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한동안 남성 캐릭터 중심의 작품이 많았던 반면, '우아한 가'는 여성 주체적 드라마로서 돋보였다.

▶여성이 주체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작품이 예전엔 많이 없었다. 그런데 요즘엔 여성이 끌고 가는 작품이 많아졌다. 전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도 그런 결이었던 것 같다. 석희란 캐릭터가 그동안의 여자 주인공과는 아예 다른 성향이어서 좋았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여성 캐릭터였고, 두 여성 캐릭터가 대립해서 극을 끌고 간 게 좋았다.

-MC 그룹 외동딸 모석희는 뛰어난 미모에 섹시한 뇌를 자랑하면서 불량하지만 결국 정의로운 입체적 인물이었다.

▶내가 평소에는 용기내서 하지 못했던 말들이나 행동들을 석희는 시원시원하게 했다. 석희는 상처가 많고 콤플렉스도 많지만 이겨내고 화가 나는대로 분출해버렸다. 석희는 하나로 단정짓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할아버지와 있을 땐 착한 손녀였다가 또라이였다가 옳은 말도 하고 철이 없기도 해서 종잡을 수 없었다. 장면마다 다른 사람처럼 연기했고 한 포인트로 어떻게 이을지를 고민했다. 사실 인간은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나. 나 또한 그렇다. 연기할 때 어려웠던 점은 전개가 빨라서 감정선을 잃지 않고 갖고 가는 것이었다. 말과 행동이 세서 비호감으로 보일까봐도 걱정했다.

-모석희 속에 임수향의 실제 모습은 어느 정도가 투영됐을까.

▶어떤 부분에선 내 모습이 나와 있다. 가령 장난을 치고 편하게 하는 모습이 그렇다. 석희가 모든 사람과 싸우는 모습에선 나와 같다는 생각을 안했지만, 석희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인데 나도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

-'우아한 가' 종영 후엔 어떤 시간을 보냈나.

▶태국 화보 촬영을 다녀와서 강아지들과 시간을 보냈다. 하루는 강아지 펜션을 갔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안하고 미드만 봤다. 그랬더니 몸이 아프더라. 나는 일하는 게 체질에 맞는 것 같다.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가.

-모석희 캐릭터에서 빠져나왔나.

▶요즘 미드를 많이 보고 있는데, '가십걸' '브레이킹 배드'에 빠져있다. 내가 인물들에 동화돼 있는 것 같다. TV를 바꾸고 넷플릭스 세계에 빠진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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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주먹쥐고 소림사' '로맨스 패키지' '미추리 8-1000' '나 혼자 산다' '한끼줍쇼' '뭉쳐야 뜬다' 등 예능 출연도 많았다.

▶감사하게도 예능 분야에서 섭외 문의가 많이 와주시는데 회사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나에게도 한계가 없는 본능이 있다. 솔직하다면 솔직한 것 같고 예능이 재미있다. 이전까지는 사연 많고 센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서 임수향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지금은 '나'라는 사람으로 많이 봐주시는데 예능 덕인 것 같다.

-MC 욕심은 없을까.

▶내가 게스트로 나갈 때는 내가 뭘해도 MC가 내 모습을 이끌어 내주는데, 내가 MC를 해보니 그게 쉽지 않더라. 왜 강호동, 유재석이 훌륭한지 알았다. 예능을 하면서 많이 배웠는데 계속 그 분야에 대해 도전하고 싶다.

-어느덧 서른살 여배우다. 결혼과 일에 대해 생각해 볼 법하다.

▶나는 아직 일이 더 좋은 것 같다. 연애는 아무도 모르게 하긴 한다.(웃음) 지금은 남자친구가 없는데 앞으로도 기왕이면 조용히 만나고 싶다.

-현재 임수향의 이상형은?

▶과거엔 외형을 봤지만 지금은 자상한 사람이 좋다. 나를 잘 챙겨주는 사람이 좋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매력을 보는 것 같고 이젠 느낌이 좋아야 하는 것 같다. 나를 심쿵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잘 맞아떨어질 때 만나는 것 같다. 연애도 타이밍인 것 같다. 매력도 있으면 좋겠다.

-현재 배우일에 만족하며 일하고 있는가.

▶연예계 생활이 힘들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되게 감사하다. 배우라는 직업이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언제 재벌이 돼보고 헝가리 다리에서 뛰어내려보고 남자와 싸워볼 수 있겠나. 다양한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있다. 평소에도 TV 보는 걸 좋아하는데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좋다. 하면 할수록 이 직업이 더 좋은 것 같다. 지금도 과도기이지만 굉장히 힘들었을 때가 있다. 처음 데뷔하고 나에게 더 행복한 직업이 있으면 전향해보자고도 생각해봤다. 그땐 현실과 이상이 달랐던 것 같다. 성공한 분들만 보고서 데뷔했을 땐 힘들다는 걸 몰랐던 것 같다. 지금은 일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현장도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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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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