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리그 평준화에 기여했다?' 우스갯말이 아니었네 [★두산V6 ②]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10.31 13:56 / 조회 : 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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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마운드에서 기념 단체 셀카를 찍는 두산 선수단.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4연승으로 누르고 통산 6번째 한국시리즈(KS) 챔피언에 올랐다. 2015년부터 5시즌 모두 KS에 진출해 우승 3번, 준우승 2번을 차지했다. 이제 2010년대 후반 KBO리그는 명실상부한 '두산 왕조'의 시대로 남게 됐다. 스타뉴스는 2년 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정상 복귀에 성공한 두산의 우승 뒷얘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스포츠부


① "야, 져도 괜찮아!" 보크 트라우마 배영수에게... 김태형의 '부담 삭제' 리더십

② '두산이 리그 평준화에 기여했다?' 우스갯말이 아니었네

두산 주장 오재원(34)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후배들을 보며 뒤로 빼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동료들이 몇 년간 봐왔다. 그래서 나를 믿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내가 우길 때도 많고 때로는 독단적으로 한다. 하지만 그래도 많이 믿어주는 것 같다. 우리 동료들은 누가 나서거나 말거나 그런 것 없이 한 가족처럼 지내기 때문에 따로 리더십이 특별히 필요없는 것 같다."


야수 쪽에 오재원이 있다면, 투수 쪽에서는 배영수(38)가 중심을 잡았다. 배영수는 "시즌 중반에 어린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길래 내가 나서서 좀 세게 말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두산은 린드블럼(32)이 20승(3패), 이영하(22)가 17승(4패), 유희관(33)이 11승(8패), 후랭코프(31)와 이용찬(30)이 각각 9승(8패)과 7승(10패)을 따내며 선발 마운드를 책임졌다.

KBO 리그 역대 최고 대우(3년 총액 28억원)로 재계약한 김태형(52) 두산 감독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두산은 어려서부터 보면 뭔가 끈끈하게 있는 것 같다. 선배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걸 그대로 하다 보니 그게 전통으로 전해지는 것 같다. 선수들이 잘 하니까 뚝심이 있다고 한다. 선배들이 혼낼 때에는 엄하게 혼을 냈다. 그러다가 다독일 때에는 잘 어루만졌다. 난 절대 선수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터치하지 않는다. 훈련 중에도 주장 오재원이 선수들을 소집하면 그냥 지켜볼 뿐이다."

주장을 중심으로 한 선수들 사이의 끈끈함, 그리고 그 끈끈함 속에서 나오는 뚝심. 어쩌면 이것이 두산 야구가 강한 비결이 아닐까. 우승의 주역은 당연히 선수들이다. 김태형 감독은 늘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 선수들이 잘 한 것"이라면서 매번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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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이 김태형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런 두산에도 위기는 있었다. 매년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하나둘씩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2018 시즌에 앞서 미국 무대서 복귀한 FA 김현수(31)가 '한지붕 라이벌' LG로 이적했고, 민병헌(32)은 롯데로 팀을 옮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32)가 NC로 이적했다.

LG와 NC는 나란히 지난해 5강 탈락의 아픔을 딛고 올해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두산에서 대형 스타들이 타 팀으로 이적하면서 팀간 전력 차가 줄어든 것 아닌가. 두산이야말로 리그 평준화에 기여한 것 아닌가"라는 농담 섞인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비록 핵심 선수들이 떠났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나와 그들의 빈자리를 메웠다. 김현수가 떠나자 김재환(31)이, 민병헌이 떠나자 박건우(29)가, 양의지가 떠나자 박세혁(29)이 각각 완벽한 주전으로 도약했다. 이른바 두산의 '화수분 야구'였다.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두산 선수단은 이미 '우승 DNA'를 보유하고 있었다. 비록 2017년과 2018년에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2년 간 실패는 오히려 약이 됐다. 그리고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경험 측면에서도 한 수 위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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