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의 눈물 "거만하다는 오해? 빚 갚아야 했었다" [★인터뷰]

부산=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10.28 05:30 / 조회 : 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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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사진=KLPGA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눈물의 소감을 전했다.

고진영은 27일 부산 기장군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 밸리·레이크 코스(파72·6726야드)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마친 뒤 올해의 선수를 확정했다.

한국 선수가 LPGA투어 올해의 선수를 받은 건 2013년 박인비(31·KB금융그룹), 2017년 공동 수상한 박성현(26·솔레어)과 유소연(29·메디힐)에 이어 네 번째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는 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문을 연 뒤 "그래도 고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올해의 선수라는 큰 상을 확정지어 행복하다"고 미소를 보였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지만 힘들었을 때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는 "10살에 골프를 시작했는데 사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을 때다. 부모님께서 맞벌이하시면서 내 뒷바라지를 했다"면서 "재정적 어려움으로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을 할 때마다 신기하게 주변 도움을 받았다"고 힘들게 어려웠던 시절 얘기를 꺼냈다.

그렇게 얻은 빚은 고진영이 앞으로 달려나가야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고진영은 "20살 때 프로가 됐을 때 부모님께서 진 빚이 많았다. 내가 갚아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 5승, 6승 할 때까지도 빚이 없어지지 않았다"면서 "그 때문에 (거만하다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다"고 말하며 울컥했다.

고진영은 "한국에서 뛸 때 한 번도 1인자였던 적이 없었다"면서 "신인 땐 김효주와 백규정, 2년차 땐 전인지, 3년차 때는 박성현에 밀렸다. 하지만 한 번도 그걸 의식할 틈이 없었다. 빚을 갚아야만 하는 생각에 힘든 줄 모르고 했던 것 같다. 나를 더 단련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올해의 선수상 외에도 시즌 상금, 평균타수, 레이스 투 CME 글로브 부문서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받고 싶다는 평균타수 1위상 베어트로피다. 하지만 아니카 소렌스탐이 가지고 있는 평균타수 68타 기록은 깨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대해 고진영은 "올해 평균타수 68타가 안 된다면 내년에 평균 67타 치면 된다. 올해만 골프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올해도 아직 기회가 있다"면서 "기록을 깨고 베어트로피 타면 좋겠지만 안 깬다 해도 똑같은 베어트로피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태극기가 그려진 야디지북 커버를 들고 다녀 화제가 되는 등 애국심이 투철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고진영은 "애국심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일이다. 많은 분들이 이것에 감동 받으실 줄 몰랐다"고 웃은 뒤 "야디지북은 캐디가 선물한 것이다. 자랑스럽게 들고 다닌다. 난 한국이 좋다. 다시 태어나고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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