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하려고요" 챔피언 두산, '송성문 막말'을 돌아보며 [★비하인드]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10.28 05:10 / 조회 : 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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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세혁(왼쪽)이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 후 투수 배영수와 끌어안고 있다. /사진=뉴스1
"저희는 그냥 웃어넘겼던 것 같아요."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23)의 '막말 도발'은 오히려 제 발등을 찍었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불쾌할 만한 트래시 토크에 실력으로 답했다.

두산 베어스가 압도적인 실력 차이를 과시하며 2019 KBO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서 키움 히어로즈를 4승 무패, 셧아웃으로 물리쳤다.

도발의 피해자 격인 박세혁(29)과 김재호(34)는 맹활약을 펼쳐 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박세혁은 "이해해 줄 수 있다"고 돌아봤고 김재호도 "웃어넘겼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1차전이 끝나고 송성문의 막말 영상이 공개되면서 한국시리즈는 이른바 '송성문 시리즈'로 돌변했다.

송성문은 22일 잠실 1차전 도중 더그아웃에서 상대를 비하하는 '막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송성문은 "팔꿈치 인대 나갔다", "2년 재활" 등 상대 선수 부상 이력을 조롱했다. 뿐만 아니라 "자동문이야, 최신식 자동문", "1500만 짜리야"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

햄스트링을 다쳤던 김재호와 도루 저지가 약한 포수 박세혁을 겨냥한 것으로 보였다.

결국 송성문은 KBO 리그규정에 따라 '엄중경고' 징계를 받았다. 두산 팬들은 송성문이 타석에 설 때마다 집중 야유를 퍼부었다.

공교롭게 키움이 이런 경기 외적인 잡음에 시달리면서 시리즈 분위기도 급격하게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두산은 3-5로 뒤지던 2차전을 끝내기 역전승으로 장식한 뒤 3, 4차전까지 집어삼켰다.

반대로 키움 송성문은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면서도 팀의 상승세를 이끌지 못했다. 논란 이후 송성문은 화끈한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필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왔던 송성문이 자중하면서 키움도 기세를 뜨겁게 달구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얻은 게 하나도 없는 도발이었다.

박세혁은 시리즈 MVP급 미친 경기력을 뽐냈다. 4경기 12타수 5안타 4타점, OPS 1.200을 기록했다. 김재호도 승부처마다 영양가 만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4경기 11타수 4안타 3타점, OPS 0.897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들은 우승 후 막말 도발이 혹시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나란히 고개를 저었다.

먼저 김재호는 쿨하게 돌아봤다. 김재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웃어 넘겼다"면서 "매우 개인적인 일이다. 우리가 해야 할 것들에 집중했다. 거기에 신경 쓰면 오히려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세혁 또한 "(송성문이)나중에 철이 들면 다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굳이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본인이 뉘우치고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죄송하다고 인사라도 하겠죠. 그때는 이해할 수 있어요"라 담담하게 답했다. 이어서 "그런 것들 보다는 오로지 우승을 목표로 시리즈에 들어왔다. 우리가 하나가 돼 3년 만에 우승했다는 점이 기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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