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가' 배종옥 "한제국으로 '제2의 전성기' 맞았죠"[★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10.22 15:04 / 조회 : 2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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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종옥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배종옥(55)이 자신도 자신한 '인생작'을 만났다. MBN 수목드라마 '우아한 가(家)'에선 수많은 인물들이 재벌가의 욕망, 혹은 정의를 그리는 가운데, 배종옥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오너리스크 톱 팀의 '헤드'로 그 중심에서 활약했다.

데뷔 때부터 드라마 '여자의 방' '목욕탕집 남자들' '원지동 블루스' '욕망의 바다' '거짓말' 등 대부분의 작품에서 자유분방한 현대 여성상을 선보였던 배종옥은 대한민국 '차도녀 1호' 배우다. 그런 그가 사회의 유리천장을 뚫고 재벌가도 꼼짝못할 오너리스크로 또 한번의 '걸크러시'를 펼쳤다. 당초 남자 역할이었던 한제국이 배종옥을 통해 '여성'으로 설정됐고, '우아한 가'는 8.5% 시청률로 MB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지난 17일 종영했다.

'우아한 가'는 재벌가의 숨은 비밀과 이를 둘러싼 오너리스크(사주 일가의 일탈이 일으키는 손해) 팀의 이야기를 다루는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15년 전 살인사건으로 엄마를 잃은 재벌가 상속녀 모석희(임수향 분)와 돈 되면 다하는 변두리 삼류 변호사(허윤도 분)가 만나 그날의 진실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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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종옥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우아한 가'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평 속에 종영했다.

▶처음 우리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기대밖에 있었지만 나는 한제국이란 캐릭터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 남들이 하는 재벌가 이야기가 MBN에서 먹힐까 싶었다. 그런데 한철수 감독도 알고 있었고 한제국이란 인물이 해보고 싶었다. 관심 없던 드라마가 갑자기 대중의 관심을 받으니 뭔가 더 이룬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제국은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었다.

▶남자의 세계에 여자가 들어가는 설정이 새롭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 나이 또래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별로 없는데 한제국이란 캐릭터가 나오기는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 사실 내가 되게 피곤해 있었다. 작년 10월 연극을 하고 있었고, 드라마 '지정생존자', 영화 '킹메이커'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매니저에게 용기를 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해보게 됐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안 했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한제국은 원래 남자 캐릭터 아니었나.

▶원래 남자 역할이었는데 캐스팅이 바뀌면서 작가가 이름도 바꾸고 대사 톤도 바꾼다 했는데 내가 그대로 두라 하고 남자 톤 그대로 연기했다.

-한제국으로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있다.

▶원래 나는 도시적 이미지가 있어서 여성 팬이 많았다.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당하는 울분을 말해주는 역할을 많이 했다. 캐릭터를 설정하면서 샤우팅을 하는 게 옳은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고 요즘 경향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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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종옥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첫 회 2.7%로 시작해 마지막회 8.5%로 MBN 역대 최고 시청률을 자랑했다.

▶우리에겐 기적과 같은 일이다. 처음 제작발표회를 할 때 이장우가 4.5%를 바랐는데 진짜 넘었다. 10%를 바라니 꿈만 같은 일이다. 시청률이 오르다 보니 현장 분위기도 활기차졌다. 예전에 했던 드라마 중에 '바보 같은 사랑'이 첫 회 시청률 1.4%가 나온 적이 있다. 애국가 시청률이어서 '멘붕'이었는데 2회 때 2.8% 시청률이 나왔다. 그때 경쟁 드라마가 '허준'이었는데 결국 나중엔 인생드라마라 불리면서 시청률이 잘 나왔고 내가 상도 받고 매니아들에게 아직도 회자되는 작품이 됐다. '우아한 가'도 괄목할 만한 작품이 된 게 나에게 의미가 있다. 한제국은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캐릭터다.

-후배 배우 이장우, 임수향과 주요 호흡을 맞췄다.

▶요즘엔 후배들이 연기를 더 잘하는 것 같다. 요즘 후배들은 연기를 안 하듯이 자연스럽게 하는데 캐릭터 느낌을 잘 만들어낸다. 그들이 하는 게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연기인 것 같다.

-이번작품을 통해 또 한 번의 '리즈'를 맞았다는 얘기도 있다.

▶다이어트를 일부러 한 건 아닌데 힘들어서 살이 빠졌다. 원래 체중에서 2kg이 빠졌는데 옷 핏도 잘 맞고 예쁘게 나오는 것 같았다.(웃음)

-한제국의 중성적인 스타일도 눈길을 끌었다.

▶수트를 몸에 타이트하게 맞췄고 한제국의 캐릭터를 살리도록 했다. 안에는 블라우스에서 다른 매치를 줬다. 과거 신에선 면 남방을 입고 현재 신에선 실키한 옷을 입었다. 남성적이지만 여성성을 잃지 말자고 생각하기도 했다. 흰머리도 검게 할 수 있는데, 한제국이 법조계에 있다가 MC에 간 지 15년이 됐으면 내 나이 또래의 연륜을 표현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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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종옥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결말은 어떻게 봤나.

▶결말에 대해 작가님은 산고의 고통을 느꼈을 거다. 풀리지 않은 사건들이 많았고 한제국의 이야기를 마무리를 해야 했다. 마무리가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우아한 가'가 배종옥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오래 연기를 하다보면 기본만 해도 잘 하는 것으로 보일 터다. 이렇게 나에 대해 이슈가 된다는 것은 나에게 '제2의 전성기'가 찾아든다는 것이다. 하나의 일을 오래 하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때가 온다. 나도 전환되는 계기가 됐고 오래 하다보면 어쩔 수없이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내 연기에 대한 목표를 다시 생각한다. 한제국은 나에게 새로운 열정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였다. 이 캐릭터를 통해 내가 변화할 수 있다는 계기를 가졌다는 게 굉장히 기쁘다.

-배종옥을 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는데. 드라마 위주의 활동을 한 이유가 있을까.

▶사실 우리나라에선 성적인 느낌의 여배우를 원했다. 나는 옷 벗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드라마에 집중을 했던 것 같다.

-배종옥을 예능에서도 보기 힘들다. 평소 모습은 어떤가.

▶일상에선 작품 끝나고 여행을 많이 간다. 운동하고 영화보고 책 읽고 지인들 만나는 게 일상이고 극장에 가서 혼자 영화를 많이 본다. 외화에서 배우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많이 보고 나도 나이를 들어가는데 어떻게 변화를 할까 생각한다. 과한 시술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에겐 영화를 보는 게 재미이자 공부다. 일상적인 룩은 내가 옷에도 관심이 많아서 독특한 것도 많이 입는다. 드라마에선 아줌마 역할도 많이 하고 개인적인 얘길 잘 안 하니까 나의 색깔이 잘 안 보였던 것 같다. 나는 과하지 않은 반짝이, 과하지 않은 꽃무늬를 좋아하고 심플하면서 포인트 있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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