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스페셜 2019-그렇게살다', '노인 빈곤' 세대 넘어 필요한 논제[종합]

여의도=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10.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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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PD, 배우 정동환, 주석태 /사진=KBS


'그렇게 살다'가 대한민국 '고령 빈곤' 문제를 뼈아프게 담았다. 이 작품은 고령의 기성세대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모두 공감할 '대한민국의 팍팍한 삶'을 필요한 논제로 꺼냈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KBS 2TV 'KBS 드라마스페셜 2019' 네 번째 작품 '그렇게 살다'(극본 최자원, 연출 김신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김신일 PD, 배우 정동환, 주석태가 참석했다.

매해 다수의 단막극을 선보이고 있는 KBS는 올해, 지난 9월 27일부터 다양한 소재와 장르로 또 다른 단막극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그렇게 살다'는 올해 네 번째 단막극으로, 수년째 노인 빈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답지 않은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를 그렸다.

2018년 제31회 KBS TV드라마 단막극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그렇게 살다'는 선을 넘어선 선택에 놓인 노인 최성억(정동환 분)의 이야기를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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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PD /사진=KBS


김신일 PD는 "우리 작품은 2018년 단막극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전직 강력계 반장이 퇴직한 이후 삶의 위기에 처한 채 부인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김 PD는 고령화 사회를 주제로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소재가 '노인 빈곤'이긴 하지만 여러 세대가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다. 그렇게 산다'는 제목을 잘 봐 달라. 주석태가 마지막으로 하는 대사 중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며 "젊은 세대들이 나만 어렵게 사는 게 아니고 노인 분들도 힘들게 사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의 삶이 녹록치 않다. 그런데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모든 세대가 힘들다. 정치적인 문제, 복지 문제 등 '신구'(新舊)의 문제가 많이 생기고 있고 서로의 세대를 비난하고 있다"며 "우리 드라마는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 PD는 정동환과 주석태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부인을 정말로 사랑하는 호감형의 60대를 원해 정동환을 섭외했다"며 "주석태는 악역으로 검증된 배우다. 지능성의 악역을 보여줬는데 상황을 스트레스성으로 모는 악역을 이번에 보여줬다. 재미있는 악역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로 쫓아가는 신이 많은데 그 에너지가 생각하던 대로 잘 표현된 것 같다"고 두 배우의 호흡을 극찬했다. 정동환은 "처음 보는 배우도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분들에게 나를 맡기면 나를 잘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배우들이 연기를 하며 나에게 미안해하던데, 더 힘 있게 괴롭히는 게 나에게 좋은 연기였다"고 말했다. 주석태 또한 "선생님께서 우리 아버지와 나이가 비슷하다. 정말 최고이시고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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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동환 /사진=KBS


정동환은 극중 인생의 황혼기에 삶의 궁지에 내몰린 노인 최성억 역을 맡아 연기했다. 최성억은 강력계 형사로 청렴결백하게 40년 일한 후 경감으로 퇴직했지만, 현재는 치매인 아내를 돌보며 생계를 꾸려야 하는 인물이다.

정동환은 "이런 작품을 하면 내 영혼을 때리기 때문에 내가 나오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최성억은 '나'만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될 것이다.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했기 때문에 내 모습, 내 생각, 내 목소리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께 부탁을 했는데 주변에서 '못 보던 얼굴을 봤다'는 말을 들어 감사했다"고 촬영 후일담을 언급했다.

캐릭터 표현이 쉽지 않았다는 그는 "수많은 주변 인물을 만나며 상황이 벌어지는데, 너무나 좋은 배우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줘서 내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정동환은 "나는 항상 연기를 잘 한다고 살아왔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주변의 힘으로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엔 계산을 많이 하고 연기를 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오히려 아무 생각을 안하고 연기하려 했다. 그래서 다른 분들과 연기 하기에 편했고 그게 맞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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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동환, 주석태 /사진=KBS


주석태는 최성억과 만나게 되는 전과 9범의 박용구로 분했다. 주석태는 "나도 대본을 받고 참 먹먹했다. 우리 옆에서도 볼 수 있는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대본을 보고 작가님이 우리집에 왔다간 줄 알았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뤘다. 박용구는 실제로 어떤 자극을 줄 수 있을까 싶어서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악역을 선보인 주석태는 "이성과 욕구의 균형이 깨지면 악인에 접근이 되더라. 이번 박용구 역도 연기를 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며 "내가 학교 다닐 때 레포트를 쓰면 정동환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쓸 정도로 존경했는데, 감독님이 현장에서 비참하게 세게 연기를 해달라고 하더라. 비뚤어지도록 균형을 깨는 게 힘들었다.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PD는 "'노인 빈곤' 이야기를 다루지만 형식적으론 '스릴러'다. 스릴감 있게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그렇게 살다'는 18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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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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