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석 대표 "'비정상회담' 회당 50만원, 생계비하라고.."(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61)비엔비엔터테인먼트 이호석 대표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9.10.16 10:30 / 조회 : 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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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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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비엔터테인먼트 이호석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자유롭게 춤추듯 순간을 살았다. 처음엔 광고대행사로 일을 시작했고, 우연한 기회로 한국에 정착해 활동하려는 외국 연예인들을 알게 되면서 매니지먼트 업무를 도맡게 됐다. 마음 맞는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다 보니 어느덧 이태원에서 클럽도 운영하고, 루프탑 바도 차렸다. 이런저런 이유로 남미(南美)를 상대로 무역업도 시작했다. 비엔비엔터테인먼트 이호석(39) 대표의 이야기다.

"이 모든 일이 계획에 없던 일"이라는 이 대표는 "돌아보면 정말 신기하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사실 버겁긴 해요. 사업자도 너무 많고 이것저것 일 처리할 것도 많아 정신이 없어요. 그래도 행복해요. 초등학교 때를 떠올려보면 사람들이 장래희망을 그렇게 물어봤어요. 어떻게 살지는 안 궁금해 하죠. 저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저 만큼은 제가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좋은 기억을 나눌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이 대표가 진행하는 여러 사업들 가운데 단연 주목할 만한 것은 외국 연예인들과 함께하는 매니지먼트 사업이다. 그가 2011년 설립한 비엔비엔터테인먼트는 줄리안, 로빈, 브루노, 파비앙, 블레어, 일리야 등 한국에서 왕성히 활동 중인 외국 연예인들의 소속사다. 대부분은 2017년 인기리에 종영한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이 대표와 이들은 과연 어떻게 인연이 된 걸까. 그가 운영하는 루프탑 바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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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비엔터테인먼트 이호석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외국 연예인 전문 매니지먼트 사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광고대행사로 해외에서 가전 박람회 일을 7년 정도 했어요. 제품에 대해 설명하는 프리랜서로 외국인들을 구해야 했는데, 그중에 한 친구가 한국에서 일하면서 정착할 수 있게 좀 도와달라고 하더라고요.

한국에 살려고 하는 외국인들 대부분이 사기를 당한 경험을 갖고 있더라고요. 그 친구들은 한국에 살고 싶으니까 비자가 있어야 하고, 비자가 있으려면 누군가가 계약서를 써야 하는데, 계약서를 쓰면 사기를 당하는 상황이 반복된 거죠.

'믿을 만한 외국 모델 에이전시가 없다, 매니지먼트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제 이름이 그들 사이에서 알려지게 됐고, '미녀들의 수다'에 나왔던 브로닌을 도와준 뒤로는 너도나도 연락을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렇게 인연이 닿은 외국인들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게 된거네요?

▶네. 공교롭게도 제가 운이 좋았나 봐요. 1년 반~2년 정도가 지난 후에 JTBC에서 외국인들을 모으고 있다는 얘기가 들렸어요. 제가 외국인 친구들의 인생을 책임져 주겠다는 건 거짓말이고, 그들 인생에서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친구는 되어 줄 수 있겠더라고요. '비정상회담'이 잘 될 거라 기대도 안 했고요.

그때 당시 회당 출연료가 50만 원이었어요. 한 달에 200만 원이면 그들에겐 큰돈이었죠. 그래서 생활비라도 벌 수 있도록 방송에 내보냈어요. 그중 몇 친구가 잘 됐고 연예인처럼 돼 버린 거예요. 그 뒤로는 외국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당시 외국인 매니지먼트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은 저희밖에 없어서 엉겁결에 방송 연예계에 진출하게 됐어요.

-소속 연예인들이 갑작스레 스타가 된 거네요. 당시엔 정말 바빴겠어요.

▶네. 이쯤 되니까 세상이 우리를 집중하는 상황이 됐어요. '비정상회담' 할 땐 하루에 전화를 200통 넘게 받았어요. 새벽 6시 정도에 집을 나서면, 다음날 새벽 2시에 돌아오는 일상이 반복됐죠.

-이 일을 해보니까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음…매니지먼트를 하는 어떤 사람에겐 이게 비즈니스일지 모르겠는데, 이 친구들에겐 인생이더라고요. 저는 비즈니스를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 소통하고 싶었어요. '비정상회담' 할 때 '이 인기가 얼마나 갈까' 생각해 본 적 있는데 1~2년 가더라고요. 거품 같은 거였죠. 무엇보다 10시간 이상 떨어진 나라에서 언어도 문화도 생김새도 다른 이 친구들을 만난 게 제겐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에요.

누구나 언젠가는 다 헤어지잖아요. 제가 이 친구들에게 충실히 대하는 것은 서로 잘 헤어지기 위함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 친구들이 훗날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에 있던 기억을 떠올렸을 때, 그 기억 안에 제가 묻어있다면 그게 더 짜릿하고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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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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