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사진=요아킴 베리스트룀 주 북한 스웨덴 대사 트위터 캡처 |
손흥민(오른쪽)이 경기 중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37위)은 15일 오후 5시 30분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축구 대표팀(FIFA 랭킹 113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앞서 2연승을 달렸던 한국은 2승 1무(승점 7점)를 기록하게 됐다. 북한 역시 2승 1무(승점 7점)의 성적을 거뒀으나, 골득실에서 앞선 한국(득실차 +10)이 조 1위, 북한(득실차 +3)이 2위에 각각 자리했다. 한국과 북한의 역대 상대 전적은 7승9무1패가 됐다.
역사적인 남북전의 TV 생중계가 불발된 가운데, 경기 상황은 평양 현지에 파견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로부터 메일을 통해 국내에 있는 협회 관계자를 거친 뒤 언론사로 전달됐다.
특히 전반 20분 협회 관계자는 "득점 없이 경기는 50:50으로 팽팽하다"면서 "선수들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있다. 한 차례 충돌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경기감독관이 안전요원을 대기시켰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TV 생중계가 없으니 어떤 상황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고, 어떻게 양 팀 선수단이 충돌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러다 경기가 끝난 뒤 요아킴 베리스트룀 주 북한 스웨덴 대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남북전 사진 및 영상을 공개했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한국과 북한의 국가가 연주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한국의 애국가가 평양에 울려 퍼지고 있다. 희망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전한 뒤 "북한 국가가 연주되자 인민군들은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버그스트룀 대사는 양 팀 간 신경전 영상도 공개했다. 버그스트룀 대사는 "아이들 앞에서 싸우면 안 되는데! 아 그러고 보니 이곳에는 아무도 없지. 남북전을 보며 감정이 고조되지만 관중석은 텅 비어 있네"라며 감상에 젖은 글을 남겼다.
영상 속에서 골키퍼를 제외한 한국과 북한의 필드플레이어 전원이 한 데 엉켜 있다. 심판진은 이들을 말리고 있다. 이 모습을 북한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터치 라인 근처까지 나와 지켜보고 있다. 북한 선수단에 둘러싸인 손흥민이 중재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행히 더 큰 불상사는 없었다. 손흥민과 리용직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사태는 마무리됐다.
한국과 북한의 신경전이 끝난 뒤 손흥민(빨간색 원 왼쪽)과 리용직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요아킴 베리스트룀 주 북한 스웨덴 대사 트위터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