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결산] 화제·관객수 줄었지만 다양성·내실에 집중 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10.12 07:00 / 조회 :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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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풍경/사진=김휘선 기자


3일 개막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2일 오후 7시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폐막식과 김희애 주연 폐막작 '윤희에게' 상영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다. 85개국 299편을 상영한 올해 영화제는 재도약의 원년을 기약한다는 당초 목표처럼 영화와 관객에 집중, 본령에 충실했다. 매진 행렬에 관객이 적극 참여하는 여러 행사들이 줄이었지만 지난해보다 관객은 소폭 줄었다.


그럼에도 올해는 영화제가 태동한 부산 남포동 일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로 주력한 게 주효했다. 남포동에서 4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커뮤니티 비프'는 다양한 행사들로 관객의 적극 참여를 유도했다. 춤추고 노래하면서 영화를 보는 싱어롱, 술 마시며 영화 보는 취생몽사 등이 호평을 받았다. 시민과 관객의 힘으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모양새다.

아시안필름마켓도 지난해보다 많은 바이어와 셀러들이 참여했다. E-IP마켓에 대한 관심도 한층 커졌다.

다만 매진 행렬이 이어지긴 했지만 화제작과 화제는 적었다. 화제작이 적은 건, 좋은 작품이 부족했다기보다는 화제성이 있는 작품들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한 프로그래밍 탓이 크다. 이에 따라 관객수도 소폭 줄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에 난민 소녀를 앞세워 공연을 할 만큼, 차별 반대와 소수자의 다양성에 주목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라인업 기자회견에서 사회적인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메이저 영화제에서 더 다뤄야 한다고 밝힐 정도로 이번 영화제 목표 중 하나였다. 퀴어 영화도 폐막작인 '윤희에게'를 비롯해 15편이며, 299편 중 다큐멘터리가 10% 가량인 30편일 정도로 다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기에 올해 영화제 색깔을 더 드러내기 위해서 이런 영화들을 더 전면에 내세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막작과 폐막작이 바뀐 것 같다는 지적이 영화제 초반부터 흘러나온 이유다. 논란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 같다.

월드 프리미어(전세계 첫 상영)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자국을 제외한 전세계 첫상영)에 대한 고집도 올해 영화제에서 화제가 적었던 이유다. 전양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밝혔듯이 당초 올 영화제는 반(反) 아베를 표방한 일본영화 '신문기자'를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으로 고려했다. 일본 영화사와 감독, 배우들도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신문기자'가 뉴욕의 작은 영화제에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를 했다는 이유로 초청작에서 제외했다. 부산영화제는 '신문기자' 초청 불발이 못내 아쉬웠는지, 라인업 기자회견 배포 자료에도 올해 일본영화에는 '신문기자' 같은 작품이 적었다고 설명까지 했다.

유명 배우들과 감독들 참여가 올해 영화제에 적은 것도 월드 프리미어 원칙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그간 부산영화제에선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으로 그해 한국영화 화제작들을 대거 초청해 관객들과 만남을 주선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월드 프리미어 영화들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면서 상업영화보다는 독립영화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여느 해 같으면 10월 개봉하는 한국 상업영화 상당수가 부산영화제에서 홍보하는 행사를 열었겠지만, 올해는 그런 행사들이 전무 하다시피 했다.

분명 월드 프리미어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국제영화제로서 위상을 드러내는 지표 중 하나다. 그렇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금의 위상을 갖게 된 데는 한국영화계와 윈윈 전략이 큰 도움을 줬다. 운영의 묘가 보다 필요했다.

영화와 관객에 집중하는 영화제의 본령을 지키는 한편 재도약을 위해선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서 화제를 모아야 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안게 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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