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넬 "태국 작업, 많은 영감 받은 시간"[★FULL인터뷰]

공미나 기자 / 입력 : 2019.10.10 10:30 / 조회 : 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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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밴드 넬(보컬 김종완, 기타 이재경, 베이스 이정훈, 드럼 정재원)이 정규 8집 'COLORS IN BLACK'으로 돌아왔다. 신곡은 지난해 발매한 EP 이후 1년 만이지만, 정규 앨범으로는 7집 'C' 이후로 3년 2개월 만이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넬은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이번 앨범은 다른 앨범보다 유독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넬의 이번 앨범 공개가 이토록 설레는 이유는 이번 앨범은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 넬은 작업을 위해 올 초 태국으로 떠나 현지 스튜디오에서 한 달간 숙식하며 음악을 만들어갔다.

앨범은 애당초 'COLORS IN BLACK'이 아닌 'BLACK'으로만 이름을 붙이려 했다. 또 이름처럼 조금 더 어둡고 우울한 정서를 담을 예정이었다. 김종완은 앨범 작업에 앞서 멤버들에게 "이번 앨범은 굉장히 어두운 앨범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종완은 "7집 'C'를 발매하고 한 1년 정도 개인적으로 슬픈 일을 많이 겪었다. 그러다 보니 독기가 많이 쌓였다"며 "이런저런 회사 일, 음악 신, 개인적인 것까지 생각을 많이 하면서, 생각하기 싫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런 걸 표현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감정이 담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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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김종완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하지만 태국에서의 작업이 앨범 방향을 바꾸는 데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태국에서 온종일 음악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앨범이 암흑 같은 슬픔보다 조금 더 다채로운 색깔의 감정들을 담아낼 수 있었다.

"태국에서는 정말 아침 9시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저녁까지 작업만 했어요. 오랜만에 순수하게 음악만 생각했던 시간을 가졌죠. 멤버들과 같이 음악 얘기를 하다 보니 꼭 그렇게 어두움만 있는 앨범은 아니겠구나. 긍정적인 걸 담은 앨범은 아니지만 슬픔, 좌절, 우울에도 여러 색깔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새로운 곳에서 작업하다 보니 느낄 수 있던 것 같아요."(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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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이재경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타이틀 곡 '오분 뒤에 봐'는 어느 순간부터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을 떠올리며 쓴 곡이다. 감성적인 가사가 섬세하고 몽환적인 사운드와 만나 넬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주일에 3~4번을 만나던 친구들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언젠가부터 자연스레 한 달에 한 번, 이제는 서너 달에 한 번. 그렇게 만나는 횟수가 줄더라고요. 이제 우리 나이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인데.(웃음) 서로를 볼 수 있는 날이 몇 번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순간 씁쓸하고 두려워지면서, 안타깝기도 했죠. 곡이 나쁜 내용이 아니라 '만나자'는 내용을 담았는데도 슬프게 다가오더라고요. 아마 지금 사회생활을 하는 분들이라면 많이 공감할 것 같아요."(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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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이정훈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넬의 음악색을 대변하는 키워드를 떠올리자면 몽환, 슬픔, 어두움 등이 있다. 한마디로 우울한 정서를 베이스로 삼고 있지만 어쩐지 이번 앨범은 분위기가 미세하게 다르다. '오분 뒤에 봐'는 쓸쓸하면서도 결국에는 오랜 친구에게 '만나자'며 다가서는 태도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완은 과거와 지금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어떤 상황이나 감정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어요. 자연스러운 시간에 따른 변화일지, 중간에 한 번 의식적으로 변화를 한 건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스스로 인정하기 힘든 게 많았어요. 세상 탓도 하고 주변 탓도 하고. 지금도 안 그런 건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한 것 같아요. 'slip away' 앨범 이후로 일어날 일들은 뭐가 됐든 일어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내가 이걸 거부하거나 화를 내거나 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고 느꼈죠."(김종완)

그러면서 김종완은 이전 앨범을 지금과 비교하며 "어둡다기보다는 치기 어리고 전투적인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예전엔 노래를 만들고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라고 깨닫고 요즘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많이 생각하고 나서 음악에 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지금처럼 작업하는 게 더 힘들다"며 음악은 개인 상황따라 다르게 들린다. 뭐가 됐든 저희 음악이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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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정재원 /사진제공=스페이스보헤미안


피지컬 앨범이 아닌 음원으로 음악을 소비하면서 점차 정규 앨범을 내는 뮤지션들이 드물어졌다. 그럼에도 치열한 고민을 담아 만든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넬은 그 안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열심히 만든 만큼 "정규를 내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다르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 곡에 하나의 주제를 담을 수 있지만 여러 가지 감정들은 담기 힘들어요. 때문에 싱글은 주제를 모아서 하나의 큰 무언가를 만들 수가 없죠. 그래서 정규 앨범에 대한 갈망이 무의식적으로 있었던 것 같아요. 스토리가 있는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김종완)

이번 작업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는 넬은 "저희끼리 얘기는 매년 가자고 얘기했다"며 앞으로도 해외에 나가서 음악 작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예전에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막에 스튜디오 짓고 없앴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환경이 주는 영감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저희도 앞으로 그런 식으로 작업하지 않을까요."(이재경)

마지막으로 넬은 새 앨범에 대한 자신감과 작은 바람을 전했다.

"오랜만에 앨범이 나왔는데 정말 열심히 작업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결과물이 그만큼 좋은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들으시는 분들 마음에 들었으면 해요. 그리고 항상 많이 하는 얘기지만 모두가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런 노래가 안 나올 만큼 여유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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