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강남. /사진=LG트윈스 |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키움 히어로즈의 드라마틱한 역전승으로 끝났지만 LG 트윈스로서는 주전 포수 유강남(27)의 뚜렷한 성장세를 확인한 경기였다. LG가 이겼다면 수훈선수는 차우찬과 유강남 배터리가 될 예정이었지만 아쉬움을 삼켰다.
유강남은 이날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타석에서는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마스크를 쓰고는 안정적인 블로킹과 투수 리드를 보여줬다. 특히 폭포수처럼 떨어졌던 차우찬의 커브를 단 1개도 빠뜨리지 않은 블로킹이 홈런보다도 돋보였다.
유강남은 올 시즌 9이닝 당 뒤로 빠뜨린 공(폭투+포일) 0.576개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인 0.434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2경기에 1번 꼴로 폭투 혹은 포일이 나온 셈이다. 하지만 유강남은 포스트시즌 3경기(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1, 2차전)를 치르는 동안 2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하나의 공도 흘리지 않았다.
LG 유강남. /사진=LG트윈스 |
2차전엔 3-1로 쫓긴 6회말 2사 2, 3루서 박병호를 상대하는 모습은 유강남의 레벨 업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자 유강남 차우찬 배터리는 집요하게 커브로만 승부했다. 유인구 2개가 홈플레이트 앞에서 튀겨 아찔한 상황이 왔지만 유강남은 온몸으로 막았다. 주자가 3루에 있어 떨어지는 변화구를 마음 놓고 던지기 어려울 법도 했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2볼에서 또다시 커브를 선택, 기어코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6회 수비를 마친 뒤 7회초 타석에서는 솔로 홈런까지 때렸다. 8회말 샌즈와 승부에선 풀카운트서 몸쪽 패스트볼을 주문해 삼진을 빼앗는 대범함도 뽐냈다.
유강남은 아직까지 '공격형포수'라는 이미지다. 유강남은 평소 이 표현에 대해 "수비를 못한다는 뜻이지 않느냐"며 마냥 좋아하지만은 않았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수비에서도 유강남이 또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