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경고, 잘 봤지?" 르브론-앤서니 첫 호흡에 흥분한 레이커스 [댄 김의 NBA 산책]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9.10.08 14:43 / 조회 : 1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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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왼쪽)와 앤서니 데이비스. /AFPBBNews=뉴스1
르브론 제임스(35)와 앤서니 데이비스(26), 가공할 원투펀치로 ‘핵무장’한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가 지난 주말 드디어 첫 선을 보였다.

지난 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벌어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레이커스는 제임스와 데이비스, 슈퍼스타 투톱 듀오를 처음으로 공식경기에서 선보였다.

전반에 나란히 18분씩을 뛰면서 데이비스는 22득점과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제임스는 15득점과 8어시스트, 3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다. 이들은 하프타임에 샤워를 한 뒤 후반엔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레이커스는 이날 새 홈구장 개장 기념 경기를 치른 디펜딩 서부지구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를 123-101로 가볍게 제압했다.

지난 4월 레이커스 구단 사장직에서 사임한 레이커스의 전설 매직 존슨은 경기 도중 트위터를 통해 “지금 막 르브론과 앤서니가 1쿼터에 엄청난 쇼를 펼치는 것을 봤다”면서 “나머지 NBA는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프리시즌 첫 경기로 사실상 스크리미지(연습경기)에 불과했던 경기를 갖고 반응이 너무 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트위터를 내보낸 건 존슨 말고도 또 있었다. 바로 레이커스 팀 공식 트위터였다. 레이커스는 경기 직후 팀 공식 트위터를 통해 경기 스코어와 함께 “이걸로 (사전) 경고를 받은 것으로 생각하라”는 대담한 메시지를 내보냈다.

물론 이 트윗은 레이커스 프론트 오피스나 코칭스태프, 선수들과는 무관하게 구단의 소셜 미디어 담당직원이 흥분해 즉흥적으로 내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른 팀들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이런 메시지는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위험성이 큰 행동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사실상 연습경기인 프리시즌 개막전을 치르고 나서 내보낼 메시지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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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데이비스. /AFPBBNews=뉴스1
하지만 레이커스는 물론 존슨까지도 평소 같으면 생각할 수 없는 이런 종류의 메시지를 내보낸 것에서 이번 시즌 팀에 대한 기대와 흥분의 정도가 얼마 만큼인지를 엿볼 수 있다. 구단 역사상 초유인 6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깊은 늪에 빠져 있는 레이커스가 얼마나 절박하게 이번 시즌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르브론과 앤서니가 힘을 합쳐 처음으로 상대한 팀이 지난 5년 연속 서부지구 챔피언인 골든스테이트였고 이날 경기가 14억달러를 투입해 건립한 골든스테이트의 새 홈구장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레이커스 팬들과 관계자들의 흥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레이커스가 올 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분위기는 구단 안팎에서 쉽게 감지된다. 대부분 팀들은 특히 프리시즌 첫 경기에선 팀의 스타들을 벤치에 앉혀두거나 잠깐 팬들에게 선보인 뒤 롤 플레이어들이 그동안 트레이닝 캠프에서 연습했던 플레이들을 시험하는 것으로 보내곤 한다.

하지만 이날 레이커스는 달랐다. 경기 시작부터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며 ‘진지하게’ 나섰고 최소한 전반까진 마치 플레이오프 경기처럼 전력을 다해 뛰었다. 심지어 르브론도 이날 경기가 보통의 프리시즌 경기와는 대하는 태도부터 달랐음을 인정했다.

그는 경기 후 “오늘 밤엔 다소 긴장이 됐다. 속이 조금 울렁거렸고 흥분되기도 했으며 긴장도 느껴졌다”면서 “전혀 프리시즌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우리 팀이 향상될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오늘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올해로 리그 16년차를 맞는 백전노장 베테랑이자 NBA 최고 슈퍼스타인 르브론이 프리시즌 경기를 앞두고 이런 흥분과 긴장감을 느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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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오른쪽). /AFPBBNews=뉴스1
르브론이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은 그가 너무나 오랜만에 공식 경기에 나섰다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르브론은 레이커스에서 맞은 첫 해인 지난 시즌을 부상으로 조기 마감했고 레이커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NBA 2년차였던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없는 오프시즌을 보냈다. 즉 바꿔 말하면 르브론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정말 오프시즌을 푹 쉬었다는 것이다.

사실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탓에 르브론은 지난 3월29일 이후 이날까지 6개월 넘게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무려 71일이나 먼저 시즌을 끝냈다.

하지만 그는 얼마 전 레이커스의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이런 장시간 휴식이 자신의 트레이닝 스케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르브론은 “난 1년 내내 훈련한다. 물론 시즌 종료 후 잠시 휴식기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훈련은 1년 내내 계속되기에 경기 공백이 길다고 훈련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르브론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단 55경기만을 뛰었다. 하지만 그 직전 시즌엔 정규시즌 82경기와 플레이오프 22경기를 합쳐 총 104경기를 뛰었고 그것은 10년이 훌쩍 넘게 계속된 그의 평균적인 시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평소보다 절반 정도만 뛰었고 이후 6개월 이상 경기에 대한 부담 없이 푹 쉴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랜만에 완전히 재충전하고 나서는 르브론이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레이커스의 프랭크 보겔 신임 감독은 이런 르브론의 장기간 휴식과 재충전에 대해 “우리에겐 최고의 소식이고 다른 팀들에는 악몽의 소식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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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데이비스(왼쪽)와 르브론 제임스. /AFPBBNews=뉴스1
르브론 역시 이번 시즌에 대한 각오가 상당한 것 같다.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는 “난 지금 대단한 동기부여가 된 상태지만 현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드에 있다”면서 “올 여름 내내 난 아주 조용했는데 그 이유는 어머니가 늘 ‘말부터 먼저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4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없이 시즌을 마친 르브론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거의 전 경기를 TV로 지켜봤다고 한다. 그러면서 와신상담 칼을 갈았던 그는 오프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데이비스라는 무시무시한 날개를 달았다.

그것만으로도 한껏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을 텐데 이번 시즌엔 ‘한 지붕 두 가족’ 룸메이트인 LA 클리퍼스가 카와이 레너드-폴 조지 슈퍼스타 콤비를 앞세워 LA의 새로운 패자로 올라서려 하는 큰 도전까지 만났다. 오랜만에 완벽하게 재충전을 마치고 출격하는 ‘킹 제임스’로선 여러 면에서 새로운 의욕을 얻기에 충분하다.

레이커스는 오는 10일과 12일 중국에서 뉴저지 네츠와 2연전으로 시범경기를 치른 뒤 미국에 돌아가 골든스테이트와 연속 3번 맞붙는 것으로 프리시즌 스케줄을 마무리한다. 정규시즌 개막전은 오는 23일 클리퍼스와 맞대결이다. NBA 팬, 특히 레이커스나 클리퍼스 팬이라면 정말 다음 2주가 너무 길게만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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