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재혼의 기술' 임원희 재혼 추진 프로젝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9.10.0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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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화가 생활 접고 강릉에서 사는 남자 경호(임원희). 아끼는 후배이자 영화감독 현수(김강현)가 찾아온다.

강릉 사람들에게 미술 강의하고 카페 운영하며 나름 편하게 사는 경호에게 유일한 낙은 동네 술집 성산포에 매일 눈도장을 찍는 것. 사실 경호는 성산포 주인 성산댁(윤진서)에게 연심을 품고 있다.


하지만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하고 강릉에서 성산포를 운영하며 살고있는 성산댁에게 연심을 품고 있는 남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개중에는 성산댁의 전 남편도 포함됐다. 하필이면 이혼의 아픔을 갖고 있는 경호와 성산댁의 전 남편은 성산포에서 만나 절친한 술동무가 됐기도 했다. 설상가상, 성산댁 전 남편의 여동생인 은정(박해빛나)은 경호를 내심 좋아하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사랑의 화살표. 현수는 경호에게 이 사랑의 화살표를 정리할 수 있는 꾀를 낸다. 그렇게 성산포에 사랑의 소용돌이가 몰아친다.

'재혼의 기술'은 실제로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는 배우 임원희가 주인공이다. 기획부터 임원희를 두고 썼다. 임원희는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로 짠내 나는 돌싱남 생활이 잘 알려진 터. '재혼의 기술'은 그런 임원희의 예능 속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끌고 온다. 조성규 감독은 임원희가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면 어떻게 가능할까를 놓고 이 이야기를 꾸린 것 같다.


먼저 고백할 용기는 없다. 누가 옆에서 부추겨야 한다. 임원희가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고 있다는 설정만 동의하면 된다. 측은해서든, 사람이 착해서든, 남들은 모를 매력이 있어서든, 임원희의 매력에 동의해야 이 소동극에 빠져들 수 있다.

소동극이다. '재혼의 기술'은 다 컸지만 아직 애 같은 남자들이, 다시 사랑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풀어내는 소동극이다. 왁자지껄하지는 않아도 즐길 만하다. 술 먹고, 고민하고, 다시 술 먹고 고민한다. 삶에 대한 고민, 거창한 철학, 그럴듯한 주제 따위는 없다. 주인공들은 그저 사랑을 위해 술 먹고 고민한다.

주사도 없고, 해코지도 없다. 술을 먹어도 착하게 먹고, 술 깨면 부끄러워한다. 임원희 같다. 임원희의 예능 속 이미지와 닮았다. 친한 친구와 만나도 사뭇 수줍어하고, 부러워하고, 착하디착한. '재혼의 기술'은 그래서 임원희 재혼 추진 프로젝트 같다.

영화 속 영화이자 단편인 '이혼의 기술'은 본편보다 웃기다. 극 중 임원희가 이혼하게 된 과정을 담은 단편영화다. 절친한 동생으로 등장하는 현수가 만든 영화다. 술자리 농담 같은 작품이자 '재혼의 기술'의 거울 같은 영화다. 조성규 감독의 진면목은 어쩌면 '이혼의 기술'인 것 같다.

임원희는 '재혼의 기술'에서 임원희로 기능했다. 임원희가 이 영화의 9할이다. 카메오로 '미운 우리 새끼'로 그와 인연을 맺은 이상민이 출연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 이미 방송에도 소개됐지만 이혼한 두 남자가 '재혼의 기술'에 출연하는 것도 웃음의 소재다. 조성규 감독 또한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이혼한지도 21년째"라고 밝혔으니 이혼남들의 로망을 담았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웃기다.

10월 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재혼의 기술'은 강릉의 절경들이 고루 담겼다. 강릉 관광 홍보 영화라 해도 될 만큼, 맛집과 명소들이 잘 소개됐다. 그래도 강릉에서 금전적인 지원은 받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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