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명장' 김태형 "5연속 KS 자부심? 시간 지나면 다 없어져..." [★현장]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19.10.0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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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감독. /사진=뉴스1
5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으며 명장 반열에 우뚝 섰다. 하지만 김태형(52) 두산 감독은 "그런 것(영광)들은 하루하루 지나면 다 없어진다"며 고독함을 이야기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2만4081명 입장)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9회말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SK와 똑같이 88승1무55패를 기록했으나 상대 전적에서 9승 7패로 앞서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창단 후 첫 정규시즌 2연패를 이루면서 2015년 이후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성공했다.


지난 8월 15일 9경기 차까지 뒤져 있던 두산은 KBO 리그 38년 사상 처음으로 최다 경기 차 역전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두산의 정규 시즌 우승(전신 OB 포함)은 1995, 2016, 2018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우승을 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시즌 초반 팀을 구상하면서 중간 투수들도 그렇고, 최주환도 베스트 상태에서 못 들어왔다. 4강에 드는 게 조금 버겁겠다 했는데, 4월과 5월 1, 2점 차 승부를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줬다. 거기서 졌다면 힘들었을 텐데 어려운 경기를 잘 잡으면서 버팀목이 됐다"고 입을 열었다.

2015년 두산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은 한 해도 빠짐없이 팀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려놓았다. 이는 류중일 현 LG 트윈스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 쌓은 5년 연속(2011~2015년) 한국시리즈 진출 기록 이후 역대 2번째 기록이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자부심이 있을까. 김 감독은 "글쎄요"라면서 "자부심이라기보다 감독을 하면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갔는데, 현실적으로 나한테 와 닿고 그런 건 하나도 없다. 나는 그냥 현재 감독일 뿐이다. 경기에 졌을 때 팬들한테 욕을 먹을 때도 있고, 이기면 누가 잘 했고, 컨디션 안 좋으면 스트레스 받고, 이런 생각을 하는 똑같은 감독"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 (몇 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같은 건) 다 없어지는 거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감독이라는 것 외에는 전혀 피부로 와 닿는 게 없다. (개인 기록도) 누가 알아주는가. 현실에서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자부심 같은 건 하루하루 지나면 다 없어지는 것 같다"며 고독함 속 깊은 생각을 드러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한 질문에도 "그런 건 정말 잘 모르겠다"라고 손사래를 친 뒤 "내가 잘 한 건가, 아니면 못한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 사람이 하는 건데…"라고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올해 성적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안 좋았다. 하지만 팀을 위해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시즌 내내 봐왔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공을 돌린 뒤 "한국시리즈 전까지 잘 준비하겠다. 이제 한국시리즈 역시 하늘에 맡기고 열심히 해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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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김태형 두산 감독과 주장 오재원(왼쪽)이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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