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배가본드', 단 2회만으로 시청자를 사로잡다!

/사진=SBS

이 드라마 수상쩍다. 불이 달궈질 시간도 없이 훅, 뜨겁게 달아오르니 말이다. 이게 뭔 소리인가, 하면 1, 2회 시청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 수상쩍은 드라마는 새롭게 시작한 SBS의 금토드라마 '배가본드'를 말한다. 초반 시청률이 높은 게 왜 수상쩍은가, 라고 묻는 분들을 위해 찬찬히 설명하면, 보통 드라마 시청률 패턴과 결이 살짝 다르기 때문이다.


대개 드라마 시청률의 패턴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시청률이 처음엔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오르는 경우, 반면 오히려 처음엔 시청률이 높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점차 떨어지는 경우이다. 전자는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시청률이 상승하는 것, 하지만 후자는 기대감으로 첫 회에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지만 내용이 그에 못 미쳐 2회 때부터 시청률이 확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시청률’을 알고 싶다면 1회가 아니라 2회를 살펴봐야 한다.

그런데 '배가본드'는 첫 회뿐 아니라 2회에도 두 자릿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즉 대부분의 드라마 시청률 패턴과 다르다는 것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을 뭘까? 그것은 바로 드라마 시작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다는 것, 또 하나는 기대감을 충족시키며 첫 회를 본 시청자들을 2회까지 그대로 끌고 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배가본드'는 왜 시작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을까? 우선 남녀 주인공 때문이다. 가수 출신 연기자지만 '연기 잘 한다'라는 평을 받는 이승기, 배수지가 주인공이라는 점, 게다가 두 사람은 과거 MBC 드라마 '구가의 서' 이후 또 다시 남녀 주인공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돼 더 화제가 될 수밖에. 그 다음 이유로는 작가와 PD를 꼽을 수 있다.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등 웰 메이드 히트작을 계속 탄생시킨 유인식 감독과 장영철, 정경순 작가가 오랜만에 다시 뭉쳐서 만든 드라마라는 것이다. 남녀 주인공에, 드라마 감독과 작가의 이름을 보는 순간 '재미있겠다', '보고 싶다'란 기대감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배가본드'. 그래, 여기까지 절반은 성공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나머지 반, 2회부터의 시청률이다. 앞서 말했듯 첫 회에 대한 기대감은 '오직 첫 회'만 만족시키고 바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은 주인공 라인업만 보고 쭉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드라마 스토리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그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시청자 백이면 백, 거의 대부분이 선호하는 배우라 할지라도 드라마 스토리가 허술하면 그 이상 사랑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화보가 아니지 않는가! 주인공 얼굴만 보면서 70분을 견딜 수 없으니까.


그런데 '배가본드'는 2회 역시 첫 회만큼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즉 드라마의 스토리가 시청자의 마음을 확실하게 끌어당겼다는 얘기다. 극중 이승기(차달건 역)는 비행기 사고로 어린 조카를 잃는다. 공식적인 발표는 기체 결함에 의한 추락이지만, 사실은 테러범에 의한 사고였다. 이를 우연히 알게 된 이승기는 앞뒤 상황 따지지 않고 무작정 테러범을 잡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승기와 얽힌 배수지(고해리 역) 역시 테러범의 존재를 찾기 위해 나선다. 첫 회에 이 모든 내용을 스피디하게 전개시킴과 동시에 탄탄한 구성으로 테러범을 잡고, 숨겨진 음모를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까지 시청자에게 던졌다. 그러니 2회를 당연히 볼 수밖에.

요즘 처음부터 10%대의 시청률로 시작하는 드라마는 드물다. 게다가 단 2회만 방송했을 뿐인데, 인물들의 캐릭터와 얽히고설킨 사건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지금까지의 방송은 정말로 초반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여러모로 '배가본드'를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시청률이 과연 어디까지 오르나, 하는 호기심을 안고 말이다.

▫ '배가본드' 마치 드라마 속 인물들과 동거동락하는 것처럼 빠져드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