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 "롤모델은 윤여정·예수정..찹쌀떡 같은 배우 되고파"[★FULL인터뷰]

최현주 기자 / 입력 : 2019.09.30 06:00 / 조회 : 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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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링크매니지먼트


배우 이설(26)은 tvN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극본 노혜영·고내리 연출 민진기, 이하 '악마가')를 통해 다시 한 번 '슈퍼루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설은 '악마가'에서 1등급 영혼을 가진 가수 지망생 김이경 역을 맡았다.


"제가 청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봄이 오면 고향에 내려가서 돌나물을 따 먹어요. 의외로 와인과 정말 조합이 좋아요. 쑥과 냉이를 넣은 된장찌개를 먹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죠."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모습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혜원 역의 김태리를 연상시켰다. 극 중 김태리는 시험에서 낙방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 장작 패고, 모를 심고, 쑥을 캐고, 쓰러진 벼를 세우고 요리하면서 삶의 가치를 회복한다. 영화와는 다르게 이설은 시골을 떠나 무작정 올라온 서울에서 배우라는 꿈을 찾아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신비로운 아우라에 솔직하고 당찬 매력을 가진 이설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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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링크매니지먼트


- '악마가'가 종영했다.


▶작년 한겨울에 처음 촬영을 시작했다. 촬영하면서 사계절을 같이 보내는 건 또 처음이라서 정말 신기했다.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헤어지는 게 아쉬웠지만 잘 끝낸 것에 대해서는 뿌듯하다.

-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얼마나 비슷한지 궁금하다.

▶70프로 정도 닮은 것 같다. 21살에 무작정 서울 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르바이트를 정말 많이 했다. 콜센터, 고깃집,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하루에 두 세 개 일을 하면서 잠도 두 세 시간 밖에 못 잤는데 이경이랑 그런 점들이 닮았다. 또한 어떤 일이 있어도 무던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도 비슷하다.

- 캐릭터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경이 너무 맑고 1등급 영혼이라는 점은 실제 모습과 다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희생하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모습은 조금 달랐다. 그런 행동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 실제 성격은 어떤지 궁금하다.

▶'사내아이'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경상도 사람이다 보니 말이 툭툭 나오기도 하고 소심할 때는 또 소심하다. 호기심이 많다.

-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

▶기타 치고 노래하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1등급 영혼일 때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의식적으로 많이 했다. 영혼이 팔리고 나서는 독하고 못된 느낌이 있어서 표현하려고 악역도 많이 찾아봤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메릴 스트립 연기도 참고했다. 나쁜 형사에서 사이코패스 연기했던 기억도 남아 있어서 그것도 도움이 됐다.

- 보컬 트레이닝을 따로 받았나.

▶보컬 선생님이 한 분 계셨고 손디아 언니에게 노래를 배웠어요. 노래뿐만 아니라 무대 매너, 음악을 할 때 어떻게 해야 감정을 잘 전달할지에 대한 조언도 많이 받았다. 음악팀이랑 관계가 깊었던 것 같다.

- 극 중 싱어송라이터였다. 평소에도 노래를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평소 노래를 듣는 건 좋아했지만 즐겨 부르지는 않았다. 이번을 기회로 좋아하게 된 것 같다.

- 힘든 점은 없었나.

▶음악하고 공연하는 신을 찍을 때는 청심환을 먹었다. 기타 치고 노래하는 게 어색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 있는 것도 어색해서 이겨내는 게 좀 어려웠다.

- 실시간 댓글도 다 확인하는지 궁금하다.

▶물론이다. 댓글도 다 보고 유튜브 영상도 찾아본다. 한 네티즌이 엄청 긴 글을 써준 적이 있다. '악성 댓글도 많지만 마음 깊이 응원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희망 품고 용기를 잃지 말라'고 남긴 댓글이 아직 기억에 남는다. 큰 힘이 됐다. 악성 댓글에 상처를 아예 안 받지는 않지만 크게 연연해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도움이 될 때도 있다.

-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다들 '이런 현장이 처음이다'라고 말할 만큼 현장이 정말 좋았다. 사계절을 함께 지내면서 인상 찌푸리는 사람 한 명도 없고 늘 웃으면서 있었다. 촬영장이 재밌어서 1, 2시간 일찍 갔다. 그 정도로 좋았다.

- 박성웅, 정경호, 이엘 등 대선배와 호흡을 맞춘 소감은.

▶박성웅 선배께 연기로 궁금한 게 하나 있어서 여쭤 봤다. '어떻게 하면 진심으로 늘 할 수 있을까요'를 보냈는데 길게 답장을 주셨다. 그리고 현장을 갔는데 저를 기다리고 계시더라. '문자로만 답을 하기가 싫었다'고 하시면서 1, 2시간을 기다리셨다고 하셨는데 정말 감동받았다.

정경호 선배는 항상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셨다. 연기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릴 때가 있는데 조언을 해주시고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다. 이엘 선배는 루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에 달려가는 신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눈물이 잘 안 났다. 그때 이엘 언니가 앞에서 같이 울어줬다. 상대를 위해서 울어준다는 게 어려운데 그때 정말 감동 받았다.

- 극 중 버스킹 신도 촬영했다.

▶제가 홍대에서 버스킹 촬영할 때 사람들이 많아서 부담됐다. 그래서 장난으로 '끝날 때까지 있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윤경호 선배까지 진짜 네 분 모두 기다려주셨어요. 새벽에 촬영이 끝났는데 2, 3시간을 기다리신 거다. 그때 정말 감동 받았다.

-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

▶'힘들어요' 한 마디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하립(정경호 분)한테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참 대단한 용기였던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는 누구에게 터놓을 수 있고 누가 들어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 '악마가'가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궁금하다.

▶ '악마가'를 통해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정말 제가 원하는 꿈은 무엇이고 이 꿈을 어떻게 더 가깝게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누구나 꿈은 있지 않나. 꿈과 인간관계,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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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링크매니지먼트


- 배우가 원래부터 꿈이었나.

▶아니다. 원래는 막연히 돈을 많이 벌어서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다양하게 경험했다. 당시 고깃집 아르바이트가 재밌어서 고깃집 사장님이 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생활하다 보니 돈도 안 모이더라. 시급이 높은 아르바이트를 검색하다가 피팅 아르바이트를 알게 됐다.

-어떻게 배우가 된 건지 궁금하다.

▶피팅 아르바이트를 하다 우연한 기회에 백예린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기회가 생겼다. 당시 영상 촬영이라는 경험이 너무 신기하고 호기심이 생기더라. 그 길로 바로 연기 입시학원 등록을 했다. 25살에 대학 진학했고 비슷한 시기에 영화 '허스토리' 캐스팅이 됐다. 우연히 배우 꿈을 갖게 됐다.

-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사실 연기한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걱정을 끼치기 싫어 회사원이라고 말했다. '허스토리' 개봉 때 말씀드렸더니 깜짝 놀라셨다. 그래도 많이 좋아해 주셨다.

-여전히 빨리 결혼하고 싶은가.

▶가정을 꾸리고 싶은 생각은 그대로다. 결혼은 꼭 하고 싶다. 같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또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에 대해서 끊임없이 궁금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로망이 있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

▶계속 배우 일을 잘하고 싶다. 오래,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제가 찹쌀떡을 좋아하는데 찹쌀떡이 몽글몽글하지만 속은 꽉 차있듯이 잘 채워져 있고 무엇을 하든 찰떡같이 잘해나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 연기자로 사는 삶, 장단점은 무엇인가.

▶감정이 메말라서 한동안 못 울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울고 있더라. 배우라는 직업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직업이라는 게 좋다. 내가 느끼지 못한 감정을 대신 체험하게 해주는 그런 점이 매력인 것 같다. 대신 늘 불안하다는 것은 단점이다. 기다림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게 어려운 것 같다.

- 롤모델이 있나.

▶예수정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예수정 선생님은 영화 '허스토리' 촬영 때 처음 봤는데 우아함이 걸어오는 줄 알았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지' 생각을 했다. 그런 분위기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또한 윤여정 선생님은 나이가 있으시지만 정말 많은 역할을 하시지 않나. 그런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오랫동안 다채로운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 맡고 싶은 장르가 있나.

▶최근에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 '검블유'를 재밌게 봤다. 로맨스 장르를 해보고 싶다. '멜로가 체질'에서 전여빈 씨가 맡은 이은정 역이 좋았다. '청춘시대'처럼 청춘에 관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 특히 '청춘시대' 한예리가 맡은 윤진명 역할도 좋았다.

-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나.

▶안재홍을 좋아한다. 제가 영화 롱샷에 세스 로건을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을 가진 배우들이 매력적이다. 문소리 선배님도 뵙고 싶다. 최근 '푸른 바다의 전설'을 우연히 다시 봤는데 정말 매력적이게 나와서 반했다. 꼭 한번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예능 출연 욕심은 없나.

▶'신서유기' '강식당' '삼시 세끼'를 재밌게 봤다. 자취한 지 오래돼서 '나 혼자 산다' 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예능 한 번 해보고 싶다.

- 데뷔한 지 3년 차다.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조금 더 진지해지고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 단단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기둥은 없지만 뿌리 정도는 내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무엇보다 사람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 평소에는 무얼 하는지 궁금하다.

▶걷기, 자전거 타기, 여행하기를 좋아한다. 전시보는 것도 좋아하고. 요즘 최고의 취미는 넷플릭스인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촬영이 끝나고 샌프란시스코와 제주도도 다녀왔다. 그러고 보니 6년간 쉬어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한 달을 쉬어본다. 앞으로도 계속 여기저기 다니고 사람들 만나고 다양한 걸 배워보려고 한다. 독도랑 뉴욕을 가고 싶어서 생각 중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친구들이 공원에서 '파이트클럽을' 만들어서 하는 걸 참석했는데 좋아 보였다. 그래서 복싱도 배워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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