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코 "연습벌레 정세운, 음악 욕심 많은 친구"(인터뷰②)[스타메이커]

-인터뷰①에 이어서

프로듀서 타스코 /사진=이동훈 기자

-음악을 만들며 비주얼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며 큰 그림을 생각한다고 했는데, 각 장르별로 작업할 때 특별히 신경 쓰는 지점들이 있나요.

▶일단 아이돌 음악과 비아이돌 음악을 만들 조금 차이가 있어요. 아이돌 음악은 무대, 춤, 뮤직비디오 속 장치들까지 복합적으로 머릿속에 그리며 곡을 써요. 예를 들면 곡 중간에 '빰'하고 터지는 부분이 있다면 '이런 부분에서 폭죽이 안 터지면 썰렁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만들어요. 제가 곡을 쓰며 상상한 대로 무대가 이뤄질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요. 의도와 딱 맞아떨어지는 무대를 볼 때는 쾌감을 느끼죠.

퍼포먼스보다는 아티스트적인 성향이 강한 가수들은 감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곡을 만들어요. 선율이나 감정선에 집중하죠. 예를 들면 최근 같이 작업한 (정)세운이 같은 경우는 아이돌 같으면서도 아티스트 성향도 짙은 친구라 퍼포먼스보다 감정에 집중해요.


 

-함께 작업한 정세운을 아이돌적인 성향과 싱어송라이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아티스트라고 표현했어요. 그렇다면 정세운의 음악은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고 작업을 진행했나요.

▶세운이는 같이 작업하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일단 세운이는 기타를 너무 잘 쳐요. 그래서 피아노도 추가로 가르쳤어요. 습득력도 정말 좋고 음악적 욕심이 강해요. 배움의 갈망이 크다고 할까요. 같이 작업하면서 편했던 케이스예요.

또 세운이는 연습벌레예요. 데모곡을 보내주고 확정이 되서 녹음을 진행할 때, 절대 한 번도 틀리지 않아요. 본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최대한으로 결과물을 뽑으려고 집중해요.

 

세운이는 싱어송라이터라 본인이 쓴 곡도 있지만 회사에서 받는 곡도 있어요. 제가 세운이 곡 중에 'White'라는 곡을 편곡한 적이 있는데, 세션을 맡겨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저는 세운이에게 '네 곡이니까 네가 (기타를) 쳐라'라고 했어요. 저는 세운이와 작업할 때 기타는 웬만하면 세운이가 직접 연주하도록 만들어요.

프로듀서 타스코 /사진=이동훈 기자

-효린, 정은지처럼 그룹 활동을 하다 솔로로 나선 가수들과도 작업을 많이 했어요.

▶저는 그룹 활동을 하다 솔로로 나서는 아티스트들은 팀 색깔과 확실히 구분되는 지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솔로 가수로서의 또 다른 느낌을 줄 필요가 있어요.

효린씨와 'Falling'이라는 곡을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요. 효린씨 같은 경우는 뛰어난 보컬리스트예요. 저는 효린씨를 보면 알리샤 키스 같은 팝 느낌의 곡이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씨스타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빈티지하고 어반(urban)한 느낌이 나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정은지씨는 솔로로서 에이핑크와 정말 상반된 음악을 보여왔어요. tvN '응답하라 1997' OST인 '우리 사랑 이대로'를 편곡하며 처음 곡 작업을 했는데 어쿠스틱한 음악과 참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노래도 참 잘하고 함께 작업하며 참 편하고 즐거웠어요.

-기존의 색깔을 갖고 있던 아이돌 그룹에게서도 새로운 느낌을 이끌어내는 시도도 엿보여요. 카라의 '맘마미아'나 비투비의 '넌 감동이야' 같은 곡들은 각 팀들이 활동한 곡과 느낌이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들이 있어요.

▶비투비의 경우 '넌 감동이야'가 타이틀곡이 될 줄은 몰랐어요. 당시 곡을 보내며 뻔한 아이돌 댄스 음악보다는 크로스 오버 느낌으로 새로운 음악을 써보고 싶었어요. 차별성을 두고 싶어서 펑키하게 곡을 하나를 써서 큐브(소속사)에 보냈죠. 앞서 비투비가 해온 음악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타이틀곡으로 선정돼서 저도 의외였어요.

-인터뷰③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