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구까지 OK" 자청한 차우찬의 헌신, 짜릿한 승리로 보답받다 [★현장]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9.22 19:08 / 조회 :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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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잠실 두산전에 역투를 펼치는 LG 차우찬. /사진=LG트윈스
"바꾸려고 했는데 본인이 120개까지 괜찮다고 하더라."

LG 트윈스 좌완 에이스 차우찬(32)의 헌신이 짜릿한 팀 승리로 돌아왔다. 개인 승리는 아쉽게 놓쳤지만 LG는 두산과 포스트시즌 분위기 물씬 풍기는 접전 끝에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차우찬은 22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 8회 2사까지 120구를 던졌다. 7⅔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역투를 펼쳤다. 3-2로 앞선 9회말 동점이 되면서 승리투수는 물 건너 갔지만 팀 투수진 정신적 지주로서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최근 10경기 7승 2패 평균자책점 2.62다.

차우찬은 7회까지 이미 104구를 던졌다. 8회초 LG가 1점을 보태 3-0으로 리드하면서 차우찬이 무리해서 나올 이유는 없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8회에 들어가면서 투수를 바꾸려고 했었다. (차)우찬이가 자기가 힘이 남아 있다면서 120개까지 괜찮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펜 소모가 커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이닝을 책임지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차우찬은 1사 후 페르난데스에게 중전안타, 오재일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잠시 흔들렸다. 이날 첫 실점을 했다. 3-1로 쫓겼다. 하지만 차우찬은 김재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아내며 임무를 완수했다. 2사 2루서 진해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여기서부터 두산의 저력에 고전했다. 진해수는 최주환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2사 1, 3루에 몰리자 LG는 고우석을 바로 투입했다.

류중일 감독은 "원래 계획대로 됐다면 차우찬 다음에 바로 고우석으로 갈 생각이었다. 헌데 투구수도 120개까지 갔고 아웃카운트도 1개가 남았다. 진해수가 막아주기를 바랐다"며 고우석은 9회에 올릴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고우석은 추가 실점을 1점으로 막아 불을 껐다.

고우석은 3-2로 앞선 9회말 블론세이브를 범하고 말았다. 제구력이 평소보다 흔들렸다. 3-3 동점이 되면서 차우찬의 승리가 무산됐다. 차우찬은 14승을 아쉽게 놓쳤다. 커리어하이가 13승이기 때문에 나름 큰 의미가 있었다. 올해 블론세이브가 단 3개에 불과했던 고우석이 주춤한 것이다.

하지만 차우찬의 책임감은 결국 팀의 승리로 보답을 받았다. LG는 마운드가 흔들리자 방망이로 해결하는 강팀 다운 면모를 이날 발휘했다. 3-3으로 맞선 10회초, 외국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페게로는 승기를 확실히 가져오는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이 승리를 놓친 점은 아깝지만 오늘 경기 주인공은 페게로"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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